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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보건소-드럼, 약국-건반, 치과-전기기타 등장한 사연

  • 이정환
  • 2017-08-10 12:02:13
  • '강북보건소-의약4단체' 갑을·직역갈등 뛰어넘고 음악으로 하나

나사밴드 멤버들이 북서울 꿈의 숲 야외공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종서 한의사(베이스), 장성광 의사(보컬), 이인영 보건소장(드럼), 윤성호 치과의사(리듬기타), 어수정 약사(건반), 손찬형 치과의사(보컬), 안기영 한의사(리드기타), 이관우 치과의사(드럼), 조수흠 약사(건반), 최귀옥 강북구약사회장(매니저)
"예상보다 진지하죠? 멤버 모두 실용음악학원 단체등록해서 틈틈히 강습 후 맹연습중이에요. 나사밴드는 갑을도 직역갈등도 없어요. 음악을 연주하며 호흡하는 동등한 멤버죠. 강북구보건소장과 의약4단체 나사밴드가 오늘은 진료실·약국 내 주사·약이 아닌 음악으로 힐링을 선사하겠습니다."

강북구 주민들의 지역보건의료를 책임지는 보건소장과 약사·의사·한의사·치과의사 9명이 갑을관계, 직역갈등을 뛰어넘어 음악으로 뭉쳤다.

올해 두 돌을 맞은 강북구보건소-의약4단체 연합 '나사밴드'는 결성 첫해 송년 처녀공연 이후 강북구 생명존중 콘서트, 강북구약사회 연수교육 초청공연, 북서울 꿈의 숲 야외공연까지 소화하며 급속 성장중이다.

멤버 대다수가 강북구 약사회나 의사회, 한의사회, 치과의사회 회장·임원직을 역임했던 '보건의약계 베테랑'들이지만 밴드로 치자면 이들은 시작단계에 놓인 '비기너'다.

멤버 평균연령도 빠른 속도에 맞춰 각 악기 파트를 합주하기 만만치 않을 만큼 관록이 붙은 50대 초중반. 하지만 이들의 열정과 호기심, 연습량 만큼은 혈기왕성한 틴에이져 스쿨밴드 못지 않아 보인다.

서로 비슷하지만 또 다른 일을 하고있는 보건의약인들의 의미있는 동행에 데일리팜도 동참했다.

북한산 등산로, 하얗게 뿌리를 드러내 등산객 발걸음에 훼손되는 소나무를 안쓰러워하던 강북구 의약4단체 보건의약인들은 구청, 보건소와 함께 2011년 '나무사랑 모임'을 만든다.

월 1회 등산길에 눈에 띄는 나무 뿌리에 촉촉한 흙을 덮어주고 돌덩이로 보호펜스를 쳐주며 친목을 다진 보건의약인들은 2015년 7월 또 한번의 비상을 꿈꾼다.

보건소장-보건의약인으로 구성된 합주 밴드를 결성해 지역주민들에게 진료실·약국 밖에서 또 다른 즐거움을 전달하자는 뜻이 모여 하나가 된 것. 밴드명은 '나무사랑 모임'을 축약한 '나사밴드'다.

선봉에는 이인영 강북구보건소장이 섰다. 가녀린 체구의 여의사 출신 이 소장이 선택한 파트는 파워풀한 드럼. 이 소장은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작은북을 쳤던 일을 드럼을 처음 만난 날로 회상할 만큼 나사밴드 결성전까지는 스틱 한 번 제대로 잡을 기회가 없었던 드럼초보였다.

하지만 이 소장은 결성이 구체화되자마자 실용음악학원을 끊고 합주를 위한 드럼 비트를 본격적으로 온 몸에 익히기 시작했다.

보건소장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의약인들도 자연스레 합류했다.

특히 학부시절 선후배로 이미 대학 스쿨밴드 경험이 있는 안기영 한의사와 윤종서 한의사가 각각 리드기타와 베이스기타를 맡으면서 밴드의 외연을 갖춰나갔다.

어수정 약사와 조수흠 약사는 멜로디 파트의 전자건반(키보드), 윤성호 치과의사가 리듬기타, 서브 드럼에 이관우 치과의사, 보컬에 장성광 의사와 손찬형 치과의사가 합류하면서 총 9명의 보건의약 연합 나사밴드 결성이 성사됐다.

