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5 22:50:30 기준
  • AI
  • 성분명
  • 감사
  • GC
  • #염
  • #급여
  • 임상
  • #제약
  • #등재

백혈병 최고 권위자가 슈퍼글리벡 급여 '제동'

  • 최은택
  • 2008-01-08 06:53:29
  • 가톨릭의대 김동욱 교수 "보험 수백억대 추가지출 우려"

가톨릭의대 김동욱 교수.
"흉막삼출 부작용 심각…급여 유보해야"

국내 만성백혈병 치료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가톨릭의대 김동욱(47) 교수가 차세대 백혈병치료제인 BMS의 ‘#스프라이셀’에 대한 보험등재를 유보해야 한다고 제동을 걸고 나섰다.

김 교수의 주장은 특히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스프라이셀’ 임상을 직접 수행한 임상 전문가의 목소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또 ‘스프라이셀’이 7개월여 만에 급여판정된 것은 비전문가들이 비용효과성을 졸속 심의한 결과로 의심된다면서,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측면 공격했다.

김 교수가 이 같이 ‘스프라이셀’의 급여적용에 문제를 제기한 데는 폐에 물이 차는 ‘흉막삼출’ 부작용 때문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국내에서 ‘글리벡’ 내성환자 66명을 대상으로 등록임상을 진행한 결과, 이중 38%에서 ‘흉막삼출’ 부작용이 발현됐다.

같은 부작용을 경험한 환자들의 평균 발현건수는 1.7회이며, 한 환자의 경우 2년여 동안 4번이나 '흉막삼출'로 별도 치료를 받아야 했다.

문제는 이 부작용이 생기면 약물 복용을 일시 중단했다가 치료 후 재투여해야 하는데, 이 때 투약용량을 줄여나가야 하고 이는 혈소판수치 감소 등 다른 부작용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임상환자 38%서 폐에 물차는 부작용 발현"

그러나 김 교수가 ‘스프라이셀’의 급여등재 유보를 주장하는 것은 비단 이 것 때문만은 아니다. ‘글리벡’ 내성환자에 다른 치료대안이 없다면 ‘스프라이셀’를 선택하고 급여화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임상 현장에는 ‘스프라이셀’ 외에도 국내 시판허가된 노바티스의 ‘태시그나’, 2상 임상중인 와이어스의 ‘보스티닙’(성분명) 등 두 개 약물이 더 있다.

또 일본의 한 제약사가 개발한 차세대 백혈병치료제 ‘INN0406'과 일양약품의 다른 후보약물도 올해 중 임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스프라이셀’을 대체할 수 있는 약물이 네 개나 되고, ‘글리벡’ 내성환자들에게 기투여되고 있는 상황에서 급여화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실제로 ‘스프라이셀’은 23개 임상시험센터에서, 또 ‘태시그나’는 7개 임상시험센터에서 EAP 프로그램을 통해 내성환자들에게 무상 공급 중이다.

와이어스의 ‘보스티닙’ 역시 성모병원에서 21명이 등록한 2상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김 교수는 “현재까지의 임상결과를 보면, 다른 약물들은 효과면에서는 스프라이셀에 비해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흉막삼출’ 같은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급여판정과 약가협상 시 이런 점들이 고려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급여평가위 사실상 비전문가, 졸속심의 의심"

김 교수는 특히 현 상황에서 ‘스프라이셀’에 대한 급여등재를 서두른다면, 높은 보험상한가로 보험재정과 환자들의 부담만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글리벡’의 한달치 약값은 270만원 정도인데 BMS가 요구하고 있는 가격은 두배에 가까운 450만원 수준이고, 이는 후속 약물의 가격산정에도 그대로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럴 경우 연간 100억~200억원 가량의 보험재정이 추가로 소요될 수 있다면서, 이 돈을 아껴 3개월마다 10여만원씩 환자들이 자부담하는 유전자검사를 급여화 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불가피하게 스프라이셀을 등재시켜야 한다면, 글리벡 약값과 비슷한 수준에서 논의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며 “부작용이 큰 약물의 효과만을 보고 높은 가격을 주는 것은 넌센스”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스프라이셀’에 대해 급여결정을 내린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위원회)에 대해서도 시위를 겨눴다.

