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3 12:50:51 기준
  • 임상
  • #데일리팜
  • 규제
  • GC
  • 급여
  • #의약품
  • 허가
  • #제품
  • 의약품
  • #염

"다국적제약, 서열파괴로 인재이탈 막는다"

  • 정현용
  • 2006-12-05 12:38:26
  • 신입사원부터 "차세대 인재" 독려...열린인사 등 활성화

이직이 자연현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인재이탈을 막기 위한 해법이 필요하다.
인재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3년차 핵심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많은 공을 들여서 인재를 육성했다 하더라도 어느 순간 타 업체에 뺏길지 모르는 상황이 도래하게 된 것이다.

제약 관련 직종의 경우 최근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이직률이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핵심인재의 이탈비율은 타 업계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공시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사 평균 근속연수가 8년인데 반해 제약사는 5~6년에 불과해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국 30대 핵심 인력의 이탈이 잦다는 의미며 기업 성장동력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으로 귀결된다.

자연스러운 이직문화, 해법은?

A제약사에서 3년차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는 H씨. 그는 매일같이 이어지는 빡빡한 근무 스케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나름대로 안정적인 보수에 만족해왔다.

그러나 B사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오자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자신의 연봉보다 70% 많은 금액을 제시하면서 끊임없이 접촉해오자 그는 결국 자리를 옮기고 말았다.

A사는 상승세를 타고 있던 분야에서 핵심인재가 빠져나가면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었지만 인재이탈을 막기위한 제도적인 변화는 없었다. '개인의 이탈'과 '조직문화'는 별개라는 뿌리깊은 관행 때문이었다.

높은 업무강도에도 불구하고 고소득 전문직으로 꼽히는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조직이탈 비율이 높은 편이다. 국내 제약사의 경우 연간 최대 15% 이상의 이탈 비율을 보이는 곳도 종종 거론된다.

문제는 이들의 이직을 어떻게 막느냐의 문제. 현 상황에서 단순히 복리후생 제도를 급조한다고 해서 이직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최근 취업포털 스카우트가 677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직을 희망하는 이유로 응답자들은 '경력개발(33%)'을 1순위로, '보수 및 복리후생(30%)'은 2순위로 꼽을 만큼 이직은 이미 자연스러운 사회현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직문화에 다소 반감이 적었던 일부 글로벌 제약사들은 우리사회에 만연한 경직된 수직적 인사구조부터 뜯어고치는데 집중했다. 이들은 "이직이 자연스러운 문화라면 다른 회사로 옮기기 전에 더 빠른 속도로 핵심인재를 육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문화로서의 서열파괴...발상의 전환

연공서열이 사라지고 있다. 사진은 신입사원이 팀 리더인 화이자 오피스 TFT와 임원들.
릴리 직원들은 랍스미스 사장을 한국명으로 '우인성님'이라고 부른다. BMS는 상급자에게 '씨'라는 명칭을 붙일 뿐 특별하게 존대하는 별칭이 없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제약업계에서 일반적으로 대졸 사원(4급)이 부장(1급)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14년이 소요되지만 연공서열이 배제된 상황에서는 그 기간이 절반으로 줄어들기도 한다.

MSD는 본사에도 시행되지 않은 '자기추천제(스스로를 승진대상자로 추천하는 제도)'를 국내에 도입하면서 서열파괴 바람을 이끌었다.

또 화이자, GSK 등 매출 상위 10대 다국적사는 대부분 승진인사에 '내부공모제'를 도입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직원을 선발할 경우 일정액의 상금을 제공함으로써 제도 활성화를 노리고 있다.

임원도 사원과 마찬가지로 유력한 내부 후보자를 배정해 경력에 따른 단순 인사정책을 배제한다. 노바티스는 '준비된 후계자'를 지정하는 승진 프로그램 ADP(Accelerated Development Program)을 시행하고 있으며 글로벌 핵심부서에 이들을 70% 가량 배정함으로써 철저한 성과중심의 인사제도를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화이자는 신입사원도 '미래의 임원'으로 보고 전사적인 태스크포스팀(TFT)에 배속시켜 리더로 활동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있다.

실제로 신사옥 이전과 관련한 오피스 TFT 팀 리더는 지난해 12월 입사한 구민희 사원으로, 회사는 신입사원을 차세대 인재로 보고 책임과 권한을 제공하는 '발상의 전환'을 현실화시켰다.

이탈막고 역량강화...일석이조 효과

서열파괴와 팀 중심의 구조는 자칫 신속한 의사결정에 방해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인사 전문가들은 제약사 내부적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업무 적응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같은 시스템이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열파괴는 조직을 유연하게 해 기업문화를 자연스럽게 배어들게 할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활동반경을 넓혀 조직이탈을 예방하는데 큰 효과를 발휘한다.

이같은 문화를 기반으로 다국적 제약사들은 리더십 교육과 체계화된 세일즈 스킬 교육을 진행해 역량있는 인재를 육성한다.

차별화된 기업문화를 기반으로 독특한 인재육성 전략을 동원해 어느 분야에서도 뒤지지 않는 '만능 인재'를 키우는 것이 이들 기업의 목표다.

컨설팅업체 인사이트그룹 한성 수석컨설턴트는 "제약사 영업사원은 특화된 브랜드를 갖고 의사를 상대로 하기 때문에 경력보다 조직적인 리더십과 차별화된 세일즈 스킬이 요구된다"며 "이것은 항상 생산성 향상을 요구하는 기업의 입장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국적사는 특히 인원이 작기 때문에 조직체계를 유연하게 구성하는데 집중한다"며 "대부분 생산시설이 없다보니 전문약의 영업과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는 인사·교육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과를 거두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