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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의료 '객체'에서 '주체'로"…환자기본법 본회의 통과

  • 이정환 기자
  • 2026-03-31 17:36:13
  • 환자 권리·의무, 환자정책 기본계획 수립, 환자단체 보호·육성 등 규정
  • 남인순 "보건의료정책 패러다임, 환자 중심 전환 계기"
남인순 민주당 의원 국감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환자 권리와 의무를 보장하고 정부의 환자 정책 기본계획 수립 의무를 법제화하는 내용의 환자기본법 제정안이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환자기본법은 '환자 건강을 보호하고 권리를 증진하기 위해 환자 중심 보건의료 환경 조성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환자가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건강한 삶을 회복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게 목적이다.

대표발의자 남인순 의원은 "환자기본법 제정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국정과제로, 우리나라 보건의료정책 패러다임을 공급자중심에서 환자중심으로 전환해 환자가 보건의료의 객체에서 주체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힘 줘 말했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남 의원이 대표발의한 2건의 환자기본법안과 김윤·김선민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환자안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병합 심사해 위원회 대안으로 통과시킨 바 있다. 지난 30일 법제사법위도 해당 법안을 의결했다.

남 의원은 그간 상급종합병원중심·공급자중심 의료개혁에서 벗어나, 국민중심·환자중심 의료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견해를 강조해왔다.

현행 법률은 환자의 제반 권리에 대해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기본법이 부재한 실정이다. 남 의원이 환자의 권리를 체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환자기본법 제정을 추진한 배경이다.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환자기본법은 현행 환자안전법을 환자기본법으로 통합해 폐지했다.

주요 내용은 보건복지부장관이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해 환자정책에 관한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하도록 했다.

복지부장관과 시·도지사는 매년 기본계획에 따라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며, 복지부장관은 환자의 권리 증진, 환자안전 및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수립에 활용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5년마다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표해야 한다.

복지부장관은 환자 관련 정책이 환자의 건강보호와 권리증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평가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환자정책의 수립·시행 및 지원을 위한 환자정책연구사업을 수행하도록 했다.

또한 환자의 건강 보호, 권리 증진, 환자안전 및 의료 질 향상에 관한 기본적인 정책을 심의하기 위해 복지부장관 소속으로 환자정책위원회를 두도록 규정했다.

복지부장관 및 시·도지사는 환자단체를 보호·육성해야 하며 환자 정책 결정 과정에 환자 또는 환자단체가 참여해 다양한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했다.

아울러 법안은 환자의 권리와 의무를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환자의 권리'로 자신의 건강 보호와 권리 증진을 위해 양질의 적정한 보건의료서비스를 필요한 때에 받을 권리, 적정한 보건의료서비스를 이용함에 있어 성별·나이·종교, 사회적 신분 또는 경제적 사정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 자신의 질병 상태, 치료 방법, 부작용, 진료 비용 등에 관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자세히 물어볼 수 있는 권리, 자신이 제공받는 보건의료서비스에 관해 결정할 권리를 명시했다.

또 자신의 건강 상태에 관한 기록을 열람하거나 그 기록의 사본을 요청하는 등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 자신의 건강에 관한 정보를 보호하고 제3자에 대한 제공 여부를 결정할 권리, 투병과 관련된 신체상·건강상의 비밀과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 의료기관 또는 거주지에서 안전하게 치료받을 권리, 부적절한 보건의료서비스로 인한 피해에 대해 신속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받을 권리, 건강 보호와 권리 증진에 필요한 교육을 받을 권리, 환자의 건강 및 권리에 영향을 주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등에 의견을 제안할 권리, 환자 스스로의 권리를 증진하기 위해 단체를 조직하고 이를 통하여 활동할 수 있는 권리 등 총 12가지 권리를 규정했다.

'환자의 의무'로는 자신의 건강 관련 정보를 보건의료인에게 정확히 알리고 보건의료인의 전문성을 존중, 다른 다람의 명의로 진료를 받는 등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를 받지 않을 것, 폭언, 폭행, 협박 등으로 보건의료인의 보건의료행위를 방해하지 않을 것, 건강보호 또는 권리 증진과 관계없는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보건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것 등을 규정했다.

또 법안은 또 매년 5월 29일을 ‘환자의 날’로 정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환자정책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환자중심의 보건의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행사와 교육·홍보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환자의 날로 정한 5월 29일은 항암제 투약오류로 사망한 정종현군 기일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환자의 날로 정한 바 있으며, 정종현군 사망사고를 계기로 환자안전법이 제정된 바 있다.

남 의원은 "메르스·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유행, 보건의료인 집단행동으로 인한 장기간의 의료공백 등 보건의료 위기상황 시 환자가 피해를 입지 않고 안정적으로 투병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환자의 권리를 법률에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국민적 목소리가 높았다"면서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환자의 권리를 보장 또는 강화하기 위한 환자기본법 또는 그에 준하는 법률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자 중심 보건의료가 중요한 가치로 강조되고 있는데도 현행 법체계에서 환자는 보건의료의 주체가 아닌 진료의 객체 또는 보건의료행위의 수혜 대상으로 인식돼 왔다"며 "법 제정으로 환자가 주체가 되는 의료개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정환 기자(junghwanss@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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