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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회·약대생, 청와대 앞서 약 배송 저지 장외투쟁 선언

  • 김지은 기자
  • 2026-09-09 13:27:52
  • 요약
  • 비대위 공식 출범...20일 대국민 궐기대회
  • "사회적 합의 뒤집는 약배송 확대 중단"…정부·플랫폼 정조준
  • 약준모·약대생도 가세…"약은 택배가 아니다" 공동전선
권영희 회장과 공동 비대위원장들이 발언에 나선 모습.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사회적 합의 뒤집는 약배송 확대 중단하라", "약은 택배가 아니다. 약배송 확대 STOP“

대한약사회가 비대면진료 처방약 배송 확대를 저지하기 위한 대정부 총력투쟁에 본격 돌입한다.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시작으로 정부와 플랫폼을 상대로 한 전면 대응에 나서는 한편 오는 20일에는 대국민 궐기대회를 열어 투쟁 수위를 한층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대한약사회는 9일 낮 12시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비대면진료 약배송 저지를 위한 국민건강권 사수 비상대책위원회 발대식'을 열고 대정부 투쟁을 공식 선포했다.

현장에는 권영희 대한약사회장을 비롯해 비대위 공동위원장과 시도지부장, 비대위 관계자,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대한약학대학학생협회 회장 등이 집결했다.

참석자들은 '사회적 합의 뒤집는 약배송 확대 중단', '약은 택배가 아니다. 약배송 확대 STOP', '안전검증 우선 약배송 확대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부의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이날 발대식의 핵심은 비대위 공식 출범과 함께 약사회가 본격적인 대정부 행동에 들어간다는 데 맞춰졌다. 약사회는 오는 20일 대국민 궐기대회를 열고 비대면진료 처방약 배송 확대의 문제점을 국민에게 직접 알리는 등 대정부 압박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지난달 20일 정부가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의약품 배송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한 이후 약사사회 내부에서 이어져 온 반발이 비대위 출범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장외투쟁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연제덕(경기도약사회장)·최종석(경남약사회장)·김성진(전남약사회장) 비상대책위원회 공동 위원장. 

연제덕 공동 비대위원장은 정부의 약 배송 확대 방침을 "국민도, 국회도 무시한 일방적인 발표"라고 규정했다.

연 위원장은 "국회와 정부, 보건의료계와 시민사회가 어렵게 사회적 합의를 통해 비대면진료와 약 배송 범위를 결정했고 법이 아직 시행조차 되지 않았다"며 "시행도 되지 않은 법을 고쳐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에게 약 배송을 실시하겠다는 정부는 도대체 누구의 정부인가. 국민의 정부인가, 플랫폼회사의 정부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건강을 둘러싼 정부 정책과 입법 환경이 사상 초유의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며 "기존 비대면진료 제도화 대응 TF를 확대·재조직해 모든 역량을 총집결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대위는 향후 정부와 플랫폼 업계의 일방적인 제도 추진을 저지하는 동시에 국회·정치권과 공조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연 위원장은 "국민·환자의 안전과 보건의료 공공성이라는 대원칙 아래 정책의 부당함을 알리고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한 정책의 실효성과 위험성을 철저히 파헤칠 것"이라며 "단일 대오로 통합된 조직력을 바탕으로 정부 압박에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젊은약사·1만1000 약대생도 가세…"밥그릇 싸움 아니다"

비대위는 정부가 비대면진료 제도 시행에 필요한 안전장치보다 약 배송 확대를 우선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김성진 공동 비대위원장은 결의 발언을 통해 "정부는 제도가 시행되기도 전에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로 의약품 배송을 확대하겠다고 나섰다"며 "공적 전자처방전 전달체계와 비대면진료 지원시스템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시범사업에서 나타난 의약품 오남용과 플랫폼 위반행위에 대한 평가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장치를 먼저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배송부터 확대하겠다는 것은 정책의 순서를 완전히 거꾸로 뒤집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플랫폼을 통한 이른바 '약 쇼핑' 문제도 전면에 꺼내 들었다. 김 위원장은 "일부 플랫폼에서는 환자가 전문의약품의 상품명과 가격을 먼저 확인하고 해당 의약품을 처방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선택하는 구조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여기에 의약품 배송까지 제한 없이 들어가면 진료와 처방, 약국 선택부터 의약품 수령까지 플랫폼에서 끝나는 구조로 왜곡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대면진료가 대면진료를 보완하는 수단이 아닌 의약품 처방과 소비를 손쉽게 연결하는 거대한 영리 플랫폼 시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면서 "국회·정부·시민사회와 연대해 약 배송 확대를 막기 위한 전면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현진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회장이 발언에 나선 모습.
김백건 대한약학대학학생협회장도 발언에 나서 정부의 약배송 확대 방안을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발대식에는 젊은약사와 미래 약사인 약대생들도 연대 발언에 나섰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박현진 회장은 약 배송 확대에 대한 약사들의 반발을 직역 이기주의나 '밥그릇 지키기'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비대면진료 플랫폼을 통해 처방을 더 많이 받으면 당장 개인에 더 많은 소득과 이익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약사는 없다"면서 "그럼에도 많은 약사들이 눈앞의 이익보다 약사라는 직업의 책임감과 소명감을 지키고자 영리 플랫폼 참여를 자제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약은 더 많이 팔고 처방은 더 많이 받게 하는 것이 언제나 국민에게 좋은 일은 아니다"라며 "이러한 선택을 외면한 채 약사들의 저항을 밥그릇 문제로만 호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국 1만1000여 약학도를 대표하는 대한약학대학학생협회도 힘을 보탰다. 

김백건 약대협 회장은 "예비 보건의료인으로 성장할 1만1000 약대생들이 당장의 학업을 내려놓고 거리에 나선 이유는 분명하다"며 "국민의 건강과 환자 안전에 직결되는 의약품 전달체계의 변화를 외면하지 않는 것은 약학도로서 가져야 할 책임"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는 당장 내일의 약국 매출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우리가 헌신하고 책임져야 할 대한민국의 보건의료 생태계가 상업 논리에 무너지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배송 확대보다 공공 약료체계 확충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정한 의약품 접근성은 약을 문 앞에 전달하는 단순한 수령의 편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정부가 진정 국민건강을 위한다면 무분별한 상업 배송이 아니라 공공심야약국, 취약지역 공공약국, 방문약료 등 지역사회 기반 공공 약료체계를 확충하는 데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9만 약사 모든 역량 총동원"…20일 투쟁 분수령

약사회는 이날 청와대 앞 발대식을 시작으로 정부의 약 배송 확대 방침이 철회될 때까지 대응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약사사회가 비대위 출범을 넘어 대정부 장외투쟁에 들어간 가운데 오는 20일 예정된 대국민 궐기대회가 향후 투쟁 수위와 회원 결집력을 가늠할 첫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 비대위는 다음주부터 순차적으로 비대면진료 제도와 관련한 부서, 국무조정실, 중소기업벤처부, 복지부를 차례로 항의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영희 대한약사회장은 "의약품 배송은 국민 안전과 직결된 문제로 결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국회가 정한 현행 제한적 배송 원칙은 반드시 엄격히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약사회는 보건의료의 대면 원칙과 국민 건강권을 위협하는 어떠한 시도와도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9만 약사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정부의 일방통행식 약 배송 확대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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