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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바스타틴 대신 암로디핀 조제한 약사, 1·2심 무죄받은 이유

  • 김지은 기자
  • 2026-07-20 06:00:52
  • 요약
  • 검찰 "고의 변경조제" 주장했지만 법원 받아들이지 않아
  • "단순 조제 실수는 약사법상 처방 변경·수정죄 해당 안 돼"
  • "3년 간 동일 처방 조제…고의 인정할 증거 부족"
장기처방
AI 생성 이미지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처방 된 고지혈증 치료제 대신 고혈압 치료제를 조제한 혐의로 기소된 약사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단을 받았다.

법원은 처방과 다른 의약품이 환자에게 교부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약사가 의도적으로 처방을 변경·수정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약사법상 처방 변경·수정 금지 규정은 고의범을 처벌하는 규정인 만큼 단순 조제 실수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다.

대전지방법원 제2-1형사부는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약사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1심 판단이 정당하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검찰은 A씨가 의사의 동의 없이 처방된 명문심바스타틴정을 명문암로디핀정으로 변경해 조제했다며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조제 과정에서 단순 실수로 잘못 교부했을 뿐 처방을 의도적으로 변경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원심판결의 이유를 기록과 대조해 다시 살펴보더라도 제출된 증거만으로 피고인이 고의로 처방된 약과 다른 약을 조제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3년 간 같은 약 조제…굳이 바꿀 이유 없어"

1심 법원은 고의성이 없다고 본 구체적인 사정도 제시했다.

우선 환자는 2020년부터 약 3년간 해당 약국에서 동일한 고지혈증 치료제를 반복 조제받아 왔고, 약사가 갑자기 처방과 다른 고혈압 치료제를 조제할 특별한 이유나 동기를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환자가 병포장을 요청하면서 기존 조제 방식과 달리 병 단위 제품을 그대로 교부하는 과정에서 같은 선반에 보관돼 있던 다른 의약품을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당시 두 제품의 병포장 라벨 색상이 유사했던 점과, 사건 당일 발급된 약제비 계산서와 복약안내에도 기존 처방약인 심바스타틴이 그대로 기재돼 있었던 점 역시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근거로 제시됐다.

이번 판결은 처방과 다른 의약품이 조제됐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약사법상 변경조제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약사가 의도적으로 처방을 변경하거나 수정했다는 고의가 입증돼야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점을 항소심에서도 다시 확인한 사례라는 점에서 약사사회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약사 측 변호를 맡았던 법무법인 규원 우종식 변호사는 “약사법은 약사의 고의적인 불법 행위를 처벌해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것이지 인간이기에 발생할 수밖에 없는 업무상 실수를 맹목적으로 처벌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우 변호사는 “하지만 기계적 행정 처리와 수사 관행 속 억울한 범죄자로 내몰리는 약사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만약 실수로 오조제가 발생해 조사를 받게 되면 섣불리 사실과 다른 확인서에 서명하거나 지레 겁을 먹고 벌금을 감수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초기부터 당시의 정황(CCTV, 처방전, 조제기록, 사입기록 등)을 객관적으로 수집하고 전문가 도움을 받아 '고의성 없음'을 명확히 입증해야만 부당한 처벌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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