위원회에 참여하는 위원이나 심평원 내 자문을 맡고 있는 다른 의사들은 고형암 전문가들이거나 혈액암 전문가조차 ‘글리벡’ 관련 약물을 사용한 경험이 거의 없다는 것.

김 교수는 “전공분야가 아니면 임상의들조차 다른 치료영역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면서 “이런 경우 외부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당연한데, 모든 질환, 모든 약에 대한 심의와 의사결정을 하려 한 시도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스프라이셀 급여결정은 관련 서류가 미비한 상태에서 졸속 심의가 이뤄졌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BMS "부작용 정도가 생존가치 앞설 수 없어"

김동욱 교수는 누구?

가톨릭의대 출신인 김동욱 교수는 국내 백혈병치료 분야 최고 석학 중 하나로 손 꼽힌다.

현재는 가톨릭의대 여의도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와 가톨릭의과학연구원 분자유전학연구소 소장을 겸하고 있다.

김 교수는 타인간 골수이식을 국내 최초로 성공시키는 등 그동안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 왔다.

또 임상연구에도 공을 세워 백혈병 관련 다국가 임상에서 세계를 대표하는 임상센터 중 하나를 진두 지휘 하고 있다.

김 교수는 특히 꿈의 신약으로 불리는 ‘글리벡’을 한국에 처음 소개한 장본인이다.

지난 2001년 당시는 노바티스 한국법인에서조차 이 약물을 잘 알지 못했을 정도로 앞선 선택이었다.

김 교수는 또 논란이 된 ‘스프라이셀’과도 인연이 깊다. BMS가 지정한 전 세계 다섯개 센터 중 하나를 맡아 임상에 참여했던 것.

김 교수는 ‘스프라이셀’ 외에도 차세대 백혈병치료제인 노바티스의 ‘태시그나’와 와이어스의 ‘보스티닙’ 국내 임상도 진행했다.

또 올해 착수될 예정인 일본 제약사와 일양약품의 슈퍼글리벡 국내 임상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글리벡'부터 포스트 '글리벡'까지 김 교수의 손을 거치지 않은 약물이 없는 셈이다.

김 교수는 이날 기자와 만나 “환자를 위한 의사의 학문적 양심 때문에 무분별한 스프라이셀 급여화를 그냥 지켜볼 수 없었다”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 BMS측은 “만성골수성백혈병의 치료 목적이 사망률 감소와 생존기간 연장임을 고려할 때, 치료제의 가치를 평가함에 있어 부작용의 정도가 생존이라는 가치를 앞설 수 없음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회사 측은 이어 ‘흉막삼출’의 경우도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으며, 전문의의 적절한 치료로 증상개선이 가능한 이상반응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다만 “스프라이셀 임상에 참여했던 김동욱 교수의 환자들 또한 MD Anderson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처럼 비교적 질병이 진행된 경우였기 때문에 흉막삼출 비율이 전체적으로 높은 편이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스프라이셀은 효과 측면에서 기존의 글리벡 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올 다른 신약들보다 훨씬 우수한 약물로, 글리벡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글리벡 용량증량과 스프라이셀 비교임상에서 이미 입증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이와 함께 “미국 본사에서 만성기 CML 환자들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국가 임상을 토대로 최적용량을 찾아 이미 용법용량을 변경했고, 국내에서도 적절한 절차에 따라 적극 반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심각한 수준의 ‘흉막삼출’은 2% 정도에 불과하고, 모든 이상반응으로 인한 약물투여 중단비율도 전체환자의 6%에서 3~4%수준까지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약가협상, '글리벡' 600mg 수준 결론날듯

한편 김 교수의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스프라이셀’ 약가협상은 오는 14일까지 종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김 교수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지만, 스프라이셀은 급여목록에 대체약제가 없는 필수약제이기 때문에 급여적용을 유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비교약제가 ‘글리벡’으로 제한돼 있고, 내성환자에 대한 ‘글리벡’ 하루 투여용량이 600~800mg을 넘나드는 점을 감안하면 ‘스프라이셀’ 가격을 글리벡 600mg 수준으로 요구하고 있는 BMS의 주장은 수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건강보험공단 다른 관계자는 그러나 "BMS 요구가와 공단 협상가간 차이가 커 막바지 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며, 협상결렬 가능성을 강력 시사했다.

이럴 경우 필수약제로 분류된 '스프라이셀'은 조정위원회에 회부된 1호 약물이 된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