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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잇단 악재에 주가 급락…투자심리 냉각·불신 확산

  • 차지현 기자
  • 2026-07-23 06:00:58
  • 요약
  • 티슈진, TG-C 3상 유효성 미입증…발표 후 하한가·시총 1.6조 증발
  • HLB·펩트론, 10일 나란히 하한가…FDA 허가 차질·빅파마 협업 혼선
  • 에이비엘·알테 등 대형주도 임상·계약 해석에 하루 20% 안팎 급락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K-바이오가 잇따른 악재에 흔들리고 있다. 임상과 허가 성과를 둘러싼 기대가 무너지며 하한가 종목이 속출하는 모습이다. 주요 바이오 대형주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이미 위축된 코스닥 바이오 투자심리가 더욱 냉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TG-C 미국 3상 유효성 미입증…코오롱그룹 3사 동반 급락

23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30.0% 낮은 3만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에도 29.9% 하락한 4만2900원으로 장을 마친 데 이어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지난 20일 5조2002억원에서 이날 2조5534억원으로 줄어 이틀 새 2조6468억원이 쪼그라들었다.

코오롱그룹주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1일 29.9% 하락한 2만1100원으로 하한가를 기록했고 같은 날 지주사 코오롱도 28.3% 떨어진 2만3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2일 코오롱생명과학은 전 거래일보다 17.1% 내린 1만7490원에, 코오롱은 2.1% 오른 2만4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코오롱그룹 관련주는 지난 13일부터 낙폭을 키웠다. 코오롱티슈진 주가는 13일 전 거래일보다 14.9% 하락한 7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고 14일에도 4.8% 내린 7만2900원으로 밀렸다. 15일 6.9% 반등해 7만7900원을 기록했지만 이튿날 다시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지난 10일 9만원에서 16일 6만2100원으로 4거래일 만에 31.0% 하락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13일 3만8250원에서 14일 3만7450원으로 2.1% 하락한 뒤 15일 3.5% 반등했지만 16일 16.8% 급락한 3만2250원에 장을 마쳤다. 같은 기간 코오롱은 13일 4만200원에서 14일 4.9% 내린 3만8250원으로 밀렸고 15일 3.7% 올랐다가 16일 다시 14.6% 하락한 3만3850원을 기록했다. 코오롱그룹 3사 합산 시가총액은 지난 13일에서 21일까지 5거래일 동안 3조3023억원이 증발한 셈이다.

코오롱티슈진은 21일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 'TG-C'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시험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코오롱티슈진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 'TG-C'가 미국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한 여파다. 앞서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일 공시를 통해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시험 'TGC-15302'에서 공동 1차 평가지표인 통증시각척도(VAS)와 골관절염 증상평가지수(WOMAC) 모두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VAS 통증 점수는 기준선 대비 TG-C군에서 평균 38.7점, 위약군에서 39.2점 감소했다. 두 군 간 차이는 0.5점으로 p값은 0.8322였다. WOMAC 총점은 TG-C군에서 27.6점, 위약군에서 26.5점 감소했으며 군 간 차이는 -1.1점, p값은 0.5701로 집계됐다.

코오롱티슈진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TG-C) 

TG-C는 인간 동종 연골세포와 형질전환성장인자 베타1(TGF-β1)을 발현하는 세포를 함께 투여해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을 줄이고 관절 기능을 개선하도록 설계된 치료제다. 국내에서는 '인보사케이주'라는 이름으로 2017년 품목허가를 받았지만 허가 자료에 연골유래세포로 기재된 성분이 실제로는 신장유래세포로 확인되면서 2019년 허가가 취소됐다.

미국에서도 같은 문제로 임상 3상이 중단됐지만 코오롱티슈진이 세포 유래와 안전성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0년 4월 임상 보류를 해제했다. 이후 코오롱티슈진은 2021년 12월 환자 투약을 재개해 미국 전역 병원에서 총 1066명을 대상으로 두 건의 독립 임상을 진행했다. 하나의 시험 결과에만 의존하지 않고 서로 다른 환자와 임상기관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이 재현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2년간의 추적 관찰을 거쳐 먼저 공개한 첫 번째 임상에서 통증·기능 개선 효과 입증에 실패하면서 미국 품목허가 신청과 상업화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회사가 기존에 제시한 2027년 FDA 허가 신청과 2028년 상업화 일정도 미뤄질 전망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위약 효과를 이번 임상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오는 10월 공개할 두 번째 임상 결과를 종합해 후속 전략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FDA 허가 차질에 이틀 연속 하한가…삼천당·HLB 주가 '롤러코스터'

최근 바이오 업종에서는 임상과 허가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드러날 때마다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작은 변수에도 투자심리가 급격히 흔들리면서 하한가와 상한가를 오가는 극단적인 변동성도 반복되는 양상이다.

