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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르탄 조치 적절했나…식약처 업무보고 관전포인트

  • 천승현
  • 2018-07-26 06:30:50
  • 국회서 집중 추궁 예상...판매중지 적절성·정보보고 체계 허점 등 공방 전망

오늘(26일) 국회에서 열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에서는 불순물 함유 우려 발사르탄 원료의약품 파동에 대해 집중적인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초 판매중지 조치부터 회수, 안전성 검사 등 후속조치가 적절했는지를 두고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식약처간의 열띤 공방이 불가피해 보인다.

식약처 직원들도 사실상 ‘발사르탄 국정감사’를 대비해 분주하게 예상 질의와 답변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무보고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질 발사르탄 파동 관련 주요 쟁점을 짚어봤다.

▲판매중지 조치의 적절성=식약처가 최초 내린 판매중지 조치에 대한 적절성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은 지난 5일(현지시각) 제지앙화하이로부터 발사르탄 원료에 NDMA가 검출됐다는 사실을 보고받고 22개국에서 해당 원료를 사용한 완제의약품의 회수작업에 들어갔다. 식약처는 지난 7일 낮 12시께 제지앙화하이 원료를 사용한다고 등록된 219개 품목에 대한 판매중지조치가 내려졌다. 식약처는 이틀 동안 현지실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115개 품목만 판매를 중지했다.

이 조치를 두고 최초 발표 당시와 이틀 뒤에 판매중지 제품 수가 번복되면서 의료계와 환자들의 혼선을 가중시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식약처가 판매를 중지한 제품은 지난 2015년 1월부터 제지앙화하이 제조 발사르탄 원료를 한번이라도 사용한 완제의약품이다. 생산 시기에 따라 제지앙화하이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도 판매가 중지된 셈이다. 더욱 면밀한 조사를 거쳐 제지앙화하이 원료를 사용한 제품에 대해서만 판매를 중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미국에서는 우리나라보다 1주일 가량 늦은 지난 14일 자진회수가 시작됐는데, 제조단위별로 구분해 제지앙화하이 원료를 사용한 제품에 대해서만 회수가 진행됐다.

테바가 공개한 회수대상 품목의 일부
▲판매중지 제품의 회수 여부=식약처는 현재 제지앙화하이 원료를 사용한 제품에 대해 제약사들에 자진 회수를 유도하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 8일 제약사들에 '회수 요청'을 공문을 보내 "제지앙화하이의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을 사용해 제조된 것으로 확인된 완제의약품에 대해 회수토록 요청하니 신속히 회수될 수 있도록 조치해 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현재까지는 제지앙화하이 원료 사용 완제의약품의 유해성이 밝혀지지 않아 강제 회수 대상은 아니다. 식약처는 “국민들의 불안 해소를 위해 제약사들의 자발적인 회수를 요청했을 뿐 강제회수는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제약사들은 체감상 강제회수 수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제약업계에서는 식약처의 판매중지 제품 회수 의지가 강하다면 강제 회수명령을 내리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도 내비친다.

식약처는 지난 9일 제지앙화하이 제조 발사르탄 원료를 사용한 제품에 대해 회수를 요청하는 공물을 해당 업체에 발송했다.
▲식약처 유해성 보고 체계 허점 없었나=식약처의 의약품 유해 정보 보고 시스템이 잘 작동하는지도 점검 대상이다. 식약처는 문제의 발사르탄 의약품의 불순물 오염 정보를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접수하지 않았다. 유럽에서의 회수 사실을 파악한 이후 국내에서의 해당 원료의 사용 여부를 살펴본 뒤 판매중지를 결정했다.

식약처는 유럽 회수 정보를 입수한 이후 국내 수입업체에 문의해 제지앙화하이가 작성한 유해성 보고서를 접수했다. 이와 관련 식약처는 국내 수입업체들이 제지앙화하이의 발사르탄 유해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도 보고하지 않았는지를 의심하고 있다.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지난 18일 국내 원료의약품 업체 7곳에 수사관을 대거 투입해 현장조사를 시행했다. 조사단은 식약처의 판매중지 조치 이전에 이들 수입업체들이 발사르탄 원료의 유해성을 인지하고도 보고하지 않았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만약 국내 수입업체들이 유해성 정보를 파악하고도 식약처에 보고하지 않았다면 처벌이 불가피하게 된다. 이는 즉 식약처의 유해성 정보 접수 시스템에 허점이 노출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인도 원료의약품 업체 헤테로가 거래처에 보낸 서신을 통해 발사르탄 원료가 NDMA에 오염될 가능성을 알렸다. 국내에 헤테로 제조 발사르탄 수입실적이 없어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식약처가 이 정보를 공식 경로를 통해 접수했을지는 의문이다. 식약처는 아직 인도산 원료에 대해 아무런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

▲NDMA 발사르탄 정말 위험한가=아직 식약처는 국내에 수입된 제지앙화하이 제조 발사르탄 원료가 어느 정도 위험한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식약처는 국내 업체들을 방문해 원료의약품을 수거했고 지난 19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어 발사르탄의 NDMA 검출 시험법을 결정했다. 식약처는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을 시험한 뒤 유해성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언제쯤 시험 결과가 발표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과연 과거 중금속 낙지나 살충제 계란과 마찬가지로 평생 어느 정도 문제의 고혈압약을 먹으면 안전한지 명쾌한 결론이 나올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다른 원료는 안전할까=업계에서는 제지앙화하이 제조 발사르탄 원료 이외에 다른 업체가 제조하는 발사르탄 또는 유사 약물의 원료에서도 문제가 드러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제지앙화하이가 작성한 발사르탄 관련 보고서를 보면 NDMA는 발사르탄은 제조과정에서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생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발사르탄 제조과정에서 주요 중간체인 '비페닐테트라졸'을 제조하는데, 비페닐테트라졸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디메틸포름아미드라는 용매를 사용해야 하고 테트라졸 형성 이후 아질산을 사용해 급랭시키는 과정에서 NDMA가 생성됐다.

제지앙화하이는 칸데사르탄, 이베사르탄, 로사르탄, 올메사르탄 등 중간체로 테트라졸을 제조하는 다른 ARB 계열 약물의 원료에서도 발사르탄과 같은 환경의 제조공정을 사용할 경우 NDMA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제지앙화하이는 자체 조사 결과 발사르탄 제조공정에서 NDMA가 생성된 경위를 담은 보고서를 주요 거래처에 발송했다.
이론적으로 다른 고혈압치료제 원료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노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식약처는 지난 15일 국내 원료의약품 제조업체 13곳을 대상으로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의 안전성 검사 결과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식약처는 조만간 이들 업체의 원료의약품을 직접 수거해 유해성 검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발사르탄 이외 성분에 대한 유해성 점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5일 국내 원료의약품 업체들을 대상으로 발사르탄 안전성 검사 결과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
▲제2의 발사르탄 파동 대책 있나=이번에 문제가 된 유해물질 NDMA는 발사르탄 원료에서 규격기준이 없는 유해물질이다. 애초부터 원료의약품의 사전 점검 과정에서 NDMA의 생성 여부를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발사르탄 원료에서 NDMA의 검출 여부를 점검하는 공인된 시험법도 없다는 얘기다.

전 세계적으로 규격기준이 제시되지 않은 유해물질을 사전에 차단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충분히 다른 의약품 제조 과정에서도 예상치 못한 화학반응으로 예고되지 않은 유해물질 발생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 식약처가 제2의 발사르탄 파동을 예방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도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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