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선] 제도화 목적지향에 매몰된 비대면진료
- 김정주
- 2023-07-25 21: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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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더믹 시점에서 정부는 한시적 사업인 비대면 진료를 중단하지 않고, 지난 6월부터 시범사업으로 '옷'만 갈아입혀 운영 중이다. 제도화 의지를 피력한 만큼 시범사업을 제도화의 여정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우리나라 비대면 진료의 태생은 대면진료를 할 수 없는 팬더믹 상황에서 보조적이고 임시적 수단에서 비롯됐다. 수년 간 시범사업을 이어온 현재, 비대면 진료의 가치와 목적은 초창기 개념을 넘어 변질(?)되는 모양새다. 비대면 진료가 장기화 할 때 나타날 건보재정 낭비와 불법 부작용, 플랫폼 등 영리산업 촉진 등 다양한 관점에서의 논란은 가이드라인이 나온 이후 아직까지 단 한가지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이를 바라보고 있자면, 국가적 재난이 편의성을 무기로 어떻게 상업적 아이템화 되어 가는가를 목도할 수 있다.
안전성에 대한 문제도 그렇다. 정부와 찬성론자들은 시민들의 호응 속에서 이미 비대면 진료가 자리잡았으며, 향후 제도화 틀 안에서 안전성이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장에서 주장하는 실상은 전혀 다르다. 몰래 행해지는 불법진료와 의약품 쇼핑은 제도화 한다고 하더라도 불량식품처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없고, 의료의 질평가와 약제적정성평가로 규제하는 보수적인 보건의료 환경에 역행할 수 밖에 없다는 게 반대론자들의 관점이다.
특히 지금의 비대면 진료 논의에 있어서 비상식적으로 편의를 내세우는 것은 과거 약국 밖으로 일반의약품을 빼내기 위해 안전상비의약품을 법적으로 지정했을 때를 떠올리게 한다. '약국이 문 닫았을 때' 상비해야 할 필수적인 의약품을 성분도 아닌 품목으로 지정하면서 결국 안전 논리에 밀리자 '소비자 편의성'을 강조하면서 그 성격이 변질됐던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논란 많은 기전을 제도화 하려면 일단 정보에 취약한 국민에게 충분히 정보를 제공하고 이해관계자를 포함한 각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단순히 설득의 시간이 아닌, 납득할 만한 평가와 수긍할 수 있을 만한 재정영향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모호하게 뭉뚱그려진 효용성에도 과감하게 균열을 가해 각각의 논란을 깨야 한다. 산업성장 촉진과 편의, 안전을 효용성이란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서 각각 분리해 분석하고 균등하게 가치를 부여해 공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지금은 21세기다. 개개인의 공감과 가치를 공익에 최대한 녹여내야 하는 시대다. 제도화라는 정부 혹은 정권의 목표를 설정하고 앞뒤 재지 않고 질주하는 방식은 20세기 어느 때처럼 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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