삼천당제약은 미국 허가 절차 진전 기대에 상한가를 기록한 지 하루 만에 하한가로 추락했다. 삼천당제약은 22일 전 거래일보다 8.9% 내린 15만28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29.8% 떨어진 16만7800원으로 하한가에 장을 마친 데 이어 추가로 밀린 것이다. 지난 20일에는 직전 거래일보다 29.8% 오른 23만900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이튿날 곧바로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며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이 회사 주가 급등은 미국 FDA로부터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제네릭 개발과 관련한 Pre-ANDA 공식 답변서를 수령했다는 발표가 이끌었다. Pre-ANDA는 정식 제네릭 허가신청(ANDA)에 앞서 개발 전략과 대조약, 생물학적동등성 시험계획 등을 FDA와 협의하는 절차다. 이번 답변서에는 FDA가 부여한 ANDA 미팅 트래킹 번호와 오리지널 의약품 '리벨서스'가 대조약(RLD)으로 명시됐다.

세마글루타이드는 혈당을 낮추고 식욕을 억제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성분으로 당뇨병과 비만 치료에 사용된다. 삼천당제약이 개발 중인 제품은 리벨서스에 적용된 흡수촉진제(SNAC)를 사용하지 않고 자체 플랫폼 ‘S-PASS’를 적용한 경구용 제형이다.

앞서 삼천당제약은 미국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독점 공급계약을 발표한 뒤 계약 상대방과 조건, 추가 임상 필요성 등을 둘러싼 의구심이 확산하며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회사가 계약 상대방을 공개하지 않은 데다 15조원 규모의 매출 전망에 비해 확정 마일스톤이 1억달러에 그쳐 계약 과장 논란이 불거졌다. 여기에 추가 임상 없이 제네릭 허가가 가능한지를 둘러싼 의문과 대표의 블록딜 추진까지 겹치며 주가는 3거래일 만에 48.6% 떨어졌다.

이번 FDA 답변으로 허가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는 기대가 커지며 주가는 상한가로 급반등했다. 그러나 회사가 영업상 비공개 정보가 포함됐다는 이유로 FDA 답변서 전문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핵심 내용과 추가 시험 필요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다시 부각됐다. Pre-ANDA 답변이 품목허가 승인이나 추가 임상 면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까지 확산하면서 매도세가 몰렸고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한 지 하루 만에 하한가로 돌아섰다.

HLB는 지난 10일 FDA로부터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한 세 번째 최종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29.9% 내린 3만6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CRL은 FDA가 현재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품목허가를 승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보완을 요구하는 공식 통지다.

HLB는 다음 거래일인 13일에도 하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2만5650원까지 추락했다. 2거래일 만에 주가는 50.4% 떨어졌고 6조9529억원에서 3조4165억원으로 3조5000억원 넘게 줄었다. 충격은 그룹주 전반으로도 번졌다. 10일 HLB제약과 HLB바이오스텝, HLB생명과학 등 주요 계열사가 30% 안팎 급락하면서 상장 계열사 10곳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2조5668억원 증발했다.

그러나 HLB가 두 번째 하한가를 기록한 지 이틀 만인 15일 분위기가 급변했다. FDA가 지적한 원료의약품 제조시설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하면서다. 15일 HLB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0.0% 오른 3만470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품목허가 불발로 이틀 연속 하한가를 맞은 뒤 관련 우려가 완화됐다는 소식만으로 주가가 곧바로 상한가로 반등한 셈이다. 23일 종가 기준 HLB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6.9% 하락한 2만8300원을 기록했다.

리보세라닙은 종양 내 신생혈관 형성에 관여하는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VEGFR2) 억제제 계열 표적항암제다. 항서제약이 개발한 캄렐리주맙은 T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PD-1 단백질을 억제해 암세포 표면의 PD-L1 수용체와 결합을 막고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면역항암제다.

앞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은 다국가 3상 임상 CARES-310을 통해 간암 1차 치료제로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했다. 최종 분석 결과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병용요법군 23.8개월, 대조군(소라페닙) 15.2개월로 나타났고 위험비(HR)는 0.64였다.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병용요법군 5.6개월, 대조군 3.7개월로 HR 0.54를 기록했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FDA 허가 문턱에서 제동이 걸린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HLB는 2024년 5월 첫 번째 CRL을 받았고 이후 보완 작업을 거쳐 같은 해 9월 재심사 서류를 제출했다. 회사는 바이오리서치 모니터링(BIMO) 실사에서는 보완 사항 없음(NAI) 판정을 받았으나 지난해 3월 두 번째 CRL을 수령했다. 두 차례 모두 캄렐리주맙 제조·품질관리(CMC) 관련 지적이 핵심 사유로 작용했다. 이후 HLB는 올 1월 CMC 보완 자료를 포함한 재승인 신청서를 FDA에 제출했지만 6개월 만에 다시 CRL을 받은 것이다.

