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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분담제 4년,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서야"

  • 최은택
  • 2018-01-17 06:14:59
  • 재평가 시 경제성평가 적용기준 등 개선요구 봇물

서동철 교수
종합 | 고가신약 위험분담제 개선 국회토론회

위험분담제도는 포지티브시스템 도입이후 급여율이 현격히 떨어진 고가 항암제와 희귀질환치료제의 환자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 비상구였다.

환자단체, 전문가, 제약, 정부도 이견없이 공감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위험분담제도는 제도도입 논의 당시부터 적용약제 범위 등을 놓고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부터는 제도도입 4년째를 맞아 첫 위험분담계약 재평가 약제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런 요구가 사후관리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서동철 중앙대약대 교수는 16일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 대한종양내과학회, 대한항암요법연구회 등이 공동주최한 '고가신약 위험분담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현 제도 운영상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강진형 항암요법연구회장은 서동철 교수가 지적한 문제점을 중심으로 의제별 패널토론을 이끌었다. 위험분담제 형평성 논란, 등재기간지연 논란, 재평가 과정에서 대체가능약제 범위와 경제성평가 자료제출 논란 등이 주축이었다.

◆위험분담제는 차별적인가=서동철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위험분담제가 암·희귀질환에 국한 돼 다른 질환자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소수질환자에게 보험재정이 과도하게 지출돼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봉석 대한종양내과학회 교수는 "국민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리는 시대다. 가족 중 한 명은 암환자가 있다. 이 정도면 국민적 질환으로 보는 게 합당하다. 형평성을 이야기할 게재는 못된다"고 했다.

이종혁 호서대 제약공학과 교수는 "위험분담제 적용약제의 90%가 환급형이다. 표시가격과 달리 제약사가 상당금액을 보험자에게 환급하기 때문에 재정부담이 크다는 건 현 상황에서는 맞지 않다"고 했다. 과도한 재정지출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반론이었다.

이은영 환자단체연합회 이사는 "환자단체는 위험분담제도에 대해 기본적으로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우려도 갖고 있다. 가령 위험분담 적용대상은 대체약제가 없고 생명에 치명적인 약제에 국한되는데 암이나 희귀질환만 해당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앞으로 암이나 희귀질환 뿐 아니라 다제내성결핵신약 등 다른 질환으로 범위를 확대해 환자 접근성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성호 글로벌의약산업협회 전무는 "위험분담제도는 차선의 대안이다. 4년간 사회적 공감대를 토대로 운영돼 왔는데 여전히 문이 좁다. 4살된 아이가 여전히 가난 아이 옷을 입고 있는 꼴"이라며 "최근 의약품 개발 글로벌 트랜드가 바뀌어서 생물학적제제가 만성질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C형간염치료제 사례도 있는 데 이런 약제에 위험분담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 응용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했다.

◆위험분담약제 등재기간 너무 길다?=서동철 교수는 위험분담제가 환자 접근성 향상에는 도움을 줬지만 등재기간은 여전히 줄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봉석 교수도 공감했다. 그는 "포지티브제 도입 이후 항암신약 75개가 허가돼 이중 지난해 12월까지 46개가 등재됐다. 등재율은 61%로 OECD 평균에 근접한다"고 했다. 그러나 "2007~2017년 신약 평균 급여등재기간은 800일이 넘는다. 위험분담제가 적용된 약제는 평균 990여일로 비적용 약제 760여일보다 오히려 더 길다. 등재기간 단축방안 모색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강진형 항암요법연구회장은 "지하철도 급행이 있고, KTX는 주요 거점역 위주로 운영된다. 위험분담제도도 이런 방법을 적용해서 일부 절차를 건너 뛰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서동철 교수는 "성과기반 위험분담제가 활성화되면 등재기간이 단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곽명섭 과장은 "우리 보험제도는 신청주의로 돼 있다. 제약사가 허가를 받은 뒤 급여 신청까지 유보하는 기간도 있는데, 우리는 급여 신청이 접수된 단계부터 기간을 다져야 한다는 관점이다. 핵심은 가격과 협상유형을 결정하는 건 제약사다. 제약사가 주된 선택권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등재지연 문제를 보험당국만이 져야 하는가는 의문"이라고 했다.

김성호 전무는 "급여신청은 예측 가능성과 관련있다. 비급여 판정이 뻔한 상황에서 제약사가 무턱대고 급여절차를 밟는 건 의미가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허가 때부터 기간을 산입해도 무리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특히 "경제성평가가 가장 큰 허들이다. 이 부분을 개선하면 등재기간을 훨씬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선등재후평가, 안전판 마련 선행돼야 하나=이은영 이사는 등재기간 논란에 대한 패널토론에서 "등재기간을 줄이는 건 이미 한계가 있다고 본다. 환자단체는 대안으로 신속등재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사회적 논의를 통해 제도도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김봉석 교수도 "선등재 후평가 찬성한다. 도입해 달라고 요청하고 싶다. 방식은 근거생산조건부 위험분담이 타당하다. 현재 아피니토에 대한 국내 전체 치료데이터를 수집해 분석중이다. 효과가 없으면 퇴출하는 게 맞다"고 했다.

김성호 전무는 "임상적 유용성은 제한된 환자에게 시행된 임상결과와 리얼월드 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안전성는 전제돼 있는 것이다. 위험분담제도 하이브리드로 갈 수 있다. 선등재후평가 제도를 도입해 재정기반으로 계약한 뒤 나중에 비용효과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리펀드를 다시하거나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수 있다. 우려가 있다고 못간다고만 할게 아니라 용기를 내야 한다"고 했다.

곽명섭 과장은 "평가결과에 대해 제약사가 수용할 지, 수용하지 않았을 때 기존 환자에 대한 보호장치는 어떻게 할지 등 고민이 적지 않다. 이런 부분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신속등재를 도입하기 어렵다. 안전판이 만들어진 이후에 검토돼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곽명섭 과장
◆재평가 시 경제성평가는 필수적인가=서동철 교수는 재평가와 관련해 재계약 실패시 비급여 가능성과 대체가능약제와 경평결과를 제출해야 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이종혁 교수는 "재평가 과정의 불확실성을 해결해야 하는 데 경제성평가가 가장 큰 문제다. 계약기간 중 급여범위를 확대할 때마다 경제성평가를 하고 협상도 해야 한다. 가격도 낮춘다. 이런 게 환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이은영 이사는 "대체약제가 없는 경우 경제성평가 없이 계약을 갱신하고 대체약제가 있으면서 경제성도 없으면 계약을 해지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단 이 과정에서 해당약제가 비급여 되는 건 막아야 한다"고 했다.

서동철 교수는 "계약 후 3년이 지나서 경제성평가를 하려면 대체약제도 바뀌고 가중평균가도 바뀌어 있다. 경제성평가를 요구하려면 등재시점 기준을 적용하던지, 아니면 효과가 있으면 성과기반으로 접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위험분담약제에만 경제성평가를 두 번 요구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했다.

김성호 전무는 "사후관리가 불확실하면 제약사는 망설일 수 밖에 없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지금은 신약 등재 후 후발약제가 나오는 데까지 평균 1.2년 밖에 걸리지 않는다. 4년 뒤에 계약 파기가 불가피한데 선택 가능하겠나. 특허기간까지는 존속시키는 걸 고려해 봐야 한다"고 했다.

곽명섭 과장은 "재평가 때 기준시점에 대해 제약사, 심사평가원, 복지부가 모두 관점이 다른 것 같다. 이 부분은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앞으로 이를 보완할 부분이 있을 것이고 추가로 제약사에 요구할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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