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선협상국 지정요구?...한미 시민단체 강력 반발
- 이혜경
- 2018-03-12 17: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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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제약협회 국제인권법 등 위반...환자권리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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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제약협회(PhRMA)가 USTR에 한국을 우선협상대상국(Foreign Priority Country) 지정을 요청한 것과 관련, 한미 시민사회단체가 반발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진보네트워크센터, 지식연구소 공방, Knowledge Ecology Internaitonal을 비롯한 한국과 미국의 16개 시민사회단체는 12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츠너 미무역대표부(USTR)에 공개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미국제약협회는 지난 달 8일 한국의 약가 정책이 한미 FTA를 위반했다며 한국을 우선협상대상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USTR에 제출했다.
한국의 건강보험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약물경제성 평가와 건강보험공단의 약가 협상을 포함된 것과 관련, 미국제약협회는 "한국 약가정책이 특허 의약품의 가치를 적절히 인정하지 않았다"며 "무역관련지적재산권협정(TRIPS 협정)과 한미 FTA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는 "우선협상대상국은 지재권을 빌미로 USTR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역 보복 조치"라며 "다국적 제약사들은 한국의 약가 정책을 무력화하기 위해 한미 FTA 재협상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공개서한에서 미국제약협회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제약사들의 주장이 지재권에 관한 국제조약(TRIPS 협정) 위반이며, 국제인권법에 따른 국가의 인권보호 의무에도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미 FTA 재협상에서 한미 양국의 시민사회단체가 협상단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미국제약협회, 한미 FTA 개정협상을 한국 약가정책 공격 기회로 삼아 특허법원 판결까지 FTA 위반이라고 주장 김영란법도 문제삼아 1. 배경 미국제약협회(PhRMA)는 2018년 2월 8일 미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스페셜 301조 의견서에서 한국을 우선협상대상국(PFC: Priority Foreign Country)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스페셜 301조* 하에서 USTR이 지정하는 국가에는 3가지 유형(우선협상대상국(PFC), 우선감시대상국(PWL: Priority Watch List), 감시대상국(WL: Watch List))이 있는데, '우선협상대상국'은 가장 강력한 제재 대상이다. '우선협상대상국'으로 지정되면 USTR은 해당 국가에 대한 조사를 30일 이내에 개시해야 하고,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면 보복조치를 단행한다. * 스페셜 301조는 미국이 외국의 지재권 제도를 문제삼아 무역 보복 조치를 가능하게 하는 미국 우선주의, 미국 일방주의의 대표적 사례로, 미국이 1988년 종합통상법(Omnibus Trade and Tariff Act of 1988)을 제정하면서 1984년 통상법에서 적용하던 지적재산권 보호를 이유로 한 통상압력의 내용을 크게 강화한 조문(19 USC §2242 등)을 말한다. 자세한 내용은 ‘스페셜 301조 보고서에 관한 법률적 검토’ 참조(2004년에 쓴 글이라 변경된 사항이 있을 수 있음). 2. 미국제약협회 스페셜 301조 의견서의 내용 미국제약협회는 의견서에서 한국의 약가정책이 한미 FTA를 위반했으며, 미국 제약사의 권리를 짓밟았다고 비난했다(보고서 51면). 한미 FTA 위반 주장은 크게 4가지다. (1) 약가 결정과 특허의약품의 가치 인정. 한국 정부의 약가 정책(건강보험 약제비 적정화 방안 등)은 한미 FTA 제5.2조 나호 1목 “특허 의약품 또는 의료기기의 가치를 자국이 제공하는 급여액에 있어 적절히 인정”해야 하는 의무(Party shall: (i) appropriately recognize the value of the patented pharmaceutical product or medical device in the amount of reimbursement it provides)를 위반했다. 