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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신약 두번째 실패…엔솔바이오, R&D 다각화 주력

  • 손형민
  • 2025-08-05 06:17:00
  • 1차 평가변수 미충족…유한 진행 임상2b상 이어 결과 못 내
  • 디스크 신약 임상 고배…유한양행-스파인바이오파마 거쳐 연구
  • "스파인바이오와 협력 지속…알츠하이머·골관절염 신약개발 집중"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엔솔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후보물질이 미국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변수 달성에 실패했다. 유한양행이 과거 임상2b상에서 위약 대비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한 데 이어, 이번 실패로 글로벌 상용화에 다시 한 번 제동이 걸렸다. 회사 측은 위약군 반응률 급등이 주요 원인이라며, 파트너사와의 협력과 함께 골관절염·알츠하이머·항암제 등 다른 파이프라인 개발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가 최근 공개한 임상 3상 탑라인 결과에서 디스크병 치료제 후보물질 ‘SB-01’은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

SB-01은 합성 7아미노산 펩타이드로, 변성된 추간판(Intervertebral disc)에서 과발현되는 전환성장인자베타1(TGFβ1)에 결합해 발현을 낮추는 기전을 갖고 있다. TGFβ1의 비정상 신호전달은 추간판 구조를 유지하는 세포외기질 성분의 분해와 관련이 있으며, 신경성장인자(NGF) 발현을 촉진해 감각신경 수를 늘리고 디스크성 통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파인바이오파마는 SB-01을 추간판 내 직접 주사해 통증·기능장애를 개선하고, 디스크 변성 진행을 억제하는 ‘혁신신약(First-in-Class)’후보물질로 개발해 왔다.

임상 결과, 6개월 시점 NRS(통증 척도)·ODI(기능 장애 지수) 복합 지표에서 SB-01 투여군은 위약 대비 개선을 보였으나 p값은 0.051로 통계적 유의성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SB-01군의 복합 성공률은 67%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이었지만, 위약군 반응률이 높게 나타난 것이 발목을 잡았다.

이처럼 스파인바이오파마는 위약군 반응률 급등이 임상 실패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스파인바이오파마 측은 일부 임상 기관에서 예상치를 웃도는 위약 효과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하위 분석에서 정상 수준의 위약 반응률을 보인 기관의 환자 227명만 따로 분석하면, SB-01군의 성공률은 70%로 위약군 59%를 상회했고(p값: 0.051), ODI 단독 지표에서도 SB-01군 79% 위약군 69%(p값: 0.040)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엔솔바이오는 “국내 임상2상에서도 생리식염수 투여만으로 높은 통증 완화 효과가 나왔던 만큼, 위약 효과 배제가 통증 치료제 개발의 핵심 과제임을 인식해 왔다”며 “Sham 대조군(효과없는 가짜 의료기기) 설계 등 위약 통제 전략을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장기간 통증 개선이 나타난 것은 예측하기 어려운 결과였다”고 말했다.

이어 “스파인바이오파마는 다양한 전략과 옵션을 검토하며 SB-01 개발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며 “FDA와 NDA(신약허가신청) 경로 협의와 추가 임상 병행을 통해 글로벌 상용화를 목표로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SB-01의 임상 실패는 이번이 두번째다. 엔솔바이오는 지난 2009년 유한양행에 SB-01(유한양행 후보물질명: YH14618)을 기술이전한 후 공동 개발을 시작했다.

당초 유한양행은 임상1, 2a상을 통해 SB-01의 효능과 안정성을 입증했지만 2016년 10월 완료된 임상 2b상 결과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개발 중단 결정을 내렸다.

유한양행은 임상중단 직후 추가 사업화에 매진한 결과 2018년 7월 스파인바이오파마와 총 2억1815만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계약금은 65만달러, 개발·허가 및 매출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은 2억1750만달러다.

스파인바이오파마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2상 생략을 허용하는 임상개시승인(SMP, Study May Procced)을 받아 2022년 6월 첫 환자 투여를 시작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해왔다. 다만 유한양행이 진행했던 임상2상과 마찬가지로 SB-01의 유효성은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1년 45억원을 투자해 엔솔바이오 주식 101만860주(지분율 11.4%)를 확보하며 2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유한양행은 2021년 엔솔바이오 투자 10년 만에 주식 20만주(지분율 3.99%)를 시간외매매로 30억원에 처분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6월 엔솔바이오 지분 취득 이후 14년 만에 주식 전량을 처분했다. 유한양행의 엔솔바이오 주식 처분금액은 총 172억원이다. 투자금을 제외하고 127억원의 수익을 확보했다.

골관절염·알츠하이머·항암제 시장 등 다양한 영역 진출 모색

엔솔바이오는 TGF-β 기전을 바탕으로 다수의 후속 파이프라인에 개발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엔솔바이오는 국내에서 활성대조군 비교를 적용한 골관절염 치료제 ‘E1K(엔게디1000)’의 임상 3상 진입을 준비 중이다. E1K는 TGF-β1 신호전달 경로를 선택적으로 조절해 연골 퇴행을 억제하고 재생을 유도하는 합성 펩타이드로, 임상 2상에서 통증 완화와 관절 기능 개선을 입증했다.

엔솔바이오 항암, 중추신경계 신약 파이프라인 현황(자료= 엔솔바이오).
알츠하이머 치료제 ‘M1K(모리아1000)’는 β-아밀로이드의 뇌 유입을 차단하고 뇌 염증과 신경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기전을 보유하고 있다. 경도인지장애 단계 환자를 대상으로 한 근원적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전임상 단계에서 학습·기억 회복 효과를 확인했다.

엔솔바이오는 항암제 파이프라인도 확장 중이다. ‘C1K’와 ‘C2K’는 TGF-β/Smad2 경로를 조절해 면역항암제 내성을 극복하고 종양세포 사멸을 촉진하는 항암제다. SMAD2는 TGF에 의해 활성화되는 세포 내 신호 전달, 전사 조절 인자다. 세포 신호 전달 경로 연구에 사용되는 항체의 표적이 될 수 있다.

C1K는 삼중음성유방암 모델에서 PD-1 항체·파클리탁셀과의 병용 시 종양 성장 억제와 전이 감소를 입증했으며, 건강인 대상 임상 1a에서 안전성을 확보했다.

C2K의 경우 비소세포폐암 후보물질로 개발 중이다. 전임상에서 C2K는 마우스 비소세포폐암 세포주 LLC 이식동물모델에서 단독 투여에 의한 종양 성장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회사는 C2K와 면역항암제 병용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TROP2 표적 고리형 펩타이드 ‘D1K’는 PDC(펩타이드-약물 접합체) 개발의 핵심 모듈로, 유방암·폐암 등 다양한 암종을 타깃으로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TROP2 단백질은 삼중음성유방암(TNBC)을 포함한 다양한 암종에서 과발현되며, 다트로웨이는 해당 단백질에 결합한 뒤 세포독성 약물을 암세포 내에 전달해 사멸을 유도한다.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의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정상 세포 손상을 줄이는 것이 특징이다.

또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H1K(하닷사1000)’는 체중 감량과 간 지방 감소를 동시에 겨냥하며, 글로벌 제약사와의 사업개발(BD) 논의도 병행 중이다.

엔솔바이오는 “SB-01 임상 결과는 아쉽지만, 이번 분석을 통해 기전의 타당성과 안전성을 다시 확인했다”며 “E1K, M1K, C1K 등 후발 파이프라인에서 가시적 성과가 도출되면 코스닥 이전 상장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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