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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심전도 검사, 급여 신설됐지만...수가 왜곡 지적

  • 이탁순
  • 2022-12-13 16:24:37
  • 48시간 초과 검사도 인정...수가 높은 48~72시간에 처방 몰려
  • 급여 확대로 국내 최초 1회용 장기 연속 제품 등 새 장비도 속속 등장

[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지난 2월 장기 심전도 검사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수가가 신설되면서 관련 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기존에는 48시간 이내 검사만 급여가 인정됐지만, 일회용 장기 연속 제품 등이 국내 출시되면서 48시간 초과부터 14일 이내 측정까지 수가가 신설된 것이다.

장기 연속 검사가 가능해지면서 부정맥 발견이 더 용이해져 돌연사나 뇌졸중 예방 효과도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신설 수가가 48시간 초과부터 72시간 검사에 과도하게 책정된 나머지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의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심전도 검사에 따른 부정맥 조기 발견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는 지난 2월부터 48시간 초과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에 대해서도 급여 수가를 신설했다.

이에 따라 기존 48시간 이내 검사에 추가로 48시간 초과 7일 이내, 7일 초과 14일 이내 검사에 대한 수가가 적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48시간 이내는 5만4805원, 48시간 초과부터 7일 이내는 14만6603원, 7일 초과 14일 이내는 19만9555원의 보험수가가 지급된다.

이처럼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에 대한 수가가 신설되면서 기존보다 훨씬 편리하면서도 효과 높은 제품들도 나오고 있다. 에이티센스는 국내 최초로 1회용 장기 연속 제품을 선보였다. 에이티센스 제품은 현재 7일, 14일 연속 측정이 가능하고, 부착 후 배터리와 전극 교체 없이 샤워 등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에이티센스 뿐만 아니라 씨어스테크놀로지, 휴이노, 드림텍 등도 48시간 초과 제품을 내놓고 새로운 시장 선점 경쟁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기존 홀터식 48시간 이내 검사기(왼쪽)와 최근 나오고 있는 패치형 장기 연속 검사기(오른쪽)
부정맥 발견은 치료제 처방으로도 연결되는 만큼 제품 판매원으로 대형 제약사들도 나서는 형국이다. 에이티센스 제품은 한미약품이 의원에 판매하고, 씨어스테크놀로지 제품은 대웅제약, 휴이노 제품은 유한양행이 판매를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 시장 규모가 약 15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가 왜곡 현상으로 48시간 초과 72시간 이내 검사에만 처방이 몰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수가 체계가 시간에 따라 3개 구간별로 구분됨에 따라 분석 시간이 짧지만, 시간 당 수가가 높은 구간에 처방이 몰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49시간부터 72시간 검사 구간의 시간 당 수가는 다른 구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심전도 측정 보험수가 현황(**3일~7일 구간의 보험수가(행위료)가 동일해 3일만 패취를 부착하는 왜곡현상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검사 시간이 짧아 분석이 쉽고, 다회용 제품을 여러 번 사용하면 수가 면에서 훨씬 이득이기 때문에 48시간 초과 72시간 이내 검사를 더 추천한다고 업계 일부에서 지적한다.

하지만 검사 기간이 길수록 부정맥 정확도는 훨씬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13년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를 보면 3일 검사하면 부정맥 진단율이 59.6%에 불과하지만, 7일 검사 시 88.8%로 뛰고, 14일에는 100% 진단율을 보인다. 이에 미국에서는 7일 이상 장기연속 심전도기가 보편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순환기내과 한 전문의는 "만성적으로 항시 동반되어 있어서 일반 심전도 만으로도 확인이 되는 부정맥이 있는 반면, 환자의 증상으로 미루어 심각한 부정맥이 의심되기는 하나 부정맥의 출현 빈도가 너무 뜸하고 언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하기 불가능한 경우의 환자들도 적지 않다"면서 "부정맥 발생을 감시하고 그 데이터를 심전도로 기록할 수 있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부정맥을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사실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문의는 "이러한 이유로 최근 장기간 환자의 심장박동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부착형 패치형태의 부정맥 진단 장비들이 크게 관심을 받고 이용되기 시작했다"면서 "이러한 장비의 임상적 이용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진단장비의 기계적 개선에 더해 한가지 고민해야할 문제가 있다. 즉 해석의 문제, 장기간 모니터링을 통해 얻은 많은 양의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데이터가 쌓임에 따라 업무량이 비례해 증가하기 때문에 의료인의 해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수가 왜곡 현상은 건강보험 재정에도 바람직하지 않은 요소다. 환자 입장에서도 7일치 진단료를 지불하고 3일치 진단만 받고 있다는 점은 불합리하다 볼 수 있다.

이에 수가 체계를 현 3단계 구분에서 일별로 세분화해 업무량에 비례한 수가 체계로 개선하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 같은 수가 개정 건의내용이 심평원에도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심평원은 아직 개정 논의는 없다는 입장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지난 2월 신설된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 수가는 국·내외 사례와 전문가 검토를 거쳐 마련됐다"며 "현재까지는 수가 개선을 제안한 관련 학회는 없으며, 심평원도 개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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