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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진단 어려운 다발경화증…"질환 인지도 높여야"

  • 사회 활동 활발한 젊은층서 주로 발생…여성이 다수
  • 치료 옵션·급여 확대로 환경 개선…진단법 부재는 한계
  • 증상 통한 조기 진단률 상승이 관건…글로벌 캠페인 지속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오늘(26일)은 ‘세계 다발경화증의 날’이다. 과거에 비해 다발경화증 신약이 여럿 등장하면서 치료 환경이 크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질환 인지도가 낮아 조기 진단이 쉽지 않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이에 다발경화증국제협회(MSIF)는 매년 5월 마지막주 수요일을 지정해 질환 인지도를 높이는 활동을 벌여왔다.

올해 주제는 '연결'이다. 다발경화증 환자들이 경험하는 사회적 장애물과 고립에 도전하고, 환자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관계를 정립하는 것이 목적이다.

다발경화증은 뇌와 척수, 시신경을 포함하는 중추신경계에서 발생하는 만성질환이자 면역체계가 건강한 세포와 조직을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중추신경계의 신경 섬유를 둘러싸며 보호하는 수초인 미엘린이 손상되면 조절되지 않은 염증 반응들이 뇌와 척수 등 다양한 부위에 상처를 만들며 신경전달을 방해하는 질환으로 이어진다.

다발경화증은 발생 부위에 따라 매우 다양한 상태와 증상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감각 이상, 시각장애, 피로, 운동장애, 균형 감각 이상, 장 및 방광 문제, 성 기능 장애, 통증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데 재발과 완화가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즉 발병 초기에는 재발 후 장애 없이 호전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재발이 반복되면서 완전히 호전되지 않고 장애가 남는 희귀난치성질환이기도 하다.

남성보다 여성의 발병률이 약 50% 이상 더 높고, 활발히 사회활동을 하는 20~40세의 젊은 연령층에서 자주 발생한다. 국내 환자 수는 약 2500명. 희귀질환이라 인지도가 낮은 탓에 환자가 쉽사리 다발경화증을 의심하기 힘들다. 진단의 어려움도 조기 진단을 힘들게 하는 장벽이다. 아직까지 다발경화증을 확진할 수 있는 특이적인 검사법이 없기 때문이다. 환자가 호소하는 여러 증상, 병력, 영상 소견 등을 의사가 관찰한 후 임상적으로 질환을 판단해야 한다. 통상 맥도널드(McDonald) 기준을 적용한다.

진행성 다발경화증은 1차와 2차 진행성으로 구분된다. 1차 진행성은 느리게 발현되는 반면, 2차는 연속적인 재발과 회복을 보이면서 장기간 꾸준히 악화된다. 일반적으로 재발완화형 다발경화증 환자 중 10년 이내에 이차진행형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약 50% 정도이며, 25년 이상 지나면 90%에 이르는 환자가 이차진행형으로 전환된다.

현재까지 다발경화증을 완치하는 치료제는 없지만, 치료 옵션이 늘어나면서 환경은 나아진 편이다. 아예 치료제가 없던 1990년대 초에는 환자 예후가 좋지 않았으나 1993년 첫 번째 다발경화증 치료제가 등장하며 환자들의 예후가 개선되기 시작했다. 또 주사제 반감기도 상당히 길어졌다. 현재 다발경화증 치료는 급성기에는 스테로이드로 질환을 완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인터페론 계열의 주사제나 경구제 등 질환조절 치료제(DMT)로 병을 관리한다. 무엇보다 영구 장애로 발전하지 않도록 재발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여 기준도 개선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올해 2월부터 경구형 1차 치료제인 오바지오의 급여 조항이 확대되면서 치료 초기부터 경구제형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오바지오는 국내에 론치된 첫번째 경구용 약제로, 재발을 억제하는 동시에 면역 작용을 유지하는 특징과 함께 현재까지 16년 이상의 장기 안전성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환자의 생활 패턴과 상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많아지고 급여 환경도 개선되고 있는 만큼, 환자 스스로가 편리하게 치료할 수 있는 약제를 찾아서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불분명한 발병 원인으로 발생하는 진단법 부재와 치료적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조기 진단을 이끌어내기 위해 질환 인지도 향상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발경화증의 증상이 비특이적이지만 평소 목이나 허리에 통증이 없던 상황에서 수일에 걸쳐 양 다리나 팔에 감각장애와 근력저하가 발생한다면 다발경화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20~50세 젊은 연령에서 갑작스러운 안구통이 동반된 시력장애가 동반된다면 다발경화증의 전조증상이라 볼 수 있는 시신경염과 척수염을 의심할 수 있다.

김병준 대한신경면역학회 회장(삼성서울병원 신경과)은 "다발성경화증은 발병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면 질병 진행을 늦추고 장애 없이 일상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전문 신경과 의사의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한 질환이며, 적절한 치료제를 선택하여 지속적인 치료를 유지하기 위해 다발성경화증에 대한 의료 및 사회적 이해와 관심도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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