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지혜 절실한 밸리데이션
- 박찬하
- 2007-07-11 06: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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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보증의 척도인 밸리데이션 의무시행을 앞두고 이미 실시한 밸리데이션 자료의 인정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식약청이 이를 인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현재 입안예고 중인 고시 규정에 완전히 일치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업계 입장에서는 밸리데이션 규정이 없었을 당시 GMP 차등평가를 도입하며 이미 밸리데이션 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는데, 뒤늦게 관련규정을 만들고 이 규정에 맞지 않으면 기 실시 자료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대로 식약청은 "명시된 공정을 하나라도 누락했을 경우에는, 밸리데이션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는 입장을 현재까지 고수하고 있다.
문제는 밸리데이션의 대강을 규정해놓은 관련 고시의 특성상 고시와의 적합성 여부를 판단하는 시각에 식약청과 업계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기존 밸리데이션 자료가 고시에 적합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식약청측이 유보적 입장을 보인 것 역시 이같은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식약청이 고시 규정에 완전히 일치하는지, 하나라도 빼 먹은 공정이 있는지를 꼼꼼히 따지는 실태파악에 착수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어림잡아 100품목 넘게 실시해놓은 밸리데이션 자료를 인정받지 못할 상황에 처한 업계도 억울하겠지만, 규정이라는 틀 속에서 업무를 진행해야하는 식약청도 운신의 폭을 마음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곤란한 상황이다.
"기 실시 자료를 인정한다"는 부칙규정을 신설하는 간단한(?) 문제에는 여러가지 까다로운 사연들이 얽혀 있다. 100여 품목 중에서도 옥석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는 꼭 식약청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품어봄직한 의문이다.
그렇다고 GMP 선진화 과도기에 선 제약업체들에 무조건적인 손실을 감수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식약청 속내를 정확히 읽어낼 순 없지만, 이번 실태조사는 이런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옥석도 가리고 아우성치는 업계의 실태도 정확히 파악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제도 도입기에는 늘 진통이 있을 수 밖에 없지만, 진통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은 결국 공무원들의 몫이다. 선진국은 다 한다는 '밸리데이션' 도입, 식약청이 이번 실태조사로 솔로몬의 지혜를 찾아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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