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18 10:31:42 기준
  • 의약품
  • 데일리팜
  • #제품
  • #MA
  • #허가
  • 신약
  • GC
  • 글로벌
  • 약가인하
타이레놀

"엔트레스토 전방위 활용, 의사들의 두려움 극복이 관건"

  • 어윤호
  • 2023-10-19 06:00:59
  • John R. Teerlink 미국심부전학회장
  • "1차 급여 환영할 일...환자 상태 고려한 약제 조합 중요"

John R. Teerlink 미국심부전학회장.
[데일리팜=어윤호 기자] 하나의 신약이 해당 질환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경우가 있다. 심부전 영역에선 '엔트레스토'가 그렇다.

'LCZ696'이라는 코드네임부터 유명해진 심부전치료제 엔트레스토(사쿠비트릴·발사르탄)는 정식 허가 이전부터 전문의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당시 심부전 영역은 올드드럭인 고혈압약제 ACE저해제 이외 특별한 처방 옵션이 없었던 탓도 있지만 엔트레스토 자체의 성능이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2023년 현재, 안지오텐신수용체-네프릴리신억제제(ARNI) 엔트레스토는 그야말로 전방위 치료제가 됐다. 박출률과 치료차수와 무관하게 사실상 심부전 관리의 센터로 자리잡았다.

항상 '보험 급여'에 치료제의 운명이 갈리는 우리나라 역시 올해 변화를 맞이했다. 지난 7월 엔트레스토는 좌심실 박출률(LVEF)이 40% 이하 심부전 1차요법에까지 급여 기준을 확대하면서 1차치료에서 처방 입지를 확고히 했다.

그러나 사망과 직결되는 심부전같은 질환에서 약물 활용의 장벽은 습관과 망설임이다. 좋은 약임을 인지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써왔던 약이 아니기에 기존의 처방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하다.

데일리팜은 얼마 전 내한한 세계적인 심부전 석학 John R. Teerlink 미국심부전학회(HFSA, Heart Failure Society of America) 회장을 만나, 엔트레스토의 가치와 활용에 대한 조언을 들어 봤다.

-미국에서는 이미 엔트레스토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1차 사용을 권고하는 상황이었는데, 한국의 경우 올해 7월부터 엔트레스토가1차 치료제로 사용 가능하도록 급여 기준이 변경됐다. 전방위적인 활용이 늘어난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 역시 가이드라인 개정이 있었고 엔트레스토를 강력히 권고한 것으로 안다. 급여 확대까지 이뤄졌다고 하니, 한국 환자들을 위한 치료에 매우 큰 진전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엔트레스토의 활용을 권장하는덴 많은 이유가 있다. 절반 이상이 ACE억제제나 엔트레스토를 사용한 적이 없는 급성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PIONEER HF)에서 엔트레스토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률과 사망률을 개선했다. 이외에도 여러 개의 리얼월드(RWD) 연구도 진행됐는데, 여기에서도 사망률 개선 효과 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에 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던, 즉 나이브(naive)한 환자들에게 장기적인 경과 개선을 위해 1차요법으로 엔트레스토 처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뿐만 아니라, 보건의료 관련 재정 측면에서도 ACE억제제나 ARB를 사용하는 것보다 엔트레스토를 사용하는 것이 의료비 측면에서 더 저렴하다는 연구들도 나오고 있다.

-다만 한국은 아직까지 심부전 치료에서 새로운 약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기존 치료방식을 유지하는 다소 보수적인 처방을 고수하는 성향도 있다.

=그것은 비단 한국 만의 문제는 아니다. 처방을 새롭게 바꾸는 것에 있어서는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병을 치료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기존 치료방식을 변경하는 것에 대해 부담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의사로서 새로운 변화에 대한 우려와 환자의 건강 중 어떤 점이 더 중요한 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 엔트레스토의 경우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 환자는 물론 수천,수만명의 전세계 환자들을 통해 임상을 진행하면서 다른 어떤 약제보다 많은 연구를 통해 근거를 확보했다. PARADIGM-HF와 같은 연구에는 아시아 환자들이 1500명 포함돼 있고, 그중 한국, 중국, 홍콩 등 동아시아 국가 환자들이 600명 가량 포함됐다.

또한 엔트레스토의 저혈압 발생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이는 사실 약이 효과를 잘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오히려 치료를 제대로 안 하거나 다른 약제를 사용할 때 나타나는 신장 기능의 저하나 고칼륨혈증(hypercalemia) 등은 덜 나타나기 때문에 안전성 면에서도 엔트레스토의 이점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와 관리를 제공하기 위해 의사들이 두려움을 좀 더 적극적으로 극복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엔트레스토도 있지만 현재 만성 심부전 환자 치료에는 ARNI와 함께 베타차단제, MRA, SGLT-2억제제 등 네 가지 계열의 약제를 주축으로 병용해 사용하는 일명 '4-pillars' 전략을 표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들 약제를 환자의 상태에 따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심부전은 박출률과 BNP, NT-proBNP 등의 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이것들 만으로 심부전이라고 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렵다. 사실 심부전은 하나의 분명한 질환이라고 정의하기 보단 다양한 증상들의 조합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심부전이 의심되는 환자가 있다면 지표와 관계없이 ARNI, MRA, SGLT-2억제제와 같은 약제들을 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박출률 계수 등이 하나의 지표로 활용되기는 하지만 심부전이 워낙 다양한 증상들을 바탕으로 진단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조기 치료를 위해서는 의사들의 창의적인 사고와 경험이 좀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환자에 따라 최소 2개의 약제를 동시에 사용하며 치료를 시작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4개의 약제를 조합해 몇 주 혹은 몇 달 단위로 사용하기도 한다.

실제 처음 시작하는 초기 조합이 무엇이냐는 각 환자별 특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환자에 대해 잘 아는 게 매우 중요하다. 가령 저혈압이 좀 우려되는 환자는 엔트레스토를 썼으면 그 다음에는 저혈압 관련 우려가 없는 MRA를 같이 써볼 수 있습니다. 그 두 가지를 같이 쓰면 신기능에 그다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도 측정 수치가 좀 달라지는 상황도 발생하기 때문에 SGLT-2억제제와 엔트레스토를 함께 쓰는 경우도 있다. 의사의 판단에 따른 조합이 중요하다.

-앞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약물이 있는가?

=현재 여러가지 심부전 치료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개발 과정에서 심부전을 타깃으로 개발된 약제들이 아니다. ACE억제제, ARB 등은 고혈압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이었고 베타차단제의 경우 협심증 치료제로, SGLT-2억제제는 당뇨병 치료를 개발됐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심부전을 타깃해 개발되는 제품이 있어 기대를 하고 있다. 다만 현재 이슈가 있어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다. 지금 개발이 어느 정도 추진된 상태로 향후 구체적인 연구가 진행될 듯 하다.

유전자 치료나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사실 그동안 심부전에선 막연한 '미래의 치료제'였다. 하지만 이젠 현실의 치료제로 나타날 날이 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덧붙여서 비대성(비후성) 심근증치료제로 '아피캄텐(aficamten)'과 '마바캄텐(mavacamten)'이라는 치료제도 관심을 갖고 있다. 앞으로 어떤 치료제가 개발돼 심부전 치료에 활용될 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더 많은 발전이 있었으면 한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