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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바이오 추정 이익·공모액↓·할인율↑…깐깐해진 IPO 문턱

  • 차지현 기자
  • 2026-07-02 06:00:58
  • 요약
  • 상반기 6개사 평균 추정 순익 398억→242억…총 공모액도 6.1% 감소
  • 미래 실적 할인율 19.0%→22.5%…실적 전망 보수화 흐름
  • 평균 적용 PER 21.3배→28.1배…대형 제약사 비교군 활용 지속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올 상반기 기술특례로 증시에 입성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평균 추정 순이익과 총 공모액이 모두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파두 사태 이후 금융당국의 실적 추정 검증이 강화되면서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제시하는 미래 이익 전망이 한층 보수적으로 바뀐 모습이다.

다만 공모가 산정의 눈높이가 전반적으로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회사 몸값을 매길 때 참고한 비교기업의 주가 눈높이는 지난해보다 높아졌고 대형 제약사를 비교 대상으로 삼는 구조도 이어졌다. 추정 실적은 낮췄지만 비교기업의 시장 평가가 공모가 산정에 반영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 순익 평균 398억→242억…실적 추정 보수화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기술특례 상장 기업 6곳은 모두 상대가치법 중 주가수익비율(PER) 계산 방법을 활용했다.

PER은 주가를 한 주당 얻을 수 있는 이익, 즉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수익성과 시장 평가를 함께 반영하는 지표다. 상장 추진 기업과 주관사는 향후 몇 년 뒤 달성 가능한 순이익을 추정한 뒤 유사기업의 PER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산출한다. 이후 미래 실적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할인율과 공모가 할인율을 반영해 희망 공모가 범위를 정한다.

올해 상장 기업의 순이익 추정치는 지난해보다 낮아졌다. 올 상반기 신규 상장 6개사가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제시한 평균 추정 순이익은 24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6개사 평균 398억원보다 39.2% 감소했다.

개별 기업별로 보면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가장 큰 순이익 추정치를 제시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2028년 순이익 648억원을 기준으로 공모가를 산정했다. 회사는 2025년 별도 기준 순이익 9억원을 올렸지만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는 3년 안에 순이익을 72배로 키울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의 2028년 순이익 추정치 648억원은 오름테라퓨틱을 제외하면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기술특례 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오름테라퓨틱은 미래 추정치가 아닌 기술수출 수익을 반영한 2024년 3분기 말 LTM(Last Twelve Months) 기준 순이익 993억원을 공모가 산정에 활용했다.

이어 카나프테라퓨틱스가 2028년 순이익 224억원, 메쥬가 2028년 순이익 223억원을 각각 공모가 산정 근거로 제시했다. 인벤테라는 2029년 순이익 183억원을 반영했다. 코스모로보틱스는 2028년 순이익 91억원, 리센스메디컬은 2027년 순이익 83억원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산출했다.

파두 사태 이후 기술특례 기업의 순이익 추정은 전반적으로 보수적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바이오 기업공개(IPO) 호황기였던 2021년만 해도 기술특례 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의 평균 추정 순이익은 418억원에 달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313억원, 350억원 수준이었다. 2021년 상장한 네오이뮨텍은 3년 후 1205억원의 순이익을 제시했고 같은 해 상장한 차백신연구소도 2년 뒤 241억원, 3년 뒤 932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 상장한 지아이이노베이션 역시 2024년과 2025년 순이익을 각각 926억원, 472억원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2023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금융당국의 예비 상장사에 대한 실적 추정 검증이 강화되면서 2024년 평균 추정 순이익은 89억원까지 낮아졌다. 지난해에는 기술수출 성과를 반영한 기업이 등장하며 다시 300억원대로 반등했지만 올 상반기 6개사 평균이 다시 낮아진 것이다. 과거 바이오 IPO 호황기처럼 수백억~1000억원대 미래 이익을 공모가에 적극 반영하던 때와 비교하면 미래 실적을 공모가에 반영하는 방식이 한층 신중해졌다는 평가다.

올 상반기 상장 업체들은 할인율 역시 높게 적용했다. 할인율은 미래 추정 순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데 사용하는 수치다. 할인율이 높을수록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는 낮아지고 기업가치도 낮게 산정된다. 통상 할인율이 높을수록 투자자에게 보다 시장친화적인 공모가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래 추정 실적을 활용한 기업 기준 평균 할인율은 지난해 상반기 19.0%에서 올 상반기 22.5%로 높아졌다. 올해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30%로 가장 높았고 인벤테라가 25%, 코스모로보틱스·리센스메디컬·메쥬·카나프테라퓨틱스는 각각 20%를 적용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지씨지놈과 인투셀이 15%, 이뮨온시아가 25%, 로킷헬스케어와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20%를 적용했다.

