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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드벡 구한 '미스터 슐츠'의 전략, 테바에도 통할까?

  • 안경진
  • 2017-11-29 06:14:56
  • 카레 슐츠 CEO, 부임 2개월만에 대대적인 구조조정 단행…진통 예고

수장이 바뀐 테바가 대대적인 변혁을 꾀하고 있다. 9월부터 테바 파마슈티컬 인더스트리스의 최고경영자(CEO)로 합류한 카레 슐츠(Kare Schultz)가 사업효율화 차원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다고 밝히면서 업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27일(현지시각) 미국의 의약전문지 피어스파마(FiercePharma)에 따르면, 테바의 카레 슐츠 CEO가 사업조직 변화시기를 당초 예정보다 앞당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북미와 유럽 지역을 비롯한 성장시장(growth market)에서 제네릭 사업부와 스페셜티 의약품 사업부를 통합한다는 계획. 각 사업부의 연구개발(R&D) 조직도 포함이다.

그간 제네릭 사업부를 이끌어 왔던 롭 코레만스(Rob Koremans) 사장과 디판카 바타샤르지(Dipankar Bhattacharjee) 사장, 마이클 헤이든(Michael Hayden) 최고전략책임자(CSO)는 구조조정의 첫 번째 희생양이 됐다.

후임으론 엘러간 출신의 하프룬 프리드릭스도티어(Hafrun Fridriksdottir)가 R&D 부서의 전무(EVP)로 임명될 전망이다. 임시직이었던 사노피 출신의 마이크 맥클란(Mike McClellan)은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정식 임명됐으며, 북미지역과 유럽 지역 총괄사장직에는 각각 리차드 다니엘(Richard Daniell)과 지안프란코 나찌(Gianfranco Nazzi)가 올랐다.

물론 변화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회사 측은 이스라엘에서 20~25%의 인력을 감원하고, 미국에서도 수천개 직종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구체적인 계획은 12월 중순경 공개한다고 알려졌다.

증권가 분위기는 썩 좋지 못하다. RBC 캐피탈마켓의 랜달 스타니키(Randall Stanicky) 애널리스트는 "테바가 1월 초 컨퍼런스나 4분기 경영실적이 발표되는 내년 2월말경 구조조정 계획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며, "예상보다 빠른 결정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웰스파고의 데이비드 마리스(David Maris) 애널리스트는 "확인가능한 정보가 제한된 가운데 신임 CEO가 양 손에 도끼를 들고 회사손질에 나선 점은 실망스럽다"며, "이러한 접근방식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미칠 영향에 관해 심각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세계 1위 제네릭회사, 무리한 인수합병에 발목

이스라엘계 제네릭 전문기업 테바의 위기는 제약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테바는 연매출 24조원(2016년 기준 219억 300만 달러)이 넘는 명실공히 제네릭 1위 회사였다.

제네릭 중심으로 규모가 작았던 이스라엘 의약품시장의 한계를 넘어 25년 새 400배 성장률을 기록했고, 전 세계 제네릭 시장의 18%와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25% 점유율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은 테바를 성장시킨 주요 요인으로 거론된다.

지난 1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했던 테바의 주가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테바의 M&A 전략은 회사를 어마어마한 빚더미에 안게 만들었다. 해외 애널리스들은 테바가 기울기 시작한 결정적인 원인을 지난해 8월 엘러간의 제네릭사업부였던 액타비스(Actavis generics)를 405억 달러에 인수한 데서 찾는다.

베네수엘라의 정치경제적 상황이 악화되면서 통화가치가 떨어져 수천억원대 손실을 입었던 테바는 액타비스 인수에 투입된 405억 달러 중 80% 이상을 빚으로 떠안았다. 설상가상 테바의 효자품목이던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코팍손(글라티라머아세테이트)'은 특허상실 위기에 놓인 상태다.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제네릭 약가 인하정책을 펼친 것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6년 당시 액타비스 인수를 결정했던 에레즈 비고드만(Erez Vigodman) CEO는 결국 올해 초 자리에서 물러났다.

룬드벡 출신 카레 슐츠 CEO에 드리워지는 무게감

전임자가 물러난 뒤 새로운 수장을 찾아가는 과정도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던 듯 하다. 2월 비고드먼 대표가 사임한 이후 테바의 CEO 자리는 무려 7개월간이나 공석이었다.

카레 슐츠 CEO(출처: 테바 홈페이지)
그동안 아이작 피터버그(Yitzhak Peterburg) 회장이 임시 CEO를 맡았는데, 6월 말에는 에이얼 데쉬(Eyal Desheh) CFO마저 사임했다. 7월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파스칼 소리오트 CEO가 테바의 인재발굴 추천위원회와 만나 거액의 연봉을 제안받았다는 소식이 보도되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헤프닝도 겪었다.

룬드벡 출신인 카레 슐츠의 내정 소식이 공표된 건 그로부터 2개월이 경과한 9월 11일이었다(현지시각). 슐츠는 헬스케어 업계에서 30여 년간 몸담아 온 베테랑이다. 2015년 5월부터 덴마크계 제약사인 룬드벡의 CEO 겸 회장직을 겸하면서 비용절감과 신약개발 등 혁신적인 변화를 이끈 인물로 평가된다.

룬드벡에 부임하기 전에는 노보노디스크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제품유통과 기획, 고객서비스 등 주요 부서의 책임자로 재직했다. 무엇보다 파격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효율성을 꾀하는 점이 주특기로 알려졌다는 점에서 내부조직의 변화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바다.

내정 사실이 보도됐던 당시 슐츠는 "테바가 글로벌 시장에 광범위하게 진출해 있음에도 고품질의 신약들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왔고, 혁신적인 노사문화를 갖췄다는 점에서 다른 회사들과 차별화된다"며, "제네릭 의약품 외에도 희귀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해결책을 보유한 회사"라고 강조했다.

테바의 재기 여부에 글로벌 제약업계 '촉각'

테바는 구조조정 전문가를 신임 CEO로 선출한 뒤부터 쉼없는 변화를 감행하고 있다.

연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7000개의 일자리를 없애거나 전체 인원의 12%를 줄이겠다고 밝힌 가운데 9월 들어 자궁 내 삽입형 피임기구인 파라가드(Paragard)를 11억 달러에 쿠퍼서지칼(CooperSurgical)에 매각했고, 여성건강사업부에서 보유 중이던 피임제, 임신촉진제 등 주요 파이프라인도 7억 300만 달러에 팔았다.

막대한 대출금 상환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노력 덕분일까. 일년 내내 곤두박칠 치던 테바의 주가도 지난달부터 소폭이나마 오름세로 돌아섰다. 다만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세제 등 여러 가지 혜택을 받아온 터라 인력감축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도 예상된다.

테바의 현금흐름 변화(출처: 테바의 3분기 경영실적 발표자료)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엘리 코헨(Eli Cohen) 경제부 장관은 성명서를 통해 "테바는 수년간 국가로부터 누려온 세금혜택을 국민들에게 돌려줄 의무가 있다. 테바의 해외투자 실패로 인한 피해가 이스라엘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선 안될 일"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필요 시 현재의 인력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테바는 이스라엘 최대 고용주 중 하나로서 2016년 기준 이스라엘 직원 6863명을 고용하고 있다.

룬드벡의 구원투수로 떠올랐던 슐츠 대표의 저력이 테바에서도 한번 더 발휘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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