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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개발 항체 바이오시밀러 7호 출격...시장 전망은

  • 천승현
  • 2018-06-29 06:30:00
  • LG화학, 첫 바이오시밀러 유셉트 발매..."주사편의성 등으로 경쟁력"
  • 램시마 제외 기존 발매 바이오시밀러 고전..경쟁제품 영업력 강화 등 시장 환경 변수

LG화학의 첫 바이오시밀러 ‘유셉트’가 국내 시장에 출격한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 중 7호 제품이며 TNF-알파 억제제로는 4번째로 출격한다. LG화학 측은 주사 편의성과 경제적인 가격으로 시장 안착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반면 후발주자라는 불리한 여건과 램시마를 제외한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부진, 유사 제품의 영업력 강화 등 만만치 않은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유셉트(성분명 에타너셉트)의 국내 판매를 본격 시작한다.

유셉트는 화이자의 자가면역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다. LG화학은 지난 2010년 임상시험에 착수한 이후 7년만인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시판허가를 받았다.

유셉트는 국내업체가 시장에 내놓은 7호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기록된다. 지난 2012년 셀트리온의 램시마를 시작으로 국내 항체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열렸고, 셀트리온의 '허쥬마'와 '트룩시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에톨로체', '레마로체', '삼페넷' 등 6종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시장에 진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허가받은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는 특허 문제 등의 이유로 아직 발매되지 않았다.

유셉트는 TNF-알파 억제제 중 램시마, 에톨로체, 레마로체 등에 이어 출격하는 4번째 바이오시밀러다. TNF-알파 억제제는 종양괴사 인자(TNF-α)가 발현되는 것을 억제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휴미라, 엔브렐, 레미케이드 등이 TNF-알파 억제제로 분류된다.

LG화학 측은 대규모 임상시험으로 입증된 약효와 안전성 데이터, 주사편의성 개선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LG화학은 국내와 일본에서 370여명의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52주 장기 임상을 진행, 오리지널 대비 동등성을 입증했다.

환자가 직접 자가주사(환자 스스로 주사) 하는 제품 특성상 손이 불편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투여할 수 있도록 오토인젝터(Autoinjector) 타입으로 주사기를 디자인 했다는 점도 유셉트의 특징이다. 기존 오토인젝터 제품의 주사 방식을 개선해 주사버튼을 누르는 과정 없이 주사 부위에 제품을 대고 살짝 힘만 주면 자동으로 투여되는 방식으로 주사편의성을 높였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데이터 확보와 주사편의성 향상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셉트가 빠른 속도로 시장에 안착하기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램시마를 제외하고 기존에 시장에 진입한 바이오시밀러 제품들도 고전을 면치 못할 정도로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다.

의약품 조사 기관 아이큐비아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TNF-알파 억제제 중 애브비의 ‘휴미라’가 195억원의 매출로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얀센의 ‘레미케이드’(195억원)와 ‘심퍼니’(105억원)가 분기 매출 1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바이오시밀러 제품 중 램시마가 65억원의 매출로 선전하는 양상이다. 엔브렐은 바이오시밀러 등장으로 인한 약가인하 여파로 큰 폭의 매출 하락을 겪은 이후 주춤하는 모습이다.

분기별 TNF알파억제제 제품 매출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아이큐비아)
유셉트는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지만 TNF-알파 억제제 약물들의 적응증이 류마티스관절염, 건선 등 중복되는 경우가 많아 TNF-알파 억제제 제품 모두 경쟁 약물로 꼽힌다.

램시마가 지난 2012년 말 발매 이후 누적 매출 627억원을 기록하며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과는 달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좀처럼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2015년 12월 판매된 ‘에톨로체’와 2016년 7월 출시된 레마로체는 2개 제품 누적 매출이 20억원에도 못 미친다.

업계에서는 TNF-알파 억제제와 같은 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고가의 약물은 합성의약품의 제네릭보다는 시장 진입 장벽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의료진이 오랫동안 사용해 신뢰도가 구축된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사용 경험이 많지 않은 바이오시밀러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최근 바이오시밀러 판매 제휴 업체를 MSD에서 유한양행으로 변경한 것도 LG화학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소식이다. 유한양행은 국내제약사 중 가장 효과적인 영업을 하는 업체로 정평이 나 있다.

유한양행의 영업력은 최근 다국적제약사의 도입신약 판매 성과에서 검증됐다. 유한양행은 지난 몇 년간 베링거인겔하임, 길리어드 등의 신약을 판매하면서 외형을 확대했다. 특히 베링거인겔하임의 고혈압복합제 ‘트윈스타’와 당뇨약 ‘트라젠타’, 길리어드의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의 성공적인 안착을 이끌었다

다만 TNF-알파 억제제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새로운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시장 안착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아이큐비아의 자료를 보면 TNF-알파 억제제 시장 규모는 올해 1분기 461억원으로 5년 전인 2013년 231억원에 비해 2배 가량 확대됐다. 램시마의 발매 이후 시장이 빠른 속도로 팽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바이오시밀러의 발매로 레미케이드와 엔브렐의 보험약가가 30% 가량 인하된 것을 고려하면 시장 성장률은 더욱 높다는 의미다.

분기별 TNF알파 억제제 시장 규모 추이(단위: 백만원
LG화학의 저가 전략이 시장 조기 안착에 어떤 영향을 발휘할지도 관전포인트다. 유셉트의 보험약가는 오리지널 의약품이나 경쟁 바이오시밀러 제품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50mg/1ml 용량 기준 유셉트의 보험상한가 10만9000원은 오리지널 엔브렐(14만8267원)의 73.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유셉트보다 먼저 발매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에톨로체(14만188원)와 비교하면 22.2% 저렴하다. 유셉트는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등재 이전의 약가 21만3484원의 80% 수준까지 보험상한가가 책정될 수 있지만 이보다 낮은 51.1% 수준으로 약가를 낮췄다.

램시마, 에톨로체, 레마로체 등 시장에 먼저 진입한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등재 당시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약가 격차가 5% 가량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가격 전략이다. 후발주자 입장에서 빠른 시장 안착을 위해 저가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제품도 제네릭과 마찬가지로 약효로 승부를 볼 수 없는 시장이다. 결국 영업력과 가격 경쟁력이 시장 성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TNF알파억제제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 보험상한가 비교(단위: 원, 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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