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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사외이사 '출석률 0%'는 너무 심하잖아요

  • 김진구
  • 2022-03-26 06:13:18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연매출 7000억원 규모의 한 대형제약사는 지난해 총 일곱 차례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 회사의 사외이사 3명 중 2명은 단 한 번도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범위를 최근 2년으로 확장해도 마찬가지다. 2020년 이후 올해 3월까지 이들의 이사회 출석률은 인하대 교수인 A씨가 11%, 연세대 교수인 B씨가 6%에 그친다. 2년간 A씨는 2번, B씨는 1번만 이사회에 참여한 셈이다.

이들이 불참하는 동안 이 회사는 대표이사 선임 건, 연구과제 매각 건, 차입금 약정 건, 자사주 신탁계약 체결 건, 모 바이오벤처에 대한 출자 건 등을 가결했다.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동안 제대로 된 감시·견제 기능이 작동했을 리 없다.

2년째 저조한 출석률을 보이고 있지만 이 회사는 올해도 사외이사 2명과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끝난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교체 안건은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사외이사들이 자진사퇴한다는 소식도 전해지지 않는다.

사외이사 제도는 오너 중심의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해 1998년 도입됐다. 그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비판이 제기된다. 사외이사들이 사실상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실제 거의 모든 이사회 의결사안에서 사외이사들은 찬성표를 던진다. 찬성률은 100%에 가까울 정도다.

이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사외이사 제도가 지속 운용되는 이유는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감시·견제 기능이 일부 작동하기 때문이다. 거수기 역할을 할지언정, 이사회에 참석해 주요 결정을 바라보는 '눈'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업을 감시하는 기능이 어느 정도 작동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사외이사들의 저조한 출석률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기업에 대한 견제·감시 기능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사외이사 개인으로 봤을 땐 직무유기로도 볼 수 있다. 사외이사들에겐 이사회에 출석해 최소한의 활동을 하는 대가로 일정 보수가 지급된다. 앞에서 예를 든 사외이사 2명의 경우 지난 2년간 매년 900만원씩 보수가 지급됐다. 이들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아마 올해도 이들에겐 900만원의 보수가 다시 지급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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