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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거점도매에 독점권 부여"…결국 약국 피해

  • 정혜진
  • 2018-01-11 12:14:59

현장 | 환자, 고가 항암제 접근성이 떨어진다 [하]

도매 "의약품 유통경로 축소는 결국 마진 문제"

고가의약품, 특히 항암제에 대한 약국과 환자 접근성이 떨어지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업계는 '결국 유통마진'이라고 말한다.

잴코리는 그나마 20개 이상 도매업체가 유통하지만, 최근 유통되는 고가 항암제의 경우 제약사가 지역 거점도매 형식으로 유통하거나, 한두 도매업체에 독점 유통권을 주어서 나머지 도매업체들이 도도매로 의약품을 유통하게 만드는 것이다.

한 도매업계 관계자는 "길리어드, 애브비 등 최근 이런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새로 나오는 고가항암제들은 대부분 독점유통 계약을 맺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독점유통권을 주면 유통권을 받는 도매업체에 평균보다 낮은 마진을 주면서 계약을 맺을 수 있다. 그럼 제안받은 도매는 낮은 마진을 독점권으로 상쇄한다는 생각에 계약을 맺는 것"이라며 "마진이 워낙 작으니, 도도매업체들도 약을 원활하게 유통할 수 없다. 결국 '아쉬운 업체만 받아가라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제약사와 도매업계 간 저마진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도매업계가 마진 인하 투쟁을 심심치 않게 벌여왔다.

유통마진을 줄여 영업이익을 더 많이 확보하려는 제약사는 도매업계의 집단 반발에 부딪혀 목적을 이루지 못하는 경험을 하며 '독점유통권'을 내세운 각개전투를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도매업체에서 약국 주문에 맞춰 배송 포장된 의약품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한 도매업체 관계자는 "독점유통권을 주면 기존에 8%를 줘야 하는 유통마진을 한두 업체에 5%만 주면서 유통할 수 있게 된다"며 "편법 아닌 편법으로 제약사는 마진 축소 효과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매업계가 '마진 때문에 취급을 못하게 되면 결국 약국이 불편해질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당시 도매업계의 마진 수호 투쟁에 관심을 가진 약국은 거의 없다시피했다.

관계자는 "마진이 적어 취급을 포기한 도매들이 늘어나면서 약국 불편이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국민건강이라는 대의명분 이전에 손해보면서 장사할 도매나 약국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치열한 경쟁, 열악한 유통 환경이 결국 의약품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의 해결 방안은 없을까. 유통환경 개선을 위해 제약사의 태도 변화 외의 대안은 무엇일까.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소포장을 늘리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관계자는 "최근 고가약 비중이 늘어나면서 많은 약국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항암제는 문전약국 취급 비율이 높지만, C형 간염치료제는 로컬약국에서도 처방이 심심치 않게 나오니, 약국들이 큰 부담을 느낀다. 유통에서도 크고작은 애로사항들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대부분 의약품이 30정 포장이지 않나. 이걸 10정 포장단위도 생산해준다면 약국이 느끼는 불편과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소포장을 더 늘려 생산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 도매업체 관계자는 "고가의약품에 한정해서라도 의약품 공급과 유통에 수반되는 리스크를 보완해줄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며 "약국과 도매가 부담해야 하는 카드수수료, 낮은 유통마진 등을 보완해줄 만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고가약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시장논리에만 맡겨둔다면 이러한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며 "약이 공급, 유통되는 현장 목소리에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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