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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전폭 지원…롯데그룹, 4년새 바이오에 1.5조 투자

  • 차지현 기자
  • 2026-07-07 12:00:59
  • 요약
  • 송도 1공장 사용승인 직후 추가 유증…기존 주주 대상 2553억 조달
  • 2022년 설립 후 출자·유증 누적 1조4716억…9000억 자금보충약정도
  • 신유열 대표 전면 배치·신동빈 회장 현장점검…대형 빅파마 수주 관건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바이오 캠퍼스 제1공장 전경. (자료: 롯데바이오로직스)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롯데그룹이 바이오 사업에 또 한 번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2553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다. 이번 증자를 예정대로 마무리하면 롯데그룹이 2022년 롯데바이오로직스 설립 이후 출자와 유상증자를 통해 투입한 자금은 1조5000억원에 육박하게 된다.

이번 대규모 자금 수혈은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 사용승인을 받은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조달 자금을 송도 공장 건설과 상업생산 준비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가(家) 오너 3세가 경영 전면에 나선 데 이어 그룹 총수까지 송도 현장을 직접 찾으면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그룹 핵심 미래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2553억 추가 수혈…송도 1공장 상업생산 준비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420만9000주를 신규 발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발행가액은 주당 6만658원이며 총 조달 규모는 2553억952만원이다. 신주 배정기준일은 오는 20일이다. 청약과 납입은 내달 19일이다.

현재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롯데지주가 지분 60.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롯데홀딩스와 호텔롯데도 각각 20.1%와 19.1%를 보유하고 있다. 기존 주주인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 호텔롯데는 향후 개최하는 이사회를 통해이번 유상증자 참여 여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추가 증자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1공장 사용승인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2일 인천 송도 바이오캠퍼스 제1공장 주요 건설을 완료하고 사용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24년 착공 이후 약 2년 만이다.

송도 1공장은 12만리터 규모 항체의약품 생산시설로 1만5000리터 배양기 8기를 기반으로 대규모 상업생산에 대응하는 거점이다. 송도 1공장이 완성되면 기존 미국 시러큐스 공장 생산능력 4만리터에 더해 롯데바이오로직스 총 생산능력은 16만리터 규모로 늘어나게 된다. 회사는 오는 2027년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목표로 올 하반기부터 시운전과 밸리데이션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3일 인천 연수구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 1공장을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자료: 롯데그룹)

롯데그룹은 오너 3세를 경영 전면에 세운 데 이어 총수까지 현장을 직접 점검하며 바이오 사업 육성 의지를 분명히 하는 모습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3일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을 찾았다. 송도 1공장이 사용승인을 받고 상업생산 준비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에 그룹 총수가 직접 현장을 챙긴 것이다. 신 회장은 생산시설 주요 공정 시설을 둘러보고 글로벌 고객사 수주 대응 현황과 추진 전략 방향 등을 보고받았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바이오는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핵심 산업군"이라며 "준공 이후 예정한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현장에는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와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겸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도 함께했다. 1986년생 신 대표는 신 회장 장남으로 롯데가 오너 3세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일본 롯데홀딩스 등 주요 계열사를 거쳐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로 선임됐다.

현재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박 대표와 신 대표가 회사를 함께 이끄는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한 상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 박 대표가 글로벌 수주 영업과 공장 운영, 기술 안정화 등 실무를 총괄하고 신 부사장은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을 겸직하며 그룹 차원의 자금 조달과 중장기 투자 전략,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는 투톱 구조다.

설립 후 7차례 유증 통해 총 지원액 1.5조 육박

롯데지주, 롯데홀딩스, 호텔롯데가 이번 유상증자 참여를 확정짓고 증자를 예정대로 마무리하면 롯데그룹이 롯데바이오로직스에 투입한 자금은 1조4716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롯데그룹의 바이오 사업 투자는 2022년부터 본격화됐다. 롯데지주는 2022년 6월 자본금 130억원을 투입해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같은 해 롯데지주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 공장을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에 인수하며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BMS 공장은 바이오의약품 전용 생산시설로 생산규모는 연간 3만5000리터 수준이다.

이후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유상증자 전까지 총 6차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받았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12월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를 대상으로 2106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2023년 3월에도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 대상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2125억원을 조달했다. 2024년 6월에도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를 대상으로 1501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가 결정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3월 21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주주를 대상으로 신주 323만1000주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발행되는 신주는 증자전 발행주식 총수 901만7500주의 35.8%에 해당한다. 신주 발행가액은 1주당 6만5000원이다. 해당 유상증자 참여로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가 각각 1680억원과 420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7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가 진행했다. 당초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가 지분율에 따라 각각 2218억원과 554억원을 출자할 예정이었으나 최종 청약 과정에서 롯데지주가 참여하지 않으면서 실권주가 발생했다. 이에 호텔롯데가 2144억원을 투입해 실권주 307만6890주를 전량 인수하며 자금 공백을 메웠다.

올해 3월에도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1501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이뤄졌다. 이는 호텔롯데가 새 주주로 합류한 뒤 진행된 첫 자금 수혈이다. 해당 유상증자에는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 호텔롯데가 모두 참여했다. 롯데지주가 912억원, 롯데홀딩스가 303억원, 호텔롯데가 286억원을 각각 부담했다.

롯데그룹은 유상증자뿐만 아니라 채무보증을 통해서도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지원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2024년 11월 롯데바이오로직스 대출금 9000억원에 대해 자금보충약정 제공을 결정했다. 롯데지주가 대출 원금 9000억원을 포함해 이자, 수수료 전액에 대한 자금보충을 약정했다. 모기업의 안정적인 재무 건정성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든든한 자금 조달 뒷배가 된 셈이다.

오너 지원·그룹 자금에 성장 기대…빅파마 수주 관건

그룹 차원에서 바이오 사업에 힘을 실어주면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성장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통해 초기 글로벌 고객사와 생산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동시에 송도 1공장 가동을 앞두고 대형 상업생산 물량을 선점하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시러큐스 공장이 기존 고객사 대응과 생산 수행을 맡고 송도 1공장이 대형 물량 확보를 위한 후속 생산기지 역할을 맡는 구도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근 글로벌 위탁생산(CMO) 계약과 기술 협력을 잇따라 확대했다. 지난해 영국 오티모 파마와 항체신약 원료의약품 CMO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미국 소재 글로벌 바이오 기업과 면역 혁신 신약 임상 3상·상업화 CMO 계약을 맺었다. 올해 들어서는 라쿠텐메디칼과 두경부암 치료제 CMO 계약을 체결했고 미국 항암 전문 바이오 기업, 일본계 글로벌 제약사와 항암 신약 CMO·생산 계약도 확보했다. 이외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서도 SK팜테코, 앱티스, 카나프테라퓨틱스, 엑셀리드 등과 협력하며 서비스 확장을 추진 중이다.

향후 관건은 송도 1공장이 대형 글로벌 제약사 물량 확보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CDMO 사업은 빅파마 생산 경험이 품질 신뢰도와 후속 수주를 좌우하는 핵심 레퍼런스로 작용하는 만큼 대형 상업생산 물량 확보가 사업 안착의 분수령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송도 1공장의 가동률과 수익성은 대형 글로벌 고객사 물량 확보 속도와 규모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공장에서 확보한 고객 대응 경험을 바탕으로 송도 1공장을 대형 상업생산 수주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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