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선율로 약국 스트레스 날려요"
- 한승우·김판용
- 2008-04-28 06:4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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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석락 약사(산호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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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 없었으면 무슨 재미로 살았을까 싶어요. 약국해서 떼돈 버는 것도 아닌데.."
서울 영등포구에서 산호약국을 운영하는 우석락 약사(54).
요즘 그는 색소폰 연주 삼매경에 푹 빠져 있다. 색소폰 특유의 부드러운 음색이 집안 공기를 가득 채우면 마음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단다.
우 약사가 색소폰을 처음 시작한 것은 선화예술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딸 연지(16)와 새끼 손가락을 걸고 한 소박한 약속 때문이었다.
피아노를 전공하고 있는 연지가 훗날 독주회를 열 때, 아버지와 화음을 맞춰 색다른 막간 공연을 선보이자고 한 약속이 바로 그 것.
"우리 딸 독주회 때 피아노 연주만 쭉 나오면 지루해하지 않을까요? 그 때 딸 녀석과 호흡을 맞춰 연주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그게 제 소박한 꿈입니다."
우 약사의 막내 딸 연준(11)이는 성악에 재능을 보이고 있다. 두 딸과 아버지가 모두 음악에 관심이 많다 보니 작년에는 구약사회가 주최한 ‘가족 음악회’에 참여해 관심을 모이기도 했다.
큰 딸은 피아노, 아버지가 색소폰을 연주하고 막내 딸이 노래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동료 약사들의 부러운 시선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고 우 약사는 말한다.
우 약사는 매일 한 시간씩 집안에 마련한 딸 아이의 방음실에서 색소폰과 씨름한다.
엄청남 폐활량과 복식 호흡을 요하는 악기인지라 한 시간씩 연습하고 나면 머리가 어질어질할 정도로 운동이 된다고 한다.
"한 시간씩 불고 나면 머리가 어질어질하죠. 그래도 빠지지 않고 해요. 악기는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악기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건강관리도 할 수 있게 되더군요."
두 딸의 '아빠 멋쟁이야'란 말 한마디에 하루 피로가 싹 가신다는 우 약사.
그에게 악기를 배우고자 하는 동료 또는 후배 약사들에게 한마디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명쾌한 답변이 돌아온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서두르지 말고, 중단하지 마라."
자신만의 세계로 들어가 또다른 세상을 바라보는 일인 만큼, 남들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쉽사리 연주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초조해 하지 말고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시간을 내 악기를 가까이 하라고 했다.
약국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음악을 통해 더 큰 세상을 넘나들고 있고 말하는 그의 환한 얼굴에는 '평안'이란 단어가 큼지막하게 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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