평균 PER 21.3배→28.1배…대형 제약사 비교군 반복

순이익 추정치는 낮아지고 할인율은 높아졌지만 유사기업의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반영한 PER은 오히려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상장사 6곳의 평균 적용 PER은 28.1배로 지난해 상반기 21.3배보다 높아졌다. 미래 실적 전망은 다소 보수적으로 잡았지만 비교기업의 시장 평가가 높아지면서 공모가 산정 눈높이를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PER이 가장 높았던 곳은 코스모로보틱스다. 코스모로보틱스는 피앤에스로보틱스와 라온로보틱스를 유사기업으로 선정해 47.45배의 PER을 적용했다. 리센스메디컬도 원텍, 아스테라시스, 클래시스를 비교기업으로 삼아 31.33배를 적용했다. 인벤테라는 24.34배, 카나프테라퓨틱스는 23.59배,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21.46배, 메쥬는 20.66배를 각각 적용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지씨지놈이 26.04배로 가장 높은 PER을 적용했다. 로킷헬스케어는 25.12배, 인투셀은 21.10배, 오름테라퓨틱은 19.26배, 이뮨온시아는 19.18배,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17.22배였다. 올해는 코스모로보틱스와 리센스메디컬 등 일부 기업의 높은 PER이 평균을 끌어올린 구조다.

대형 제약사와 의료기기 업체를 유사기업으로 삼는 흐름도 이어졌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대웅제약과 HK이노엔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종근당, 한미약품, 보령,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유사기업으로 제시했다. 신약개발 바이오텍이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이미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내는 상장 제약사를 비교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의료기기·디지털헬스케어 기업도 각 사업 영역의 상장사를 비교군으로 활용했다. 리센스메디컬은 원텍, 아스테라시스, 클래시스를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메쥬는 메디아나와 인바디를 선정했다. 인벤테라는 동국생명과학과 듀켐바이오를 유사기업으로 제시했다. 코스모로보틱스는 피앤에스로보틱스와 라온로보틱스를 비교군으로 삼았다.

지난해에도 대형 제약사를 비교기업으로 포함하는 방식은 반복됐다. 인투셀은 한미약품, 대웅제약, HK이노엔, 에이프릴바이오를 유사기업으로 선정했다. 이뮨온시아와 오름테라퓨틱은 한미약품과 HK이노엔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도 HK이노엔을 유사기업에 포함했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대형 제약사의 시장 평가를 참고하는 구조는 올해에도 유지된 셈이다.

총 공모액 1811억, 전년비 6.1%↓…대형 공모 기업도 감소

추정 순이익이 낮아진 가운데 실제 조달 규모도 줄었다. 올해 상반기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6곳의 총 공모액은 181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기술특례 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6곳의 총 공모액 1928억원보다 6.1% 감소한 규모다.

올해 가장 많은 자금을 조달한 곳은 아이엠바이오로직스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공모가 2만6000원을 기준으로 520억원을 모집했다. 지난해 상반기 가장 많은 금액을 모집한 오름테라퓨틱 공모액 500억원보다 20억원 많은 수치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HK이노엔(전 CJ헬스케어) 바이오부문장 출신 하경식 대표가 창업한 항체 기반 신약개발 바이오 기업으로 지난 3월 20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거래소 지정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각각 A등급을 획득하며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본 요건을 갖췄다. 이후 같은 해 10월 거래소에 코스닥시장 상장 예심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 회사는 창업 4년 만에 1조원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6월 자가면역질환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 'IMB-101'을 미국 네비게이터 메디신에 1조3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이어 2개월 뒤 IMB-101에 대해 중국 화동제약과 4309억원 규모 계약을 맺으며 연이은 기술수출 성과를 거뒀다. 해당 계약은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개발을 주도하고 HK이노엔과 와이바이오로직스가 각각 핵심 기술을 제공한 3자 공동개발 구조로 체결됐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400억원을 조달했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지난 3월 16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이 회사는 총 200만주를 공모했으며 희망 공모가를 1만6000~2만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최종 공모가액이 희망 범위 최상단인 2만원으로 확정되면서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총 400억원을 모집했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2019년 설립된 신약개발 바이오텍이다. 인간 유전체 기반 약물 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종양미세환경(TME)을 표적하는 면역항암제와 자체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 기반 치료제 등을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보유 중이다. 이 회사는 롯데바이오로직스, GC녹십자, 오스코텍, 동아에스티, 유한양행 등과 공동 연구개발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화 기반을 넓혀왔다.

이어 메쥬(291억원), 코스모로보틱스(250억원), 인벤테라(196억원), 리센스메디컬(154억원) 순으로 공모액이 컸다. 메쥬는 희망 공모가 1만6700~2만1600원 가운데 최상단인 2만16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하면서 291억원을 모집했다. 코스모로보틱스도 희망 범위 최상단인 6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해 250억원을 조달했다.

기업별 공모 규모에서도 축소 흐름이 확인된다. 지난해에는 오름테라퓨틱, 지씨지놈, 이뮨온시아 등 3곳이 300억원 이상을 조달했다. 반면 올해 300억원 이상을 모집한 기업은 아이엠바이오로직스와 카나프테라퓨틱스 2곳에 그쳤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지난해보다 대형 공모 기업 수가 줄어든 셈이다.

올해 상반기 바이오·헬스케어 IPO는 조달 규모와 미래 실적 전망을 낮추는 방향으로 조정됐지만 공모가 산정의 부담이 완전히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비교기업의 시장 평가를 근거로 공모가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상장 이후에는 실적과 파이프라인 성과로 기업가치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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