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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K-Bio 역량강화, 꼼꼼한 품질관리는 필수

  • 데일리팜
  • 2020-04-12 22:16:52
  • 김나경 전 대전식약청장

실적 시즌이라 '4분기 적자가 속출하고, 불순물 파동이 제약 생태계를 덮쳤다'는 보도를 보면서 관련된 많은 기업들이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본다. 또한 그와 관련된 영업이익 차이로 제약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음도 본다. 그리고 최근 전세계 제약산업의 품질관리는 유효성분 중심에서 극미량의 불순물 관리로 무게 중심이 옮겨졌음도 본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들로 이제 꼼꼼한 제약분야의 품질관리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할 것이다. 2018년 6월에 시작한 의약품의 '불순물 파동'은 일반 국민에게는 그야말로 이름도 생소한 니트로소아민류라는 불순물로서, 중국의 한 원료의약품 제조업체에서 시작이 되었고 그 이후 이 사건은 전세계적으로 제약기업과 정부 규제당국의 안전관리 지침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최초로 발사르탄 불순물 문제를 일으킨 중국의 당해 제약사는 기존의 제조방법에 의해 생성되는 주요 불순물을 감소시키고, 생산수율을 높이기 위해 소위 획기적인 '새로운' 제조방법을 고안해내었고 그 결과 파격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이 안전한(?) 원료의약품을 전세계에 판매했다. 그러나 이렇게 안전하고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했던 원료에 암을 일으킬 수도 있는 새로운 불순물이 혼입되어 있을 줄은 전세계 제약사들도, 정부 규제기관도 사건 발생 전까지는 전혀 예측조차 못 했던 것이다.

갑자기 닥친 불순물파동으로 많은 어려움과 손실을 감당해야 하는 제약사들은 발사르탄과 라니티딘, 니자티딘 모두 해외보다 후속 조치가 강경하게 이뤄졌다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안타깝게도 바다 건너 유럽과 미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우리나라보다 약하지 않은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는 것 뿐이다. 즉 이 기준은 모두가 감당해야하는, 맞닥뜨려 이겨나갈 수밖에 없는 숙제라는 것이다. 해외 정부 규제기관 관계자들조차도 사석에서는 조금 심한 조치라는 이야기들을 하기도 한다. 국민 보건을 위해서는 규제기준이 깐깐할수록 좋겠지만, 너무 깐깐한 규제기준은 제약사로 하여금 생산을 꺼리게 하여 시장에서 약물 부족 또는 고갈(drug shortage)을 야기시킬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불순물인 발사르탄 중 NDMA 허용 기준은 전세계 대부분 규제기관이 0.3 ppm이하로 잡고 있는데 이것은 매우 깐깐하게 설정된 것이다. 이 기준은 '체중 50kg인 사람이 우리나라에서 허가된 1일 최대 복용량인 320mg의 발사르탄을 70년간 매일 섭취할 때, 10만명 중 1명이 암을 일으킬 확률'의 순도이다. 제약사들은 발사르탄 제조시 NDMA 불순물을 그 기준인 0.3ppm 이하로 관리해야한다는 뜻이다.

더구나 이 기준은 전세계 제약산업 관리 방향을 주도하는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의 합의안이므로 국내 판매 뿐 아니라 수출을 위해서도 지켜져야 하는 마지노선이다. 이러한 이유로 근래 정부와 업계 모두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제약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일 것이다. 근래 전세계적으로 불순물 관리가 품질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고 그 핵심 포인트는 ICH 가이드라인 중 유전독성불순물(M7)과 금속성불순물(Q3D) 가이드라인이므로 이 분야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특히 ICH M7가이드라인에서는 발암 가능성이 있는 NDMA와 같은 N-니트로소화합물과 아플라톡신류 및 알킬아족시 화합물류의 불순물 관리에 특히 주의하도록 권하고 있다.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원료의약품 제조사는 불순물지도(impurity map)를 통한 원료관리를 생활화하여 생성 가능한 불순물을 사전에 꼼꼼히 관리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 경우 연구소와 제조공장 그리고 원료 구매부서가 상시 소통하고 많이 논의하여 불순물 생성 또는 혼입을 막고 양질의 의약품 생산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의약품 제조시 QbD 개념의 기본이다. 그리고 용매의 재사용 시 예기치 못한 불순물이 혼입되지 않도록 최대한 꼼꼼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최근에 문제가 되었던 니트로소화합물류 불순물에 대해서는 회사 자체적으로 동시분석법을 셋팅하고 제조방법의 변경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스크리닝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한 이러한 불순물은 그 기준이 점점 더 까다로워질테니 부단한 저감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완제회사는 원료의약품 공급업체실사(Vendor Audit)등을 통하여 좀 더 꼼꼼한 원료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자체적으로 원료 분석시스템을 확보하여 원료공급원 교체 시 또는 수시로 제품 품질을 스크리닝하여 불순물 혼입을 사전에 막는 등 꼼꼼한 품질관리가 권장된다. 특별히 저렴한 원료는 좀 더 까다로운 잣대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싼 것이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그리고 원료의약품 뿐만 아니라 철저한 첨가제 품질관리도 필요하다. 탈크사태가 준 교훈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조금 아끼려다 소탐대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꼼꼼한 품질관리는 수시로 닥쳐오는 온갖 불순물 파동에서 기업을 지켜줄 것이며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게 해 줄 것이다.

일반 소비자들은 정부와 제약사, 그리고 의료인을 믿고 복용지침에 따라야 할 것이다. 언론도 신뢰 풍토 조성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동일한 사건이 터졌을 때 외국과 같이 우리나라도 규제당국을 믿고 기다려주는 미덕이 참으로 아쉽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과할 정도의 깐깐한 글로벌 기준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규제시스템을 신뢰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약을 복용해야 치료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지 않겠는가. 2020년 세계 속에서 K-Bio역량이 비상하는 멋진 한 해가 되기를 전심으로 기원한다.

김나경 전 대전식약청장 이력

◆학력 효성여자대학교(현 대구가톨릭대학교) 약학대학 졸업('84) 동대학원 약품분석 석사('86) 독일 Kiel대학교 약학박사(약품화학) ('92)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18.2)

◆경력 독일 Kiel 대학교 약학연구소 연구원(Halbtagsangestellte)('89.3~'92.4) 대구가톨릭의료원 약국장('96.1~7) 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시험분석실 연구관('96.7~'98.10) 식품의약품안전청 의약품평가부 화장품평가팀장('08.4~'09.4)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의약품심사부장 ('18.2~'19.2)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청장 퇴임('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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