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바나나빵'이 말해주는 한국과 일본 OTC 차이
- 정혜진
- 2017-10-12 0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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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시장 분석한 이현민·남태환·여혜운 약사가 바라본 일본 OTC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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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펴본 결과 일본 제품들은 조금, 다릅니다. 그 작은 차이를 소비자들은 얼마만큼 다르게 느낄까요.
제품 분석 과정에서 이현민·남태환·여혜운 약사와 모연화 약사가 나눈 대화 일부를 가져왔습니다.
(모) 일본 제품이라 해서 처음 봤을 때부터 차이점이 크게 느껴졌나?
(이) 처음 한국에서 성분표와 함량만을 보고 비교할 때는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제품과 일본 제품에 큰 차이가 없다고 느꼈다.
그러나 왠지 일부 제품은 국내 제약사에서 실제로 유통을 했다가 잘 팔리지 않았거나, 혹은 비슷한 류의 제품을 유통하고 있지만 나조차 약국에서 취급하지 않고 있었다. 비슷한 제품인데, 일본에서 성공하고 한국사람들이 구매하는 제품이 왜 한국시장에는 먹히지 않을까.
(여) 자세히 뜯어보며 차이점을 알게 됐다. 일본 제품들은 뭘 하나 더 넣거나, 뭐가 더 좋거나, 용기가 기존 제품보다 편리하거나…아무튼, 다른 제품들과 차별화되는 장점이 하나 이상씩 있다. 인후스프레이 '피니시코와'를 보면 용기를 특허받아 나선형을 그리며 직선으로 멀리까지 분사된다. 용기가 다르다. 그 장점을 소구한다.

(이) 라벨만 다른 같은 제품이 우루루 나와 다같이 흐지부지되는 국내 OTC 환경과는 다르다. 다양성이 확보돼있고, 소비자들은 그 중 자기에게 맞는 제품을 고를 수 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 제품마다 전용 홈페이지가 100% 다 갖춰져있다는 점이다. 홈페이지에서 제품 정보를 자세히 알 수 있다. 제품 특장점부터 성분과 효능효과를 고객이 직접 찾아볼 수 있다.
홈페이지 구성도 우리와 사뭇 다르다. 우리도 몇개 대표 OTC는 자체 홈페이지를 운영하지만, 성분의 장점을 보여주고 그 아래 제품 특징이 나오지 않나. 앞선 연재에서 예로 든 '젠야쿠공업 알로파놀(아로빠노루)'을 봐도 그렇다. '스트레스를 억제한다'는 제품 특징을 보여주고 그 다음으로 억간산의 효능·효과를 보여준다. 원료 효능부터 시작하는 우리 제품홍보 방식과 사뭇 다르다.
단지 순서의 차이겠지만, 소비자는 '이거 나한테 필요하다'고 생각한 후 제품 성분을 보게 된다. 고객에게 더 어필하는 방법이지 않나.
(모) "제품 장점과 성분 효능효과, 어느 것을 먼저 보여주느냐의 차이가 약사들에겐 크게 다가왔다."
(남) 회사 입장에선 제품을 더 많이 판매하려는 노력이고, 소비자 입장에선 소비자편의를 한번 더 생각한 결과다. 종이 한장 차이지만 결론적으로 일본 소비자들은 더 편리하게 의약품을 복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고객 중심 의약품 디자인, 고객을 배려해 한 발 더 나아간 제품들이 많다는 거다.
(여) 일본은 회사가 다르면 제품이 다르다. 회사마다 특색이 있고 그 특성이 무기가 되어 계속해서 전문적인 제품들이 나온다. (이) 그렇다. 일본의 제품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일본 제품 품질이 우리보다 조금 더 좋기도 하지만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 작은 차이가 크게 다가오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고객을 잊고 있던 사이, 고객은 스스로 필요한 것을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모) 제품 개발사가 '고객을 생각한다'는 걸 구체적으로 얘기한다면?
(여) 고객을 생각한다는 말은 추상적이다. 나는 '고객 편의를 생각한다'는 건 정확한 타게팅에서 출발한다고 본다. 물론 인구 1억명의 큰 시장이라 가능한 점도 있겠지만, 일본은 거의 모든 제품을 기획 단계부터 아주 철저하고 샤프하게 소비자 타겟을 정한다. 의약품도 예외는 아니다. 타겟이 분명하기에 제품이 팔릴 수 밖에 없다. 필요로 하는 고객이 다른 제품과 비교해보고 자기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한다. 소비자가 먼저 제품을 찾아오는 거다.

소비자를 위한 한약제제 안내 단행본이 서점에 있고, 관심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사서 본다. 만화 캐릭터로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놓았다.
(이) 우리가 배울 점은 무엇일까. 여러가지 있겠지만 나는 제약사와 약사,약국의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가장 강하게 받았다. 우리나라 제품 개발사는 약국을 통해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는 과정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이 과정이 없으니 회사는 막연하고 비슷비슷한 제품을 내놓고, 자본을 투자해 출시한 신제품인데도 대부분 소비자 반응은 시큰둥하다. 소비자가 외면하니 약국도 추천할 제품이 없고…제약사와 약국이 함께 어려워지는거다. '소비자가 원하는 걸 함께 찾자. 약국과 더 많이 소통하자.' 가장 하고 싶은 말이다.
(모) 나는 반대로, 50여가지 제품을 뜯어보며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주요 성분, 효능, 효과 모두 우리나라 제품보다 특별히 뛰어나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마케팅 단계에서 우리와 달라진다.
도쿄 가면 몇개씩 사오는 '도쿄 바나나빵'이 있다. 관광객이 10박스씩 사간다. 그런데 10박스나 사 갈 정도로 맛있나? 맛 자체보다는 사고싶고 먹고싶게 만든 모양과 향, 색깔, 선물하기 딱 좋은 예쁘고 깔끔한 포장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나.

우리가 소비자로서 '이걸 왜 샀지' 고민하면 답이 나온다. 마케팅과 포장에서 우리와 일본 OTC는 큰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으면 좋겠다.
(이) 그 부분에 동의한다. 그렇다면 우리도 '포장과 연출, 제품 설명'에 세심하게 신경쓴다면, 우리 제약사와 약국들이 한번만 더 생각하고 조금만 더 고민하면 일본처럼 매력적인 OTC를 생산할 수 있다고 본다.
(남) 이렇게 되면 우리 고객들이 굳이 일본에서 일본어로 쓰여진 비싼 의약품을 사오지 않을 것이다. 약국도 낯선 일본제품을 문의하는 환자를 마주하고 곤혹스러워하는 경우가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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