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CRO-국내제약 동반성장해야 제약강국"
- 김민건
- 2019-02-28 06: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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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이영작 글로벌파마서비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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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장에 한 원로가 참고인으로 섰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몇분이었다. 짧은 얼마간의 시간 동안 "토종 CRO를 육성해야 제약강국이 될 수 있다"고 외쳤다.
그는 한국 임상시험 연구자 1세대인 이영작(77) LSK글로벌파마서비스(LSK Global PS) 대표였다. 2014년 설립된 한국임상CRO협회 1대·2대 회장을 맡았으며 세계 3대 권위 인명 사전인 마르퀴즈 후즈후에 등재됐다. 2018년에는 통계학 분야에 헌신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알버트 넬슨 평생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다른 면에서 2000년 LSK를 설립한 뒤 19년째 운영해오고 있는 경영자이기도 하다. LSK는 암과 심혈관계, 내분비계 등 풀서비스(Full Service) 임상시험수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규모면으로는 국내 CRO 기업 중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여든을 바라보는 원로는 무엇이 아쉬워 국정감사에 나섰을까.

▶국정감사에서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참고인으로 섰을 때 어떤 마음이었나.
우리나라는 글로벌 기준에 부합할 정도의 높은 수준을 갖춘 임상시험 선진국임에도 국내사들의 해외 임상이 늘고 있다. 2013년(44건)부터 2014년(48건), 2015년(64건), 2017년(85건)에서 작년에는 100건이 넘었다.
미국에 비해 신속한 임상 진행이 가능하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강점이 있지만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하는 것이다. 평균 해외 임상을 진행 시 1000만달러 이상이 소요된다고 볼 때 작년에만 1조원 이상이 나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토종 CRO에 수탁한 임상은 1년에 10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약 30개 토종 CRO가 시장을 나눠 갖는 열악한 상황이다. 결국 토종 CRO가 줄줄이 도산하면 가장 큰 희생자는 국내 제약사가 돼 제약강국으로 가는 꿈은 요원해질 것이다.
아울러 임상시험은 노하우가 필요하다. CMO, 비임상시험기관, 센트럴랩(Central Lab), CRO 모두 제약산업의 중요한 인프라라고 할 수 있지만 시설 투자가 요구되지 않는 건 CRO가 유일하다. 전문 기술과 경험 등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소프트 서비스(soft services)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LSK 경우에만 100건 이상의 글로벌 임상시험과 900건 이상의 국내 임상을 진행해 원천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제약사는 임상 주체로서 수행 노하우를 갖추고 있음에도 운영 효율성을 위해 CRO와 협업하고 있다. 이때 CRO는 제약사에서 업무를 위탁받아 대행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한국의 임상 역사는 짧다. 2004년에서야 현대적 의미의 임상을 시작해 최근에야 활성화됐다. 아직 국내에서 임상 노하우는 제약사보다 CRO가 많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국내 CRO는 심각한 상황인가.
최근 상당히 오래 견뎌온 토종 CRO 한 곳이 또 폐업했다. 개인적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현재 한국임상CRO협회에 등록된 업체를 포함해 약 30곳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가격 기준으로만 CRO를 선정하는 시장 상황이 더해지면서 토종 CRO가 살아남기는 더 어려워졌다. 제약회사가 무조건 가격이 저렴한 곳에 용역을 주다 보니 제대로 성장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있다.
작년에 백석역에서 온수관 파열이 발생한 사건은 6일 전 모니터링을 했다고 하는데 사고가 났다. 모니터링이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는 말이다. 임상도 마찬가지다. 고품질 임상은 임상시험계획서와 규정 준수, 표준작업지침(SOP)를 엄격하게 따르는 데서 나온다.
미국 CRO는 업무 범위(work scope)가 주어지면 CRO 간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 주어진 일에 대해 얼마만큼 노력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모두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제약사는 비용보다 품질에 중점을 둬야 한다. 식약처는 승인한 임상 프로토콜과 규정, SOP를 따라 진행했는지 엄격히 관리하고 감독해야 한다. 물론 CRO도 제대로 일해야 한다.
▶토종 CRO 육성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국내사 노하우 축적과 연결이 가능한가.
국내사 자체 임상이 어려울 경우 외자 CRO와 협업한다면 해당 업체 노하우에 의존해야 한다. 이때 계획서 작성부터 프로토콜 계획, 데이터 관리(Data Management), 통계분석, PM(Project Management) 등 임상 진행에 필요한 노하우에 대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런 비용이 대단히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CRO는 '지식과 경험이 돈(비용)이다'라는 것을 확실히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CRO와 제약사는 밀접하게 협업하는 구조인 만큼 동반 성장할 수 밖에 없다. 국내 CRO와 제약사가 협력할 경우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 그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국내사도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는 것이다.
▶토종 CRO가 체감할 수 있는 육성 정책은 무엇이 있나.
국내사가 외국에서 임상을 진행할 때 토종 CRO도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외자 CRO와 제약회사 간 관계 때문에 실패하는 사례가 점점 더 생길 수 있다. 외국기업은 후보 물질 자체보다 의뢰한 제약사 규모에 따라 우선 순위를 두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사에게 중요한 임상임에도 대형 다국적 제약사와의 우선 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비용과 시간이 증가하고 임상시험 진행은 점점 어려워진다.
불행한 일이지만 국내 CRO가 모두 도태되기 전에 기회를 달라고 하고 싶다. 토종 CRO는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모든 인력이 한국에 있다. 외국 CRO는 관리 인력만 한국에 있고 다른 파트의 직원들은 본사(해외)에 있다.
또한 최근 한 일본 제약사가 세계 1~2위하는 CRO에 용역을 주었다가 실패해 우리가 구제(rescue)임상을 하고 있다. 대형 CRO가 꼭 불패하는 건 아니다.
결국 국내 CRO도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면 신뢰해야 한다. 투명하고 윤리적으로 진행하는 CRO를 밀어주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다른 CRO들도 따라와 상향평준화 될 것이다. 순수하게 실력 위주로 CRO를 선정하는 풍토가 정착돼야 한다.
▶만약 토종 CRO들이 이 상황을 타파하지 못 한다면 10년 후 어떻게 될 것 같나.
그런 일은 없길 바라지만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 같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 가운데 세계 제약 시장에서 경쟁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진행하는 임상시험 자체만으로도 해외 경쟁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적당한' 데이터를 얻으려고 하기보다 실력을 갖춘 CRO와 협업해 좋은 품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려고 한다면 국내사 해외 시장 진출과 토종 CRO 역량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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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1 16: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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