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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정권 교체에도 바이오 정책은 일관돼야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2024년 11월 윤석열 정부는 ‘국가바이오위원회’ 구성을 공식화했다. 글로벌 바이오경제 시대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의 거버넌스를 운영하겠다는 취지였다. 직전에 구성된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가 국무총리 주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원회의 지위와 역할이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 직속의 제약바이오산업 전담 거버넌스의 출범은 제약바이오업계의 숙원이었다. 종전의 제약바이오산업은 부처별로 육성 전략이 따로 돌아가는 구조였다. 규제와 지원 정책이 분절되고, 전략 논의의 구심점이 없다는 점은 산업계의 오랜 고민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부처별로 흩어진 바이오 정책을 하나로 묶어 관리하겠다’고 나서자, 업계는 두 팔 벌려 환영했다. 정책 컨트롤타워가 마련되면 규제 개선과 산업 지원, 기술 개발까지 범정부 차원에서 유기적으로 조율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위원회 출범 계획이 발표된 지 한 달여 만에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했다. 이후로는 정치적 혼란의 연속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탄핵 심판대에 올랐다. 결국 헌법재판소는 그의 탄핵을 인용했다. 조기 대선을 거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4일 취임했다.

정치적 격변 속에서도 국가바이오위원회는 두 차례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올해 1월 출범식에선 ‘대한민국 바이오 대전환 전략’을 공개했고, 5월 두 번째 회의에선 AI신약개발·방사성의약품·유전자치료제 등 10대 중점 R&D 분야를 선정하고 육성 전략도 논의했다.

하지만 실질적 성과를 내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새 정권이 들어서면서 존속 여부도 불확실해졌다. 대통령령에 의해 설립된 조직인 만큼 법률상 독립기구가 아니다. 조직·예산·인사 측면에서 자체 권한도 없다. 정권 교체에 따라 얼마든지 폐지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정권이 바뀌면서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사라지는 일은 이례적이지 않다. 새 정부는 늘 새로운 슬로건을 내세웠고, 각종 위원회들도 정권 교체와 함께 자취를 감췄다.

국가바이오위원회도 같은 길을 걷게 될까. 업계에서 우려하는 지점이다. 국가바이오위원회가 제안했던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전략들이 정권과는 무관하게 산업적 타당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이제 막 출범한 위원회가 사라질 가능성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크다.

바이오산업은 속도보다 지속성이 중요하다. 신약 하나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내놓기까지는 통상 10년 넘게 걸린다. 정권의 5년 임기와는 다른 시간표로 움직이는 산업이다. 산업 전략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초기화된다면,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나아가기 어렵다.

정권이 바뀌어도 산업 전략의 축은 유지돼야 한다. 부처별 칸막이를 허물고 민관의 역량을 결집하는 방향성까지 사라져선 안 된다. 설령 새 이름표가 붙더라도, 대통령 직속이라는 상징성과 위상은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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