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용재고 처리하고 드링크 특매…서울지역 약국가 '시끌'
- 이정환
- 2019-08-13 16: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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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분회장협의회, A업체 폐기약 대행사업 약국 안내
- 분회장들 "의견수렴 절차 미흡했다" 지적...업체 지원금도 논란
- 협의회 측 "약국 편의 최우선에 놓고 사업 재검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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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서울분회장협의회가 과거 문제가 됐던 A업체의 불용재고의약품 폐기 대행 사업을 진행하자 일부 약사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서울 24개구 약사회장들의 정식 의견수렴 절차가 미흡한데다 친목단체인 협의회가 A업체로부터 사업 지원금 명목으로 1000만원을 받고 약국에 서비스 이용을 독려하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29일 약국가에 따르면 서울분회장협의회 명의의 폐기약 수거 대행 사업 관련 협조공문이 배포됐다.
공문은 '불용재고 및 폐기의약품 수거·폐기와 손실비용 세금공제'란 제목으로, 협의회가 지난 7월 회의를 열어 A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폐기약 처리 대행 사업 협력사로 선정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협의회는 A업체와 마약류 향정신성약을 제외한 유효기간이 지난 전문약과 일반약, 한방과립제, 건강보조식품 등을 대신 처리하는 '불용재고품 처리 대행 서비스'를 진행한다.
협의회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약국은 A업체 영업사원이 방문해 불용재고 폐기와 그에 대한 A업체 제품 사입·보상방법을 알려주고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도 고지했다.

실제 A업체의 불용재고품 처리 대행 사업에 찬성하지 않거나 동참할 뜻이 없는 약사회장들도 협의회 임원진 회무에 불만을 표하는 상황이다.
물론 해당 사업 참여는 개별 약국이 결정할 수 있어 강제성이 없지만, 공문 형식으로 약국가에 배포되면 자칫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지 못한 약사가 서비스를 잘못 이용하는 사례가 생기거나 약사회 민원 제기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약사들은 과거 사례를 들어 사업이 재차 문제를 야기할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당시 서비스를 이용한 약사들은 ▲폐기약 비용 만큼의 A업체 제품(드링크, 일반약 등)을 평균가 이상으로 구입해야하는 점 ▲구입한 A업체 제품 품질과 소비자 인지도가 낮아 불용재고 문제가 재발하는 점 ▲실질적인 소득세 절감 효과마저 미흡한 점 등을 지적하며 불만을 토로했었다.
나아가 A업체가 사업 지원금 명목의 인센티브를 폐기약 처리 대행 사업에 협력한 시·도지부 등에 지원하는 과정에서 회계 불투명 문제도 불거진 바 있다.
이번에도 협의회가 사업 지원금 명목으로 1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자 자칫 회계 문제가 재차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단에 의한 정기·수시 감사가 진행되는 약사회와 달리 협의회는 감사 의무가 없어 협의회가 받은 A업체 사업 지원금이 훗날 사용처가 투명하지 않아 말썽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를 제기한 서울의 한 약사는 "친목단체에 불과한 협의회가 왜 도매업체와 업무협력을 맺고 폐기약 처리 대행 사업을 주도하는지 수긍할 수 없다"며 "가장 큰 문제는 A업체의 사업방식이 약국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보다 또 다른 불용재고를 유발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약사는 "24개 약사회장들 조차 해당 사업 내용을 제대로 모르는 분위기다. 자칫 서비스를 이용했다가 피해나 불만이 생기는 약국이 나오면 약사회 내부 갈등이 생길 수 있다"며 "협의회가 사업 지원금을 받은 것도 탐탁치 않다. 일선 약사들은 지원금의 존재 자체도 모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약사회장도 "개인적으로 이번 사업에 동의하지 않지만, 제대로 의견을 개진할 창구나 시간이 마련되지 않아 표명할 수 없었다"며 "아울러 A업체의 제품을 향한 약사와 소비자 만족도 역시 크게 떨어져 과연 불용재고품 처리아 절세 효과가 가시화 될지도 의문"이라고 귀띔했다.
이 분회장은 "A업체가 협의회에 지급한 비용도 액수를 들었을 때 지나치게 많아 부담스럽다는 생각"이라며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분회장들의 의견을 상세히 묻는 절차가 빠진 게 문제를 키운 원인"이라고 했다.
협의회 회장을 맡은 성북구약사회 전영옥 회장은 논란에 대해 과거부터 해오던 사업이며, 진행 여부 역시 강제성이 없고 개별 약국 자율에 맡기는 형식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전 회장은 일선 약사들의 우려를 주제로 협의회 임원진 논의를 재개하고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 회장은 "A업체의 폐기약 처리 대행 사업은 협의회가 처음 시행한 게 아니다. 앞서 대한약사회나 일부 시·도약사회가 이미 시행해 약사 편의를 도모했었다"며 "이번 협의회 결정 역시 집행부 논의를 거쳐 이뤄졌다. 폐기약 처리 비용에 따라 약국에 납품되는 제품 품질 문제는 약사회가 납품 목록을 지정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전 회장은 "일단 일각에서 우려를 제기한 만큼 협의회 집행부 논의를 거쳐 사업 진행 여부를 재검토 하겠다"며 "잘못된 오해로 약사사회 논란이 유발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약사 편의를 최우선에 놓고 사업 등 회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약사회는 협의회가 별도 진행한 사업에 직접적인 의견을 표명하며 관여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약사회 관계자는 "회원 약사와 약국 편의나 이익을 위해 시행하는 폐기약 처리 대행 등 협의회 개별 사업까지 약사회가 관여하긴 어렵다"며 "과거 문제된 부분과 약사 반발도 알고 있지만, 협의회가 이런 문제를 재발하지 않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사업을 진행한다면 약사회가 찬반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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