대표 발언·서비스 관리 부실까지…비임상 악재도 주가 직격

경영진의 정제되지 않은 대외 발언이나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관리 부실이 투자심리를 급격히 얼어붙게 한 사례도 잇따랐다.

펩트론은 지난 10일 전 거래일보다 29.94% 내린 11만1600원에 마감했다. 최호일 펩트론 대표가 전날 바이오 포럼에서 일라이릴리와 공동연구에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의 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언급한 내용이 공개되면서다. 시장은 그동안 펩트론의 장기지속형 플랫폼 '스마트데포'를 티르제파타이드에 적용해 월 1회 제형을 개발하는 연구로 받아들여 왔는데 해당 발언으로 핵심 투자 전제가 흔들렸다는 우려가 확산했다. 회사는 이후 특정 제품이 아닌 복수의 비만·당뇨, 중추신경계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공동연구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지만 협력 물질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레몬헬스케어는 신규 상장 이후 서비스 운영 논란이 일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레몬헬스케어는 지난 13일 전 거래일보다 28.8% 내린 6980원에 장을 마쳤다. 레몬헬스케어는 병원과 환자를 모바일로 연결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으로 전국 140여개 주요 종합병원에 공급된 환자용 앱 '레몬케어'를 대표 서비스로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레몬케어의 생년월일 입력 예시에 세월호 참사일을 연상시키는 '20140416' 문구가 노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비스 관리 부실 논란이 불거졌고 투자심리도 급격히 얼어붙었다.

레몬헬스케어 사과문

논란이 커지자 홍병진 레몬헬스케어 대표는 14일 공식 사과문을 내고 해당 문구 노출과 검수 부실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회사에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홍 대표는 "해당 문구는 과거 앱 개발 과정에서 처음 작성된 이후 화면 개편을 거치면서도 검증 없이 그대로 복사돼 재사용됐다"며 "이를 지금까지 걸러내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회사의 잘못이며 최종 책임은 대표이사인 저에게 있다"고 했다. 병원은 문구 작성과 관리에 관여하지 않았다고도 선을 그었다.

이 회사는 문제가 된 날짜를 수정하고 전체 서비스 화면 문구와 소스코드 내 텍스트를 전수 조사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다만 공식 사과와 후속 조치에도 주가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22일 레몬헬스케어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5.0% 하락한 6030원을 기록했다.

알테오젠·에이비엘도 예외 없어…계약·파이프라인 해석에 급락

대규모 기술이전 실적과 글로벌 파트너를 확보한 코스닥 대형 바이오주도 급격한 주가 변동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알테오젠은 지난 1월 21일 전 거래일보다 22.4% 내린 37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미국 머크의 공시를 통해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형 매출에 연동된 알테오젠의 로열티율이 시장 예상보다 낮은 2%로 확인됐다는 증권사 보고서가 나오면서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로열티율을 순매출의 4~5% 수준으로 추정해 왔지만 실제 공개된 수치는 시장 기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자 기업가치 재평가와 함께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것이다.

에이비엘바이오의 경우 글로벌 제약사의 파이프라인 우선순위 재조정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하루 만에 20% 가까이 급락했다. 사노피는 지난 1월 29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실적 자료에서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ABL301'(SAR446159)을 '우선순위가 낮아진 자산' (deprioritised)으로 분류했다.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의 경쟁 심화에 따라 개발 전략을 재조정한 데 따른 조치다.

ABL301은 사노피가 2022년 1월 계약금 7500만달러를 포함해 총 10억6000만달러 규모로 에이비엘바이오로부터 도입한 물질이다. 사노피가 이 파이프라인의 전략을 후순위로 조정하자 개발 중단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에이비엘바이오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BL301이 여전히 사노피의 파이프라인에 포함돼 있으며 사노피 분류는 개발 중단이나 계약 변경이 아닌 후속 임상 전략을 재조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주요 바이오 대형주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이미 위축된 코스닥 바이오 투자심리가 한층 더 냉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개별 기업의 악재가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주가 하락이 장기화하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등 외부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돼 임상과 연구개발 투자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KRX 헬스케어 지수는 지난해 7월 22일 4344.16포인트에서 이달 22일 3371.52포인트로 최근 1년간 22.4% 하락했다. 올해 2월 27일 기록한 기간 중 고점 5677.9포인트와 비교하면 40.6% 밀렸다. KRX 반도체지수가 최근 1년간 250.3%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시장 전반의 상승세가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된 가운데 금리 인상까지 단행되면서 바이오·헬스케어 등 성장주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에서 바이오 기업의 입지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알테오젠·펩트론·HLB·파마리서치·리가켐바이오·휴젤·삼천당제약 등 7개가 바이오 기업이었지만 현재는 1위 알테오젠과 10위 삼천당제약 등 2개만 남았다. 상위 10위권에 포함된 바이오 기업의 합산 시가총액도 같은 기간 58조9390억원에서 18조2467억원으로 69.0%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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