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약국-유통까지…수면 위로 드러난 '메디컬 플랫폼' 논란
- 김지은 기자
- 2026-08-04 12:04:50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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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의원·약국 함께 유치하고 의약품 유통·제조까지 사업영역 포함
- 약사사회 “단순 전대차보다 업체의 실질적 역할이 핵심 쟁점”
- 지역 약사회, 교통공사 상대 집회 예정·내용증명 발송 추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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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아직도 모르면 큰일 나는 약국 신제품 정리 ‘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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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서울 잠실역 지하상가에 병·의원과 약국을 함께 유치하는 사업이 추진되면서 논란이 개별 약국 입점 문제를 넘어 새로운 형태의 ‘메디컬 플랫폼’ 사업모델에 대한 검증 요구로 확산되고 있다.
병·의원과 약국을 한 공간에 함께 유치하고 입점과 배치, 운영을 조정하는 데 이어 의약품 유통과 제조까지 사업 영역으로 연결하는 모델이 현실화 될 경우 약국의 독립성과 현행 의약분업 체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약사사회의 우려다.

지역 약사회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상가 전대차나 대형 약국 입점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로부터 공간을 임차한 사업자가 다시 병·의원과 약국에 공간을 전대하는 과정에서 단순 임대인의 역할을 넘어 의료기관과 약국을 하나의 사업모델로 기획·개발하고 실제 운영에 관여하는 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송파구약사회는 오는 6일 잠실역에서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집회를 열고 사업 구조와 입점 방식에 대한 공식 설명을 요구할 예정이다. 서울교통공사에는 관련 내용증명도 발송한다는 계획이다.
"의약품 유통·제조까지…약국 독립성 우려 키워"
이번 논란의 핵심은 서울교통공사와 사업자, 다시 사업자와 약국 사이에 형성되는 전대차 구조 자체가 아니다.
전대차 계약만으로 곧바로 위법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해당 업체가 단순히 공간을 재임대하는 수준인지, 아니면 병·의원과 약국을 함께 개발하고 배치하며 운영까지 조정하는 사업자인지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입수 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병·의원과 약국 입점 지원, 부동산 임대업 뿐만 아니라 의약품 유통, 제조 등을 사업영역으로 제시했다.
약사회가 우려하는 부분도 이 지점이다. 하나의 업체가 의료기관과 약국의 입지를 함께 선정하고 공간을 배치한 뒤 약국 운영과 연결될 수 있는 의약품 유통까지 사업화할 경우 약국이 독립적인 보건의료기관이라기보다 플랫폼 사업의 구성 요소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약사법 상 약국 개설자는 약국을 독립적으로 관리·운영해야 한다. 의료기관과 약국 간 담합이나 처방전 유인 행위 역시 엄격히 제한된다.
따라서 서류상 약사가 약국을 개설하고 전대차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실제로는 외부 업체가 입지 선정과 운영 조건, 상품 공급, 영업 방식 등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계약서 형식만으로 적법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송파구약사회 관계자는 “전대차 계약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불법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문제는 해당 업체가 단순한 임대인인지, 아니면 병·의원과 약국을 하나의 사업으로 개발하고 운영을 조정하는 플랫폼 사업자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약국 개설자가 면허를 갖고 있고 서류상 계약이 정상적으로 체결됐다는 사실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임대 관계와 운영 구조, 업체의 영향력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의원 옆 약국 아닌 '하나의 사업모델'로 봐야"
약사회는 병·의원과 약국이 가까운 곳에 입점한다는 사실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일반적인 상가에서도 병·의원과 약국이 인접해 운영되는 사례는 흔하다. 다만 제3의 사업자가 공간 전체를 확보한 뒤 의료기관과 약국을 동시에 모집하고 처방 환자의 이동 동선까지 고려해 배치한다면 일반적인 인접 입점과는 성격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메디컬존이나 복합상업공간 등 사업 명칭보다는 실제 운영 형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업 명칭이 ‘메디컬존’이 아니더라도 ▲병·의원과 약국을 동시에 모집했는지 ▲입점 위치와 공간 배치를 누가 결정했는지 ▲환자 동선이 특정 약국으로 연결되도록 설계됐는지 ▲의료기관과 약국 사이의 영업상 연계가 예정돼 있는지 ▲사업자가 약국의 의약품 공급이나 운영에 관여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약사회는 향후 실제 약국 개설이 추진될 경우 관할 보건당국이 약국 개설 신고서와 임대차계약서만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전대차 계약의 세부 조건과 업체의 실질적 역할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교통공사와 사업자 간 계약 ▲사업자와 병·의원·약국 간 전대차계약 ▲입점자 모집 과정 ▲공간 배치 및 운영 조건 ▲병·의원과 약국 간 관계 ▲약국 운영의 독립성 ▲의약품 유통과의 연계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구약사회 관계자는 “병·의원과 약국을 각각 떼어 놓고 개설 요건만 보는 기존 방식으로는 이번 사업의 전체 구조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누가 공간을 확보했고 누가 입점자를 모집했으며 누가 배치와 운영 조건을 결정했는지 하나의 구조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주요 역세권 확장세 …분회, 교통공사 상대 타당성 검토 요구
구약사회는 이번 잠실역 사업을 개별 역사에 한정된 사안으로 보지 않고 있다. 분회가 입수한 자료에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 강남구청역, 논현역, 면목역, 학동역 등 서울의 여러 지하철역 인근 또는 역사 안에서 병·의원과 약국이 함께 운영되는 유사 사례가 제시돼 있다.
약사회는 그동안 병·의원은 의료기관 개설 기준으로, 약국은 약국 개설 기준으로 각각 분리해 검토하면서 공간 전체를 기획한 사업자의 역할과 사업구조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번 잠실역 사업을 계기로 서울교통공사가 추진한 메디컬존과 복합상업공간 사업 전반에 대해 입찰과 전대, 입점자 모집, 실제 운영 구조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분회는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관련 계약과 사업 구조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서울시와 대한약사회에도 공동 대응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필요할 경우 다른 지역 도시철도 역사에서도 유사한 사업모델이 운영되고 있는지 조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구약사회는 오는 6일 오후 잠실역에서 집회를 열고 서울교통공사에 사업 추진 과정과 입점 구조를 공개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집회에 앞서 서울교통공사에는 내용증명을 보내 ▲사업자 선정 및 계약 구조 ▲병·의원과 약국의 동시 입점 추진 경위 ▲전대차 운영 방식 ▲약국 독립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한 공식 답변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후 답변 내용과 약국 개설 추진 상황에 따라 관할 보건소에 개설 신고 심사를 철저히 해달라는 의견도 전달할 방침이다.
약사회는 보건당국이 약국 개설 신고를 검토할 때 전대차계약서 뿐만 아니라 사업자의 실제 역할과 의료기관과의 관계, 약국 운영에 대한 영향력, 의약품 유통과의 연계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명수 송파구약사회장은 “이번 논란은 결국 병·의원과 약국이 한 공간에 들어설 수 있느냐의 문제라기보다 이를 기획한 제3의 사업자가 어디까지 관여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볼 수 있다”며 “잠실역에 아직 약국 개설 신고가 되지 않았지만 관련 업체가 대형 점포를 낙찰 받은 상태이고, 이미 이 업체는 서울 대형 역세권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번에 확인된 논란이 향후 지하철 역사 내 메디컬존 사업과 민간 플랫폼형 약국 개발 모델의 허용 범위를 가르는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명확한 확인과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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