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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 여파' CRO 기업 적자 속출...실적 부진 장기화

  • 김진구
  • 2025-04-16 12:00:38
  • CRO 17곳 중 8곳, 영업적자…4곳은 영업이익 감소
  • 의료대란 장기화·비용 상승에 제약사 R&D 재편까지 겹겹이 악재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임상시험 수탁(CRO)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주요 CRO 기업 17곳 가운데 8곳(47%)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4곳(24%)은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1년 새 매출이 감소한 기업도 17곳 중 5곳(29%)에 달한다.

의정갈등 장기화에 따른 의료대란과 임상시험 관련 비용 상승, 제약바이오기업들의 R&D 포트폴리오 재편 등 여러 악재가 겹쳐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CRO 70% 수익성 악화…17곳 중 8곳 영업손실 기록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17개 CRO 기업 가운데 8개 기업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HLB바이오스텝과 바이오톡스텍, 코아스템켐온, 클립스비앤씨, 현대ADM(구 에이디엠코리아) 등 5곳은 2023년에 이어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냈다. LSK글로벌파마서비스와 바이오인프라는 2023년 흑자에서 지난해 적자로 전환했다.

씨엔알리서치와 사이넥스, ICON클리니컬리서치코리아, 한국파렉셀은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증가하거나 흑자 전환한 곳은 5곳에 그쳤다. CRO 기업 10곳 중 7곳은 수익성이 악화한 셈이다.

또한 17곳 중 사이넥스, 코아스템켐온, 바이오인프라, 인바이츠바이오, 현대ADM 등 5곳은 전년대비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인 2022년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당시 조사대상 17개 기업은 나란히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그해 영업손실을 기록한 CRO 기업은 17곳 중 4곳에 그쳤다.

당시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이 이들의 호실적을 이끌었다. 정부는 지난 2020년 6월 상한금액 재평가 계획을 공고했다. 2023년 2월 말까지 생동성시험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자료를 제출하면 종전 약가를 유지해주는 내용이었다. 제네릭사들은 약가인하를 회피하기 위해 기허가 제네릭에 대한 생동성시험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생동성시험 건수가 급증했다.

2023년 들어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2022년까지 급증했던 생동성시험 건수가 1년 만에 급감했기 때문이다. 제약사들은 2023년 초까지 정부가 요구한 자료 제출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생동건수가 급감했고 CRO 업체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의료대란 장기화에 비용 상승·R&D 투심 한파까지 악재 겹쳐

여기에 지난해엔 의료대란까지 겹쳤다. 연초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계획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 파업에 나섰다.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나면서 주요 대학병원에서 교수와 전임의들의 업무가 과중됐다.

이로 인해 각 병원에서 진행하던 임상시험도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이 지난해 내내 이어지면서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당초 임상 계획을 수정 혹은 연기해야 했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로 승인된 임상시험 계획은 944건이다. 연도별 신규임상 건수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으로 1000건 이상이었으나, 지난해 5년 만에 1000건 이하로 감소했다.

업계에선 임상시험 관련 비용 상승도 실적 악화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CRO 업체 중 가장 높은 매출 기록을 낸 한국아이큐비아를 예로 들면, 이 회사의 영업비용 가운데 임상시험 비용은 2021년 313억원에서 2022년 378억원, 2023년 413억원, 지난해 492억원 등으로 3년 새 57% 증가했다.

회사가 진행한 임상시험 건수가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 등에 투입되는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 CRO 업체 관계자는 “최근 1~2년 사이 임상시험 관련 비용 부담이 크게 늘었다.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 비용뿐 아니라 임상 담당 연구진 인건비, 시험결과 분석 수수료 등 비용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제약바이오업계의 R&D 투심 악화까지 겹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선 제약바이오기업들은 경기침체 장기화 여파로 2022년 이후 R&D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연구개발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핵심 파이프라인에 힘을 싣는 대신, 나머지 임상은 일시중단하거나 포기하는 식이다. R&D 비용을 외부 투자에 의존하던 바이오벤처들도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상당 부분 재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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