최귀옥 회장은 나무사랑 모임과 함께 나사밴드 공연 어레인지 등 수 년째 기여중이다.
도봉·강북구약사회 최귀옥 회장도 직역갈등 없이 친목을 다지며 화합하는 나사밴드에 존경을 표하며 매니저 역할을 하며 밴드에 기여중이다.

의원과 약국 운영중 매달 합주일정을 맞추고 공연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게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밴드원들은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합주 도중 밴드원 간 눈을 맞추며 연주가 완성될 때 느끼는 전율은 해보지 않으면 알지 못할 만큼 짜릿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인영 보건소장은 결성 3개월만에 드럼을 익히고 첫 공연에 나설 만큼 적극적이다. 이 소장이 중심축이 되지 안았다면 의약4단체가 밴드로 하나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귀띔한다. 보건소 공무와 의약단체 소통에 이어 드럼연주까지 소화하는 소장의 열정에 의약인들도 나사밴드가 삶의 비타민이 되고 있었다.

나사밴드 결성은 보건소와 의약4단체에도 적잖은 변화를 야기했다.

강북구보건소 연습실엔 이 소장의 드럼셋트가 새로 들어왔고 어 약사의 약국에는 전자건반이, 안 원장과 윤 원장의 한의원에도 전자기타와 베이스기타가 한 켠에 자리잡았다. 업무시간을 틈틈히 쪼개 부족한 악기 연습량을 채우기 위해서다.

어 약사는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운 이후 밴드를 하면서 처음 건반을 시작했다. 공연을 앞두고는 1주일 마다 합주를 하기 때문에 매일매일 맹연습을 하지 않으면 쉽지 않다"며 "약국 조제시간 외 수시로 키보드를 연주하며 밴드에 기여하는 것, 이게 요즘 나의 즐거움"이라고 말한다.

이인영 보건소장이 강북구약 연수교육 공연장 내 자신의 드럼세트에서 몸을 풀고 있다. 핑?빛으로 염색한 헤어스타일이 인상적이다.
조 약사도 "우리나라 어떤 곳도 보건소장과 의약인들이 이렇게 가깝게 지내며 호흡하는 사례가 없다"며 "나사밴드는 나의 자랑이자 강북구의 자랑이다. 최근 강북구약 연수교육 공연을 마치고 나서는 많은 피드백을 받았다. 약사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 같아 기쁘다"고 전했다.

이 소장은 "나사밴드 안에는 갑을도 직역갈등도 없다. 보건소장-의약인의 관계가 아닌 동등한 밴드멤버로서 합주를 하고 만나서도 음악 이야기 외적 문제는 거의 다루지 않는다"며 "개인적으로 밴드를 통해 보건의료 각 직역군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보니 약사,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생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은 장점"이라고 했다.

학부시절 밴드 경력이 있는 안 원장과 윤 원장도 "사실 처음에는 나사밴드가 정말 오래 갈 수 있을까 의심했다. 우리는 경험이 있고 악기를 꾸준히 만져왔지만 다른 멤버들은 밴드를 위해 악기를 처음배우는 상황이었다"며 "우려와 달리 모든 멤버가 놀라우리만치 높은 열정을 보이며 참여한다"고 전했다.

드럼 파트 이 원장과 리듬 기타 윤 원장은 "친구들은 다들 취미밴드를 은퇴한다는데 나는 이제 시작이다. 버킷리스트 한 개를 실현했다"며 "뒤 늦은 열정이지만 나사밴드에 임하는 자세는 진지하다. 합주곡을 선곡할 때부터 설레이고 즐겁다"고 했다.

보건의약4개단체 연합 밴드의 강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보컬 담당 장성광 원장과 손찬형 원장은 "존재 자체가 희소하고 값지다. 어떤 지역이 나사밴드 같은 동행을 할 수 있겠나. 나무사랑 모임, 연합 밴드에 이어 엄홍길 대장과 히말라야 네팔에 의료봉사도 매해 함께한다"며 "보건의약 직역갈등은 나사밴드 사전엔 없다. 오히려 각자 직무에 대한 상호이해도가 높아지고 배려도 생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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