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선] R&D 성과 홍보와 시행착오 데자뷰
- 천승현
- 2022-10-07 06: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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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측은 “임상 데이터 조작은 일부 투자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는 입장이지만 제약바이오기업이 잘못된 정보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행위에 대한 경찰 수사가 처음으로 시작됐다.
유죄 여부는 추후 경찰조사나 법정 공방을 통해 밝혀지겠지만 사실 오래 전부터 적잖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R&D 성과 홍보를 통한 의도적인 주가 부양 의혹을 받아왔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식 시장이 휘청거리면서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주가 부양 노력은 더욱 크게 눈에 띄었다.
2년 전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하자 코스피지수는 1400선까지 내려앉으며 주식 시장은 공포가 확산했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주식 시장은 회복세를 보이며 종전 수준을 되찾았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주가 상승세는 더욱 극적이었다. 2020년 3월19일 주요 제약바이오기업들로 구성된 KRX헬스케어지수는 2187.22까지 내려앉았는데 불과 9개월이 지난 12월 7일에는 5685.12까지 치솟았다. 이 기간에 웬만한 상장 제약바이오기업의 주가는 2배 이상 상승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때를 돌이켜보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코로나19 R&D 홍보가 유난히 많았다. 수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천명했다.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위탁 생산에 사활을 거는 듯한 기업도 눈에 띄었다. 예상치 못한 팬데믹을 극복할 수 있는 구원투수의 등장은 분명 반가운 현상이다.
그러나 상당수 기업들은 코로나 R&D 홍보 당시에도 실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았다. R&D 성과는 임상시험에서 검증된 데이터로 보여줘야 하는데도 임상 미팅, 임상시험 계획서 신청, 투약 준비, 임상시료 공급 계약 등 임상 데이터와 무관한 홍보가 크게 눈에 띄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코로나19 R&D 과정을 알리는 보도자료가 쏟아졌다. 물론 그 당시 코로나 R&D 소식에 주가는 즉각 반응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종식이 가까워진 지금 수많은 국내 기업 중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업체는 2곳에 불과하다. 물론 대다수 기업들은 코로나 의약품 개발 확신을 갖고 험난한 여정에 뛰어들었을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적잖은 기업들은 코로나19를 발판삼아 주가를 띄우기 위한 전략에 돌입했을 것이란 의심은 지워지지 않는다. 코로나19가 주식 시장을 뒤흔들 때 제약사들 내부적으로 “우리도 기존에 보유 중인 약으로 뭐라도 만든다고 홍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팽배했다고 한다.
지난 몇 년간 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기술수출이나 임상시험 결과를 공시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임상시험에 실패하고도 2차 목표는 충족했다는 궤변으로 투자자들을 현혹시키려는 시도도 숱하게 등장했다. 올해 들어 주식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자 기업들의 주가 부양 노력은 더욱 많아진 듯하다.
심지어 금융당국은 몇 차례에 걸쳐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공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사업보고서에 기재하는 경영상 주요계약 내용을 구체화하되 양식을 통일하고, R&D 실적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비용도 공개할 것을 권고했다. 연구개발 조직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권고했고 신약 개발에 투입한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회계 처리 가능한 기준도 제시했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이 R&D 성과를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뻥튀기’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공개하라는 경고다.
그럼에도 아직도 적잖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은 R&D 성과를 포장해서 주가를 띄우려는 데 급급한 분위기다. 아직도 기술수출 계약을 공개하면서 지급이 보장된 계약금은 공개하지 않고 가능성이 희박한 최대 규모 단계별 기술료로 계약을 포장하기도 한다.
그동안 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은 R&D 성과를 포장한다는 의심을 받으며 불신을 초래했다. 주가를 띄워야 한다는 강박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과학의 영역은 데이터로 입증해야 한다. 반복되는 시행착오는 불신만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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