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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성욕 감퇴가 뇌하수체 종양이라니

  • 데일리팜
  • 2021-09-01 08:45:09
  • 최형기 명예교수(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서울 성공의원)

회사원 H씨(47)는 1년 전부터 신체에 이상을 느꼈다.

온몸이 무기력해지면서 낮에는 일에 신명이 나지 않고, 밤이 되면 눕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지는 거였다.

그 후 두세 달쯤 지나 심한 성욕 감퇴와 발기부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격무 등 과중한 스트레스 때문으로 생각하고, 과음과 과로를 피하면서 충분한 휴식도 취해봤으나 증세는 점차 악화될 뿐이었다.

대책없이 허약해져 가는 남편을 보다 못한 부인이 원기 회복에 좋다는 약이란 한방약은 다 지어다 먹였으나 아무런 도움이 안 되었다.

그냥 포기하고 지내려다가 마침 일간지에 실린 ‘성 기능 장애, 숨길 병이 아니다’라는 기사를 읽고는 남성 클리닉을 찾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느 환자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신체검사를 통해 살펴본 결과 H씨의 외부 생식기에서 별 다른 이상을 발견 할 수 없었다.

혈액화학검사도 모두 정상이었고, 당뇨나 고혈압 등의 성인병 요인에서도 정상치를 나타냈다.

그러나 호르몬 검사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노출됐다.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약간 저하돼 있는 데다가, 뇌하수체 호르몬인 프로락틴이 100ng/ml로 상당히 증가돼 있는 등 이상이 발견된 것이다.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정상인에 비해 다섯 배나 높은 수치가 아닌가.

혹시 검사가 잘못되지 않았나 하고 재검을 해보았으나 역시 처음과 비슷한 115ng/ml라는 수치가 나타났다.

이쯤 되면 혼자 해결할 일이 아니다.

뇌하수체 호르몬인 프로락틴이 이토록 과다 분비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확실히 큰 문제가 발생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내분비 전문의와 협의하여 전산화 단층촬영을 하기로 하였다.

촬영 결과 직경 1cm 정도의 종양이 뇌하수체에 꽉 차 있는게 틀림없는 뇌하수체종양이었다.

성기능 장애를 이유로 병원을 찾았는데 진단은 엉뚱하게도 뇌하수체종양으로 나온 것이다.

전산 단층촬영결과를 들고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았다.

“뇌하수체 선종이 틀림없지요?”

“아니! 하수도과에서 어떻게 우리 환자를 진단했습니까?”

“아하! 아래 대감님이 윗대감님과 일맥상 통하는 데가 있지요. 형과 아우지간아닙니까?”

내분비내과/신경외과와 상의해본 결과 1차 단계로 약물치료를 하기로 했다.

우선 화급한 일이 자라나는 종양을 억제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려운 수술보다는 우선 암세포 억제제인 브로모크립핀을 투여하면서 관찰하기로 하였다.

약물 치료하면서 다행히 뇌하수체 호르몬인 프로락틴치가50-60ng/ml 상태로 잘 유지되고 있어 브로모크립핀 치료를 계속하기로 했다.

3개월 지나자 마침내 성욕이 서서히 회복되면서 발기력도 조금씩 나아져 갔다. 정확한 진단으로 잘 치료가 되고 있었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뇌하수체 호르몬인 프로락틴은 성욕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프로락틴이 과다 분비되면 남성 호르몬이 억제되면서 심한 성욕 감퇴와 발기부전 증상을 일으킨다.

지나친 스트레스, 과음, 과로, 약물 상습복용 시에도 프로락틴 분비량이 증가하면서 일시적인 성욕 감퇴가 나타난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이 3-6개월 이상 지속될 때다.

일단 증세가 심한 경우라면 병원을 찾아 몇 가지 검사를 통해 심리적인 것인지, 내분비 계통의 질병에 의한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

남성의 성욕감퇴와 발기부전은 남성 전신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가장 예민한 지표이다.

*이 칼럼은 최형기 세브란스병원 명예교수의 비뇨기 임상 경험을 근간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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