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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PIA 벤쇼산 회장, FTA 재협상 변수로 작용할까?

  • 안경진
  • 2018-02-02 06:14:57
  • 글로벌혁신신약약가제도·독립적인 검토기구 등 쟁점

아비 벤쇼산 신임회장
한국MSD 아비 벤쇼산(Avi BenShoshan) 대표가 지난달 24일 총회에서 KRPIA(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제 13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한국인 사장이 유력하다던 예상과 달리 외국인 회장이 선임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개정협상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FTA 개정협상 시점에서 의약품 분야 성과를 내는 데 힘을 실어주기 위해 벤쇼산 회장을 적극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불거지고 있다.

그 배경은 KRPIA 유력후보로 떠올랐던 오동욱 화이자 대표를 제치고, 아비 벤쇼산 대표가 추대된 것과 관련이 깊다.

KRPIA는 2011년 내국인 최초로 회장직에 올랐던 이동수 화이자 대표를 시작으로 GSK 김진호 회장, 얀센 김옥연 사장에 이르기까지 7년 여간 한국인 수장을 고수해 왔다. 협회 내부적으도 글로벌 혁신신약 약가제도 등 정부와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한 만큼 한국인 사장이 선임돼 대관 임무에 주력하는 편이 낫다는 데 무게가 실렸던 것으로 확인된다.

그런데 24일 정기총회에서 벤쇼산 대표가 최종 선임되자 협회 내부적으로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마침 MSD가 미국계 회사인 데다 벤쇼산 대표가 KRPIA 회장직을 수락하기 전 본사로부터 긍정적인 의견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FTA 개정협상과의 연관성에 대한 의혹을 키운다.

다국적 제약사의 한 임원은 "다국적사 한국법인 대표가 KRPIA 회장직을 수락하려면 본사 승인이 필수"라며, "회장에게 부여되는 임무가 많기 때문에 본사에서 적극적인 지원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의견을 전했다.

한미 FTA 개정협상 중 의약품 분야에서 글로벌 혁신신약의 약가정책에 초점이 맞춰지리란 예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피어올랐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해 8월 한미 FTA 1차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서 의약산업과 관련 ▲미국의 글로벌 혁신신약이 가격을 제대로 우대 받을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할 것 ▲의약품 ‘독립적 검토 절차’를 실효화할 것 등을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진 것.

거슬러 올라가면 2016년 오린 해치(Orrin Hatch) 미국 상원 재무위원장이 주미 한국대사에게 전달한 서안과도 일맥상통한다. 오린 해치 위원장은 "한미 FTA가 대체로 성공적인 합의였다고 평가되지만 한국 정부가 의약품 등의 가격을 결정할 때 혁신신약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결정 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다"며, "한국이 약가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제약사들을 위한 독립적인 검토기구를 운영해야 한다는 조항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보건복지부 맹호영(서울약대) 통상협력담당관은 "의약품 분야의 경우 특별히 개정할 사항은 없지만, 글로벌 혁신신약 약가우대정책에 관한 형평성 부분이 지적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 "벤쇼산 회장이 FTA 개정협상 과정에서 독립적 약가 검토기구를 마련하는 등의 가시적 성과를 이끌어 내는 데 주력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는 건 그런 연유다. 만약 FTA 개정협상이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국내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를 대변하는 KRPIA 회장으로도, 미국계 제약사 대표로서도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아비 회장이 회무를 시작한 뒤 KRPIA는 FTA 의약품 개정협상에 많은 시간을 할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팜 취재 결과 KRPIA는 한미 FTA 의약품 협상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현재 의약품 분야 개정협상이 진행 중이며, 미국 대사관 등에서 자문을 구해오면 회원사들의 의견을 취합해 전달하고 있다는 것. 다만 신임대표 선임 배경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KRPIA 관계자는 "아비 벤쇼산 신임회장이 미국계 회사인 MSD 대표인 건 맞지만 FTA 협상에 관한 협회 입장이 종전과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며, "의사소통의 채널이 활성화 되는 정도일 뿐 개정협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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