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2 06:02:30 기준
  • #제품
  • 약국 약사
  • 허가
  • #제약
  • 글로벌
  • 의약품
  • #염
  • GC
  • 유통
  • AI

치료제 전무한 인간광우병 공포

  • 데일리팜
  • 2008-05-06 06:45:34

#광우병(BSE) 논란이 거의 전쟁수준이다. 이로 인한 ‘#인간광우병’(변종 크로이츠-야곱병,vCJD)에 대한 공포가 전 국민을 극도의 불안에 떨게 하고 있지만 이를 해소할 명쾌한 그 무엇이 아직은 없다. 미국 소를 전면 개방수준으로 문을 연 정부를 국민들이 온통 불신하는 것이 원인의 단초지만 궁극적으로 보면 의학·약학적 관점에서 확실한 치료기술이나 치료제가 없다는 것이 근본문제의 기저다. 그 같은 불안의 핵심 이유에 또한 ‘잠복기간’이라는 것이 자리한다. 광우병은 평균 4~8년에 최장 8년이라고 하지만 사망률 100%인 #vCJD의 잠복기간은 통상 10년 안팎에 최대 30년 이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인류에게 닥칠 가까운 미래의 대재앙을 추측만 해야 하니 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고, 거기다 치료제나 치료방법이 전무하니 불안과 공포를 떨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정부가 그 어떤 이유를 제시한다 해도 ‘미래에 일어날 무차별적 불치의 질병’이라는 이유 때문에 국민적 불안은 가라앉을 수 없다는 것이다.

괴담 수준의 광우병 논란은 향후 vCJD 전염을 피하기 어렵다는 인간의 파멸론에까지 이르렀다. 한국은 그 위험한 문을 열고 있다는 것이 또한 괴담의 하이라이트다. 물론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지만 그 우려를 전혀 도외시할 수도 없는 이유에는 원인물질인 ‘변형 프리온’의 온전한 제거불능, 파괴적인 전염성, 100%에 이르는 치사율 등에 있다. 그럼에도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는 이상하리만치 적극적이지 않다. 도무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국내에서라도 먼저 의료계와 약학계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 광우병과 vCJD에 대한 지금까지의 국제적인 연구결과를 종합하고 광범위한 추가 연구를 위한 컨소시움이 시급히 구성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국가다. 일사천리로 진행된 ‘검역주권 열어주기’의 대표적 국가가 됐다. 그래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국내 관련학자들이 먼저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점이다. 이를 기반으로 정부차원에서 한·미간 공동 연구그룹이나 국제 공동연구가 수행되는 것으로 확산되는 기폭제가 됐으면 싶다. 연구의 핵심은 10년 후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vCJD 대재앙을 막을 백신이나 치료의약품 개발에 둬야 한다. 그 치료제는 반드시 공공성을 담보해야 한다. 벌써부터 국제적으로 보면 광우병 논란은 공공성 보다는 무역과 경제논리가 최우선이 되다 보니 생명논리는 뒤로 철저하게 밀렸다. 여기에 정치적인 힘의 파워게임이 가세해 vCJD로 인한 재앙을 막을 대책마련에는 저마다 한발씩 물러나 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닐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정치·경제 논리에 앞장서 빠져들었다. 학자들이라도 먼저 나서지 않으면 안 될 이유인 것이다.

여전히 생명 보다 경제논리가 우선시 되고 있다는 증거는 광우병 발생지역인 유럽을 보면 안다. 유럽지역에서 2003년 후로 광우병이 급속히 감소했다고 하지만 절대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유럽의 학자들이 그것을 이미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80년대 영국의 광우병 발생률에 근거해 머지않은 장래에 영국에서만 1만4천명의 vCJD 환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 그 반증이다. 영국은 2억 파운드나 들여 수술 장비를 일제히 소독 조치하기도 했다. 수혈과 수술 장비 등은 vCJD의 쉬운 감염통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 이후 다른 특별한 조치들이 별반 보이지 않는다. 안일함에 빠진 것인지, 간과하는 것인지, 묻어두기 위한 것인지 매우 불안한 침묵이다. vCJD는 일단 번지기 시작하면 전 세계적인 확산이 걷잡을 수 없게 되고 그들 전부가 사망에 이르게 된다. 우리가 이에 한 몫 끼어든다면 실로 끔찍한 일이다.

또 하나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 있다. 주지하다시피 소는 의약품과 화장품 등의 원료로 폭넓게 사용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0년 광우병 위험지역에서 자란 소가 백신의 원료로 사용되면서 큰 충격을 준 일이 있다. 소 혈청은 생물학적 제제의 원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소의 태반도 화장품 원료로 사용된다. 광우병 위험지역에서 만들어진 소 유래 원료의 의약품과 화장품에 대한 기준을 분명히 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야 함에도 정부는 여전히 어중간한 태도다. 의약품의 경우 식약청은 미감염증명서만 첨부하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원천적인 미국산 원료 수입금지와 원료사용 배제 등에 대한 기준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광우병은 발원지 영국에서만 18만3천여 건이 발생했고 인근 아일랜드, 프랑스, 포루투칼 등에서도 1천여 건 안팎이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 잠복기를 감안하면 vCJD 공포의 그늘은 엄연히 현재 진행형이다. 영국에서만 vCJD가 이미 165건이나 나왔고 유럽 각국에서 그런 발병현상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 그 진행상황을 뒷받침 한다.

이런 와중에 광우병 분야 국내 최고의 전문가가 돌연 출국하는 의아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 가장 전면에 나서서 광우병 대책을 마련하는 핵심이 되어야 할 전문가의 미묘한 행적은 국민을 더욱더 불안에 떨게 한다. 한·미간 정치·경제적 논리가 관여돼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그래서 의료계나 약학계의 역할이 중요하다. 제약, 화장품, 식품 등의 관련 업계에서는 전문가들의 학술 컨소시엄 구성에 직·간접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당장은 예방적 개념의 자발적인 원료 선별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겠으나 궁극적으로는 백신과 치료의약품 개발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