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협상과 진실게임
- 홍대업
- 2006-08-02 06: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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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과거 ‘옷로비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김태정 검찰총장의 부인과 그 이웃한 사람들이 벌이는 진실게임을 TV를 통해 비릿한 웃음을 머금은채 바라본 적이 있다.
분명 누군가는 거짓을 말하고 있지만, 그들 모두 성경까지 들먹이며 자신의 말이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FTA 협상을 앞두고 4대 선결조건을 수용했느니, 또는 그렇지 않았느니 하는 공방이 국회로까지 번지고 있는 탓이다.
외교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31일 국회 FTA 특위 참석, 4대 선결조건 수용여부를 결정했던 지난해 9월 제5차 대외경제회의에 대한 민노당 심상정 의원의 추궁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가 조금 지나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심 의원은 김 본부장이 미국측에 했던 영어식 표현을 요구했으나, 그 역시 명확하지 않게 얼버무렸다.
심 의원은 4대 선결조건을 수용하는 댓가로 한미FTA 협상 개시를 얻어냈지만, 복지부가 포지티브 도입을 강행한 탓에 지난 2차 협상이 파행으로 종결됐다고 주장했다.
모든 것이 투명하지 않은 정부의 협상태도 때문이고, 이는 결국 국민을 속이는 결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은 “FTA가 경제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모멘텀이 될지 미래의 재앙이 될지 의문”이라며 정부의 협상준비 미흡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영원한 우방이라 하더라도 생계문제를 놓고 협상을 하려면 적이 될 수밖에 없다. 내 것은 적게 내주고 상대방의 것을 많이 가져와야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철저한 준비도 필요하고, 절대적인 국민의 지지도 담보돼야 할 것이다. 어설픈 준비로 대다수의 국민 생활을 보장할 수는 없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협상대표단을 을사오적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만큼 이번 FTA협상은 서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말로만 당당한 협상을 외칠 것이 아니라 철저한 준비와 투명한 과정을 통해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우선이다. 또다시 몇 년이 지난 뒤 국회에서 진실게임을 보게 되는 불행한 사태가 재연되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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