한국 정부는 혁신적 의약품의 약제 상한금액을 산정할 때 기등재 품목의 가격과 가난한 나라의 약가를 참조하는데, 이는 특허 의약품의 가치를 적절히 인정하도록 한 한미 FTA 의무에 위반되고, 무역관련지적재산권협정(TRIPS)에도 위반된다. (2) 의약품 특허보호기간 연장과 특허법원 판결. 한미 FTA는 의약품의 허가 절차에서 발생한 지연을 보상하기 위한 특허권 보호기간 연장을 의무화하고 있다(제18.8조 제6항 나호). 하지만, 최근 한국 특허법원은 존속기간이 연장된 특허권의 보호범위를 축소하여 별도의 품목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네릭 의약품에는 특허권이 미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2017년 6월에 선고한 3건의 판결, 2016허8636, 2016허8918, 2016나1929 판결). 이 판결에 따르면, 가령 염(salt) 변경 의약품으로 기존 의약품과 별도의 품목 허가를 받아야 하는 개량신약에 대해서는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이는 특허 연장이 이미 등록된 특허권의 “모든 배타적 권리”에 부여되도록 요구하는 한미 FTA 제18.8조 제6항 나호 위반이다. 따라서 한미 FTA 개정협상(공동위원회의 특별회기)에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보고서 56면). (3) 허가 -특허 연계. 한국은 한미 FTA의 허가 -특허 연계 의무를 위반했다. 미국제약협회가 문제삼는 내용은 3가지로, ① 허가 -특허 연계가 적용되는 ‘의약품 특허 목록’을 식약처가 재량으로 판단하여 등재하지 않기도 하고 삭제하기도 하는 것, ② 제네릭 의약품의 판매 금지 기간 9개월이 한미 FTA 제18.9조 제5항 나호에 따른 적절한 기간인지 불명확하다는 점, ③ 판매 금지를 모든 제네릭을 상대로 신청해야만 판매금지가 가능하도록 한 점. (4) 독립적 검토기구. 건강보험 약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경제성 평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 간의 가격 협상 절차를 통해 결정되는데, 한국 정부는 한미 FTA 제5.3조 제5항 마호 및 제5장 부속서한에 따른 독립적 검토절차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경제성 평가에만 적용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약가 협상 결과에는 적용하지 않고 있다. 이는 독립적 검토절차를 만든 한미 FTA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 그래서 모든 보험약제, 특히 특허의약품의 약가 협상에 대해서도 독립적 검토절차를 적용해야 한다. 이외에도 미국제약협회는 한국 정부의 약가 정책 변경이 한미 FTA 투명성 의무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심지어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으로 인해 비즈니스 환경이 불투명하다며 문제삼고 있다. 3. 평가 미국제약협회가 우선협상대상국 지정을 요청한 국가는 한국과 캐나다, 말레이시아 등 3개국이다. 트럼프의 말레이시아 수상간 회담 직후 미국산 의약품에 대한 강제실시를 발동한 말레이시아를 제외하면, 캐나다는 NAFTA 재협상, 한국은 한미 FTA 재협상이 빌미가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약가 정책은 미국제약협회(PhRMA)가 매년 반복해오던 상투적인 불평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우선협상대상국 지정 요청은 한미 FTA 재협상을 미국제약사들이 민원해결창구로 활용할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그 동안 미국제약협회가 한국을 우선협상대상국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또한, 트럼프의 ‘미치광이 전략’, 공격적 보호무역주의를 고려할 때 트럼프가 한국을 우선협상대상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실제로 지정하지 않더라도 USTR의 비정기점검(Out -of -cycle Review) 절차와 한미 FTA 재협상을 적극 활용하여 한국의 공중보건 정책을 미국 제약사에게 유리하게 변경하라고 강력히 요구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약가 정책이 미국과의 통상 문제로 비화되는 이유는 건강권 보장이란 헌법상 국가의 의무를 FTA 대상이 되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한미 FTA 협정문 제5장(의약품), 제18장(지적재산권)에는 주권국가의 자율적 정책으로 정할 사안들을 직접 겨냥한 조항들이 많고, 이번에 미국제약협회가 한미 FTA 위반 문제를 들고 나오게 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약가 정책과 관련된 사항을 한미 FTA에서 제외하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제약협회(PhRMA) 스페셜 301조 보고서 내용과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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