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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동업 9년째, 이젠 가족 같아요"

  • 한승우
  • 2008-03-03 06:45:28
  • 21세기약국 대표 황향순·김미애 약사

초등학교 시절 처음 만나 중·고등학교 단짝친구로 지내다가 각기 다른 약대를 졸업한 뒤, 함께 약국을 9년째 경영하고 있다면?

이는 강원도 춘천시 21세기약국의 황향순 약사와 김미애 약사의 오래된 인연 이야기다.

30년이 넘은 두 사람의 독특한 인연 이야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부부가 사는 느낌과 꼭 같다”고 황 약사와 김 약사, 동시에 입을 모은다.

서로 다른 가정환경과 성격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나 알콩달콩하게 삶을 꾸려나가기도 하지만, 소소한 갈등으로 언쟁을 벌이기도 하는 부부의 모습이 자신들과 꼭 닮았다는 것이다.

숙명약대를 졸업한 황 약사와 강원약대를 졸업한 김 약사가 춘천 후평동에 약국을 함께 경영하기로 결정한 것은 지난 1999년.

의약분업과 약국 입지적 조건이 맞물리면서 21세기약국은 춘천에서도 소문난 ‘잘되는 약국’이됐다.

하지만, 지금의 약국을 일구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는 것이 두 약사의 말. 대표 약사가 여자이다보니, 짖궂은 환자들로부터 모욕을 당하는 일도, 또 언성을 높이는 일도 많았다고 했다.

또, 근무약사를 관리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특히, 남자 근무약사들이 오래 버티지를 못했단다.

두 약사는 자신들의 등살 때문이라고 웃으며 말했지만, 장시간 한 공간에서 일해야 하는 약국업무 특성상 남자약사가 버티기 힘든 말하기 어려운 속내가 있는 듯 했다.

김 약사와 황 약사의 성격차이도 소소한 갈등의 불씨가 됐다. 김 약사가 직선적이고 화통한 성격이라면, 황 약사는 섬세하고 감성적인 성격의 소유자.

이런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동력은 어린 시절부터 다져 놓은 두툼한 우정이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두 약사가 ‘약국을 바라보는 방향성이 동일했다’는 점이다.

황 약사는 “서로 다른 사람끼리 만나 하나의 목표를 갖고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약국경영에 대한 방향성이 서로 같다보니, 함께 있어서 긍정적인 면만을 보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약사도 “9년동안 함께 약국을 하면서 사소한 일로 상처받고 갈등을 빚은 일도 있었지만, 같은 약사로서 약국을 어떻게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원칙이 서로 같다보니 의지할 수 있는 부분이 더 컸던 것 같다”고 술회했다.

앞으로도 계속 동업을 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짧은 순간 두 여약사의 눈빛이 마주친다. 그리고는 슬며시 눈웃음을 짓는다. 약간의 침묵. 황 약사가 말을 잇는다.

“사람 사는 일이란게 단정을 지을수가 있나요. 그래도 어릴적부터 함께해온 친구를 같은 공간에서 바라보고 또, 우리 미래를 함께 설계할 수 있다는게 감사할 따름이에요.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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