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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균 건기식, 맹목적 '총균수 경쟁' 국민 건강 왜곡"

  • 이정환
  • 2020-10-28 11:51:02
  • "다수 국민, 지나친 총균수 신뢰로 좋은 제품 놓쳐"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건강기능식품 등 유산균 제품에 대한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가장 왜곡된 인식이 '총균수 경쟁'이란 지적이 나왔다.

유산균 제품이 함유한 총균수가 많으면 많을 수록 성능이나 품질이 좋을 것이란 잘못된 오해가 소비자와 유산균 시장 전반에 팽배해 문제라는 비판이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K-바이오헬스 1차 포럼 : 바람직한 유산균 시장 방향’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소비자 왜곡된 인식에 맞춰 유산균 제품 업체들도 무작정 총균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맹목적인 유산균 총균수 경쟁은 국민의 올바른 유산균 제품 선택과 섭취를 방해하는 장애물이라는 것이다.

포럼은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국회의원실, 건강소비자연대,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헬스컨슈머 등 4개 조직과 단체가 공동주최했다.

윤성식 아시아 유산균협회 부회장 겸 연세대생명과학기술학부 교수는 "여러 유산균 제품에 단지 유산균이 무조건 많이, 그리고 다양하게 들어있다고 밀어붙이는 숫자 놀음이 과연 진정 소비자를 위한 것인지 진지한 고찰이 필요하다"며 "실제 검증결과를 토대로 복합유산균이라고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비율의 근거도 없고 성분별 비중도 주먹구구식인 게 많다"고 꼬집었다.

실제 지난 7월 한국소비자원은 시판 15개 제품을 대상으로 3~19종의 균종을 포함하고 있다는 다균주 제품을 조사해 본 결과 대표균 1~2종에 편중된 게 대부분이었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아울러 유산균의 안전한 섭취를 위하여 동물분리주 비피도박테리움의 안전성에 대한 국내 업체의 관심과 당국의 주의를 요하는 한편 인과관계규명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같은 관점에서 윤 교수는 해외에서 개발된 수입균주에 대한 효능과 안전성을 더욱 엄격하게 검토하고 항생제내성 포자형성 세균과 유럽산 '엔트로코커스'속 균주의 허용문제도 신중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처럼 복합균주 제품은 총균수 뿐 만 아니라 개별 균주별 배합비와 총균수를 표시하도록 권장할 필요가 있다며 표시기재에 대한 소비자 보호 중요성도 피력했다.

이범진 건강소비자연대 공동이사장 겸 품질검증단 총재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패널토론에서 박종태 파낙스테크(불가리아) 대표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의 역할을 강조하며 국민, 정부, 연구기관, 기업을 막론한 성숙한 대응을 주문했다.

정은주 약학박사(서울 강동구 행복나무약국 대표)는 내성인자·혼합 섭취·배양 기원 등 측면을 고려해 의·약사 등 전문가와 정부가 규제·정책에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부 유산균 제제의 항생제 내성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정 박사는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를 모자란 영양성분을 보충한다는 개념과 동일하게 논의하면 안 된다. 유익균 장단점에 대한 개념정립이 우선 필요하다"며 "유익균으로 불리는 것 중 항생제 내성을 가진 균주도 제법 있어 표준화 지침들이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 박사는 "백내장 수술후 다제내성균 발생율을 보면 한국은 30%, 이웃 일본은 0.5%"라며 "엔트로코커스라는 반코마이신 내성인자를 가진 장내구균을 쓰지 않은 일본과 우리나라 간 차이를 분석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최치원 한국유나이티드헬스 이사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숫자가 크면 좋아하는 현상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열심히 개발한 우수한 제품이 단순 숫자와 말장난 광고에 밀려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해 매우 애석하다"고 말했다.

최 이사는 안심할 수 있는 브랜드의 원료 사용을 비롯해 유산균 제품 노하우가 많고 검증받은 전문제조업체 선정, 많은 균수만 고집하고 낮은 가격만 선호하는 소비자 인식변화도 선행사항으로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제기된 다양한 문제점과 정책 운영 방안을 상세히 검토해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손영욱 건기식정책과장은 "당장 오늘 아침에 먹었던 그 유산균 제품에 써있던 '700억'이라는 숫자를 보며 이게 정말 좋은 것인지 고민을 했던 적도 있다"며 "과거 단순히 홍삼에 의존하던 대한민국 건기식 시장의 무게추가 다각화해 새롭다. 식약처도 유산균 건기식 정책 개선을 깊이 고민하고 있다. 지적을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을 주최한 전혜숙 의원은 "면역의 기본 중 하나는 유산균이란 사실이 오래전부터 확인되었으며, 약사로 일할 당시에도 유산균 없이는 병의 치료가 어려운 것을 몇 번이나 확인했다"며 "유산균 건기식이 우리 건강의 방패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입법활동을 펴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도 자리했다. 기업에서는 CEO로 정명준 쎌바이텍 대표와 오엔케이 강오순 대표, 임병규 엔사익스앤휴먼 그룹 회장 등도 직접 참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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