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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제약 "포지티브는 시위서 떠났다" 팽배

  • 박찬하
  • 2006-09-04 06:59:04
  • 미, 전격수용에 '공황'...3차협상 특허권 내준다 '우려'

복지부의 포지티브 도입과 한미FTA 협상이 맞물리면서 적어도 국내 제약업계와 미국을 포함한 다국적사간에는 암묵적인 '반' 포지티브 전선이 형성돼 있었다.

지난 6월에는 복지부가 포지티브 시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한 실무 작업반 회의를 다국적사(KRPIA)들이 보이콧하면서 국내 제약업계에 공조제의를 해 오기도 했다.

암묵적 파트너 잃은 국내 제약업계

복지부 포지티브 실무회의. 한때 외자사들은 회의참석을 보이콧했다.
제네릭 약가인하를 강력히 고집하는 미국측과의 괴리에도 불구하고 포지티브 도입을 막아야 하는 국내 제약업계로서는 다국적사들과 완전히 등을 돌릴 수 없는 입장에 처해 있었다.

오리지널과 제네릭간 약가차를 분명히 해 줄 것을 주장하는 다국적사들의 태도가 껄끄럽지만 국내사들은 오리지널과 제네릭 약가인하 모두를 반대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인 셈이다.

오리지널 약가가 내려가면 자연히 제네릭 약가도 이와 연동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국내 제약업계는 미국이나 다국적사들에게 "제네릭 약가 문제를 거론하지 말 것"을 요청하는 한편 복지부의 포지티브 관련 의견요청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전략을 병행해 왔었다.

이 와중에 터진 것인 미국측의 포지티브 수용 방침. 암묵적인 수준이었지만 카운터파트를 잃은 제약업계는 자연스럽게 공황상태에 빠졌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입안예고 기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미국이 포지티브 찬성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사실상 진퇴양난에 빠졌다"며 "다들 포지티브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 협회가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고민"이라며 현재 심경을 털어놨다.

포지티브는 시작, FTA 공세가 더 두렵다

유시민 장관이 국회 복지위에 출석, 독립적 이의신청기구 설치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그렇다고 제약협회가 추진 중인 반 포지티브 움직임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 규제개혁위원회를 활용한 압박전략과 최종수단인 헌법소원 등 카드는 여전히 유효하다. 실제 협회 고위임원은 최근 열린 강의에서 이같은 가능성을 언급하며 "우리 협회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는지 지켜봐달라"며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문제는 포지티브를 받고 미국이 요구한 독립적 약가이의신청기구 설치를 합의해 준 것 처럼 또다른 합의가 FTA 협상을 통해 진행중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복지부가 국회 제출한 문건에 따르면 8월 11일 미국이 포지티브 수용의사를 밝히면서 16개항에 달하는 요구사항을 이미 전달받았고 '향후 양측의 관심사항 전반을 FTA 틀내에서 논의하는데 동의'해 준 것으로 확인됐다.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 같았던 포지티브를 미국이 수용했고 이의신청 절차가 있다며 버텼던 정부가 독립적 이의신청기구 설치를 약속한 것 처럼 현 상황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눈여겨 볼 대목은 미국이 요구한 16개항 중 '기등재 품목 보호'가 12번째 항목에 명시돼 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복지부는 제약협회에 공문을 보내 기등재 품목에 대한 약가 20% 인하와 관련한 의견제출을 요청했다.

물론 공문상에는 제약업계의 어려움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실시하겠다는 점을 명시했지만 사실상 기등재 품목에 대한 약가인하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애틀 3차 협상서 폭탄 터진다" 우려 팽배

복지부의 싱가포르 협상 관련 보고문건 중 일부 발췌.
FTA 틀내에서 모든 관심사항을 논의하겠다는 복지부가 싱가포르에서 열린 '번외' 협상을 다녀온 후, 기등재품목을 손 보겠다며 나선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다.

싱가포르 협상에 동행했던 모 관계자는 "포지티브 케이스와 같이 기등재품목 약가인하도 미국이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럴경우 3차 협상인 시애틀에서는 우리가 또 뭔가를 내줘야 하는데 그게 바로 특허문제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실제 약가인하 문제를 미국이 수용하는 대신 특허권 분야에서 대폭 양보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관심있는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

미국이 약가인하로 인한 손실분을 특허권 강화로 보전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은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포지티브라는 공격목표를 표면적으로는 잃어버린 제약업계는 향후 방향키를 어디로 잡아야할지 모르는 극심한 혼란 속에서 시애틀 협상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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