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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수 많은 지정기탁제

  • 데일리팜
  • 2008-02-14 06:45:15

의약품 유통의 투명거래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가 되는 이른바 ‘#지정기탁제’가 빠르면 이달 안에 시행에 들어간다고 하니 자못 주목거리다. 이 제도의 기대효과는 개별 제약사들이 의료계의 각종 행사나 학회 등에 후원금이나 발전기금 및 기부금 등을 독자적으로 하지 못하도록 원천 금지하는데 있다. 이른바 사전에 정해진 공개적 루트를 통해 제3자 지정방식으로 기탁하는 방식만이 가능하다. 지원받는 쪽도 이 자금을 쓰기 위해서는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야 하니 의약품 거래와 관련된 불공정행위를 줄이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가 되기는 한다. 사실 혁신적 방안이다.

빠르면 이달 26일께 제약협회가 사인을 한다.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이후 협회 소속 제약사들은 양해각서를 체결한 ‘한국의학원’과 ‘한국의학학술지원재단’만을 경유해 후원금이나 기부금을 전달해야 한다. 개별지원을 할 필요가 없게 됐으니 회원 제약사들은 비용절약과 부담경감의 혜택을 누릴 수는 있다고 본다. 물론 대부분 국내사들이다. 하지만 시행이후 지정기탁 수준이 정말 ‘푼돈’ 수준일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오히려 걱정이다. 외자사들과 참 대비가 될 것이다. 나아가 있으나 마나한 제도로 전락해 버리면 심히 더 걱정이다. 국내제약사들의 위상만 곤두박질친다.

그래서 순서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바로 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의 반응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정기탁제는 KRPIA와 사전에 충분한 교감을 갖고 반드시 양 단체 합의를 전제로 추진했어야 할 사안이다. 그만큼 지정기탁제의 성공여부는 외자제약사들의 적극적인 참여여부가 성공의 관건이다. 제약협회는 이를 간과하거나 그 중요성에 대해 별 무게를 두고 있지 않는 듯 해 보인다.

물론 출발이 중요하고 발걸음을 떼는 것에 의미가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지정기탁제는 깃발만 들어서는 안되는 이유가 분명하다. 국내제약사들만 영업환경을 악화시킬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또한 특별한 성과도 없이 괜한 발목만 잡힐 쪽은 국내 제약사들이 될 여지도 많기에 그런 뒷감당을 생각지 않고 출발에만 의미를 둬서는 안 된다.

이를 반영하듯 KRPIA 고위 관계자는 지정기탁제와 관련해 제약협회와 논의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근 열린 ‘한국제약산업과 윤리경영 세미나’에서 이 관계자는 제약협회 의약품유통위원회의 합의발언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반색하면서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전문지를 통해 들은 내용이 다라고까지 덧붙였다. 도대체 어찌된 영문인가. 어느 쪽이 거짓말을 하든지 아니면 말을 바꿨든지 사실 우리는 관심이 없다. 분명한 것은 합의가 안됐다는 것이다. 어렵더라도 선 합의를 통해 가야하는데 시행 로드맵이 먼저 터져 나온 것은 잘못이다.

취지가 좋고 공정위의 협조도 받아냈으니 시행하면 따라올 것이라는 생각은 그야말로 철부지 같은 생각이다. 따라오지 않을 수 없다는 식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외자제약사들의 다양한 의료계 지원활동과 그 노하우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그것이 상당부분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은 국내 제약사들에게는 선망과 시기의 대상이기까지 하다. 그것을 포기하면서까지 지정기탁제에 동참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용기가 참 가상하다.

그렇지 않아도 외자제약사들은 국내업체들의 음성적 뒷거래에 대해 대단히 심드렁하다. 이 부분을 놓고 정부에 늘 공격적이다. 박차고 나가 독립 단체를 만들고 별도의 공정경쟁규약까지 운영하고 있는 마당을 애써 간과하려는 것인가. 제약협회가 KRPIA에 소리를 칠 처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정을 하고 협상을 해야 한다. 다른 대안은 없다. 지정기탁제가 기대되는 아이디어라는 것에는 공감하기에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어렵더라도 반드시 외자사들과 함께 가야 한다. 제약협회는 협상과정에서 필요하다면 KRPIA에 내줄 것을 찾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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