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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보관 박카스 500원 추가"…가격 놓고 설왕설래

  • 김민건
  • 2020-11-17 20:02:43
  • 부산 Y구 약국, 냉장보관 추가 비용 요구
  • 고객 "50년 넘게 살며 처음 겪어" 불쾌
  • 일반인 반응 갈라져...약사들 "경영 측면 접근해야"

[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약국 전기료까지 손님이 부담해야 하나요. 50년 넘게 살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네요."

18일 최근 부산 Y구에 있는 H약국에서 박카스를 사려다 기분이 상했다는 A씨는 데일리팜에 "동네약국이 저렇게 돈을 받는 걸 보며 기가 차고 기분이 나빴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국민 드링크로 불리는 박카스. 저렴한 가격에 여름이나 겨울에도 시원한 박카스 한 병을 내놓으면 손님을 맞이하는데 부담이 없다. A씨는 인근 지인 가게를 방문하기 전 선물용 박카스를 사러 들른 약국에서 뜻하지 않은 요구에 당황하며 불쾌한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이날 시장통 주변에 있는 평범한 약국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냉장 박카스, 전기료 500원 책정한 약국

A씨는 Y구에서 5년 넘게 살아오고 있다. 이곳은 시장통 상권 특성상 중년층의 박카스 구매 빈도가 많다. 평소 박카스를 즐겨 마시던 그는 선물용 박카스를 사기 위해 지인 가게 인근 H약국을 찾았다.

A씨가 "박카스 1박스를 달라"고 하자 약사는 5000원을 달라고 했다. 1병당 500원에 판매한 셈이다. 그러나 이왕이면 시원한게 좋겠다는 생각에 A씨는 "냉장고에 있는 시원한 걸로 바꿔주시면 안 되실까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약사가 500원을 더 붙여 "5500원을 달라"고 했다는 A씨의 주장이다. 그는 "처음에 약사가 농담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즉, 약사는 상온 보관 박카스 1박스(10병)는 5000원, 냉장 제품은 5500원으로 가격을 달리 책정하고 요구한 것이다. A씨는 "어느 가게나 냉장고가 있지만 냉장료 값을 따로 내지는 않지 않는다"며 "동네약국에서 냉장고에 넣었다고 돈을 더 받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00원 가지고 싸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 당시에는 넘겼지만 약사가 말투도 안 좋고 불친절했다"며 해당 약국에 부정적인 기억을 나타냈다.

반면, H약국 약사는 "마트에서는 박카스 1병에 700~800원 받지 않냐"며 "약국에서 500원 받고 팔면 싼 것"이라고 반박했다. 약사는 "박스째 냉장하려면 4시간은 해야 하는데 전기가 많이 들어간다"며 "그 비용을 생각하면 박카스 마진은 아예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상온 또는 냉장 제품 가격을 달리 판매하는 게 맞다는 것이다.

냉장 제품은 추가 비용을 받는 게 해당 지역 약국들의 특성일 수 있지만 데일리팜이 주변 약국에 물은 결과 "냉장고에 넣어놨다고 해서 가격을 달리 받지는 않는다"고 했다. 인근의 한 약사는 "동네가 시장통 주변이니 박카스를 찾는 분들도 많고, 냉장 보관 제품을 따로 달라고 하는 점에서 불편을 느끼는 약사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약국에선 1병당 600원에 파는 곳도 많다"며 추가 비용을 받는 H약국의 입장을 이해하는 듯 보였다.

일반인 반응 "황당하지만 정당한 서비스라면 지불해야"

냉장 보관을 했다고 500원을 붙여 판매하는 것에 일반 소비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데일리팜이 30~40대 일반인에게 물어본 결과 반응이 나뉘었다. 다만, 대체적으로 "서비스에는 정당한 대가를 붙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먼저 부정적으로 반응한 한 일반인은 "이 경우 서비스 차원에서 줘야 한다"며 "아이스크림이나 백신이나 냉장 보관료를 다 내야 하냐"고 지적했다. 그는 "비타500도 돈을 더 받는 거냐, 일반인이 인식하는 경우와 많이 다르다"고 했다.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경우 "수박과 냉장수박, 아이스아메리카노와 뜨거운 아메리카노와 같다. 차가운 냉장수박이나 아이스아메리카노가 더 비싸다"거나 "서비스를 결정하는 건 주인이고, 손님이 오지 않는데 따른 책임도 지는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식품업체에서 일하는 한 남성은 "박카스는 실온(1~30도) 보관 제품인데 냉장고에 넣는 것은 자영업자 개인 판단에 따른 서비스로 꼭 제공하지 않아도 되며, 제공 시에 비용을 청구하는 건 이상한 게 아니다"고 했다. 그는 "약국이 치사하다고 느끼는 건 평소 제공하던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불쾌한 감정"이라고 추측했다.

"박카스 냉장 보관은 기본 중의 기본"...경영 생각하면 도움

서울지역 한 약사는 이번 사건을 약국 경영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봤다.

이 약사는 "마트나 편의점이 냉장고 비용을 더 받는 음료수가 없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냉장비를 포함해 받았어야 했다"며 "사실 약국이 서비스업이 아닌데도 서비스를 하는 만큼 별도 가격을 책정한 것은 경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그는 "박카스 구입 (중장년층)손님 대부분 옛날부터 싸게 사는데 적응해 있어 100원, 50원에 민감하다"며 "박카스 박스를 냉장고에 보관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기도 하지만, 의약외품이 돼 버리면서 마트·편의점과 경쟁하는 만큼 약국에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하는 건 결국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카스가 매출 증가에 직접적 도움은 안 되긴 하지만 손님 발길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경영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기업 총무팀에서 일하는 한 여성은 "편의점이나 마트에서는 냉장 제품에 추가 비용을 받지 않는 부분에 익숙해지다보니 치사하다는 감정을 가지게 된다"면서도 "박카스는 낱개가 아닌 경우 박스 단위 냉장 보관하는 곳이 많지 않아 상온 제품으로 사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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