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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 혈압약 선택기준…"24시간 지속적인 감소효과"

  • 안경진
  • 2018-05-23 06:30:40
  • SPRINT 발표 이후 전세계 진료지침 변화 추세…고혈압 환자 '조기 병합요법' 화두

19일 런천심포지엄에서 발표 중인 손일석 교수
고령화 시대를 맞아 고혈압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혈압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가 공개한 2018 고혈압 팩트시트(fact sheet)에 따르면 고혈압 유병인구는 이미 2016년에 1100만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1998년부터 2007년까지 빠르게 향상하던 고혈압 관리지표는 최근 10년새 정체기로 접어들었다. 본인이 고혈압인 것을 아는 비중을 의미하는 고혈압 인지율은 2016년 기준 65%로 2007년과 동일했으며, 고혈압 치료 후 정상혈압을 유지하는 비중인 조절률은 44%로 2007년(41%)보다 3% 상승하는 데 그쳤다.

베타차단제(BB)부터 이뇨제(DU), 칼슘채널차단제(CCB)와 안지오텐신차단제(ARB)에 이르기까지 선택 가능한 약물이 늘어남에 따라 어떤 약물로, 어느 수준까지 혈압을 낮춰야 할지 진료현장의 고민도 깊어져 간다.

19일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런천심포지엄 강연을 맡은 손일석 경희의대 교수는 "국내 고혈압 조절율이 여전히 50%를 밑돌면서 이상적인 혈압약 선택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24시간 지속적인 혈압강하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부작용이 적고, 장기적으로 심혈관질환 예방 및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는 혈압약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혈압 낮추면 심혈관계 사망 감소"…조기 병합요법 필요성 대두

고혈압은 심혈관질환 등 합병증 발생률과 그에 따른 사망률을 증가시킨다. 2002년 란셋(Lancet 2002;360:1903-13)에 실린 논문에서는 수축기혈압이 20mmHg, 이완기혈압이 10mmHg씩 증가할 때마다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2배 증가한다고 경고했다. 역으로 혈압을 20/10mmHg씩 낮추면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에 의한 사망률이 감소한다는 근거연구도 다수 확보된 상태다.

2015년에는 심혈관계 고위험군 9361명을 3.26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수축기혈압을 120mmHg까지 낮춘 환자들의 심혈관사건 발생률과 사망률이 140mmHg까지 낮춘 환자들보다 유의하게 감소됐다는 SPRINT 결과(NEJM 2015;373:2103-16)가 발표되면서 학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2018년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의 고혈압 분류기준
지난해 말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심장학회(ACC)가 고혈압 진단기준을 '140/90㎜Hg→130/80㎜Hg으로 낮춘다는 다소 파격적인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도 이러한 추세와 관련이 깊다.

이번 학회 기간 중 첫 선을 보인 2018년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도 조기부터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권고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고혈압 진단기준을 바꾸진 않았지만, 수축기혈압 120~129mmHg 또는 이완기 혈압 80mmHg 미만을 '주의혈압'으로 명명하면서 혈압관리의 중요성을 어필하고 있다. 손 교수는 "의료진이 없는 방에서 환자 혼자 자동혈압계로 혈압을 측정하게 한 측정방식(AOBP) 등은 논란의 소지가 있으나 SPRINT가 진료현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50세 이상 고혈압 환자에서는 적극적 혈압조절이 예후 개선에 도움이 된다"며 "새롭게 마련된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도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이나 심혈관질환,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 알부민뇨를 동반한 만성신질환자의 고혈압 치료목표를 130/80mmHg으로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상적인 혈압약…"혈압강하 효과·안전성 넘어 장기손상 예방도 기대"

혈압을 '어디까지' 낮출 것인지 만큼 중요한 고민은 '어떻게' 낮출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고혈압 조절률이 정체기로 접어들면서 2008년 이후 진료현장에서는 2가지 이상의 고혈압 치료제가 처방되는 비중이 늘어났다.

2018 고혈압 팩트시트(fact sheet)에 따르면 2002년 고혈압 치료자의 57%가 한가지 종류의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했지만, 2016년에는 약 60%가 2가지 이상의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다. 전체 치료자 중 1제요법은 40.3%에 불과하고 42.1%가 2제요법, 17.7%가 3제요법을 적용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고혈압 약물의 단독요법 구성도 달라졌다. ARB 사용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CCB 사용량을 넘어선 것이다. 가장 빈도높게 처방되는 고혈압 치료제 조합은 ARB와 CCB 2제요법으로 전체 치료자의 53.9%를 차지했다. 이 같은 패러다임 전환에 따라, 국내에도 지난해 급여출시된 다케다와 동아에스티의 '이달비(아질사르탄 메독소밀 칼륨)'까지 총 9개 성분의 ARB 신약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새로운 지침은 개별 환자의 특성에 따른 목표혈압을 다르게 제시했다.
이달비는 24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올메사르탄과 발사르탄 대비 우월한 혈압강하 효과를 입증했다는 임상연구를 내세운 채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개발과정에서 칸데살탄의 화학구조를 변경한 덕분에 AT1 수용체와 더욱 강력하게 결합하고 억제효과가 장시간 지속돼 24시간 혈압조절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졌다.

손 교수는 "혈압변동성은 고혈압 환자의 합병증 발생 위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개념이다. 최근 출시된 ARB 신약 이달비의 경우 아침혈압 상승(morning surge)이나 야간혈압 조절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있어 인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김동수 인제의대 교수는 "24시간 지속적인 혈압강하 효과가 유지되는 점은 혈압약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다. 궁극적으로 심혈관질환과 장기손상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며 "올해 안에 유럽과 일본 고혈압 가이드라인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혈압관리의 혜택을 입증할 수 있는 고유의 데이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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