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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분 건기식 온라인 주문"…약국 시장도 재편되나

  • 정흥준
  • 2020-08-27 18:47:21
  • 규제샌드박스 9개 기업 추가...1회 방문 후 온라인구매 가능
  • 온누리체인도 참여 "우려 공감...약국 모델 테스트 목적"
  • "10년 안에 약국 건기식 끝나...조제‧매약 과열로 이어져"

풀무원에서 7월 처음으로 오픈한 건기식 매장.
[데일리팜=정흥준 기자]개인맞춤형 소분 건강기능식품이 정부의 전폭적인 규제 완화에 힘입어 대폭 확대되면서, 일선 약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소분 건기식 판매에 참여하는 기업이 7곳에서 16곳으로 확대되고, 1회 방문 후 온라인 주문‧판매도 허용된다.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산업융합 규제 특례심의위원회를 서면으로 열고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판매(9건)와 공유미용실(2건) 등 총 11건을 승인했다.

개인맞춤형 건기식 관련 규제샌드박스는 지난 4월부터 ▲풀무원건강생활 ▲아모레퍼시픽 ▲한국암웨이 ▲허벌라이프 ▲빅썸 ▲코스맥스엔비티 ▲모노랩스 등 7개 기업이 참여중이다. 이중 약국과 협업하는 모델은 빅썸과 모노랩스 등 2개 기업이다

이번에 추가된 기업은 ▲녹십자웰빙 ▲누리텔레콤 ▲다원에이치앤비 ▲바이오일레븐 ▲온누리 H&C ▲유니바이오 ▲투비콘 ▲한국야쿠르트 ▲한풍네이처팜 등 9곳이다.

이들 기업은 개인맞춤형 소분 건기식을 설문조사와 유전자 검사 결과 등을 통해 추천 판매하고, 최초 1회 이후에는 온라인 주문 판매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지원한다.

일선 약사들은 기업 중심의 소분 건기식 시장이 대폭 확대되고 이를 정부가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점,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시장을 편성하고 있다는 점 등에 큰 우려감을 내비쳤다.

4월 선정됐던 7개 업체. 이번에 9개 업체가 추가 승인됐다.
사업참여 기업 중 한 곳인 온누리약국체인은 이같은 약사들의 우려점을 파악하고 있었고, 약국 모델의 가능성 등을 테스트해보는 기회를 갖기 위해 참여했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정부의 지침 및 제안 내용에 따라 내년 2개 약국에서만 시범 운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온누리체인 관계자는 "약사들이 소분 건기식에 우려하고 있다는 걸 분명히 알고 있다. 하지만 부정하는 것만으론 안된다. 이번에 참여하게 된 것도 약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검토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건강에 대한 전문가는 약사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부터 필드 테스트를 해볼 예정이다. 어떤 제품으로, 어떤 구조로 운영할 것인지는 세부 논의가 필요하다. 2개 약국에서만 하라는 내용을 전달받았고 아직 어느 약국으로 할지에 대해서도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드시모네 등 유산균 제품을 약국에 유통하고 있는 바이오일레븐도 참여 기업에 포함됐다. 성분으로 분류하자면 여러 제품이지만, 모두 유산균 제품이라 소분 판매도 다른 기업들과는 차별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바이오일레븐 측에 관련 문의를 남겼지만 "현재로선 구체적인 사업모델을 공개할 수 없다며, 향후 공식적인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오로지 산업 성장에 초점...온라인으로 약국은 배제"

일선 약사들은 정부가 오로지 건기식 산업 성장을 위해 무서운 속도로 규제 빗장을 풀고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A약사는 "시범사업이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않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식약처는 문제가 없다면 내년에 제도를 손보겠다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결국 기업 중심으로 돌아가는 소분 건기식을 키우겠다는 의지"라며 "단지 식약처의 뜻은 아니겠지만 산업 성장이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A약사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에서 약국은 배제될 수밖에 없다"면서 "소분 건기식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것이라고 본다면 약국 건기식엔 최대 위기라고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서비스의 강화 등을 명분으로 온라인에 방점을 찍을 경우,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약국엔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다른 서울 B약사도 "한차례만 방문하고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한다면 약국은 당연히 좋을 수가 없다. 구독경제의 일환으로 온라인을 통해 정기적인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건데, 코로나 이후 비대면 강화를 명분으로 힘을 실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약국의 문제아냐 모든 약국에 영향미칠 것"

만약 이대로 소분 건기식이 약국 건기식을 잠식한다면 향후 10년 안에 약국 상당수가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있었다.

건기식을 주로 취급하는 약국들이 경영 위기에 다다르게 된다면 결국 과열되는 건 처방과 일반약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약사들이 다양한 경영방법을 시도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약국 레드오션의 심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C약사는 "나는 일반약 슈퍼판매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말라죽는다는 표현처럼 약국 건기식은 5년, 10년 안에 씨가 마르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고 하면 많은 약국은 문을 닫게 될텐데, 그건 단순히 건기식 중심의 약국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C약사는 "현재는 문전과 로컬, 지역과 약국별로 경영의 형태가 다양하다. 건기식에 관심을 갖고 판매하는 약국들이 더 적기 때문에 약사회에서도 (소분 건기식)사안에 대해 조금 가볍게 여길 수 있다"면서 "하지만 무서운 건 풍선효과다. 건기식이 아니라면 결국 약사들이 어디에 시선을 돌리겠나. 한쪽이 막히면 한쪽은 부풀어오르고 결국 약국 시장은 더 레드오션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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