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피토 제네릭 시장과 미꾸라지
- 천승현
- 2008-06-04 06:4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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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최대 1000억원대 규모가 예상되는 리피토 제네릭 시장이 마침내 열렸다. 동아, 한미, 대웅, 유한, 동화 등 대형제약사 5곳이 스타트를 끊은 것.
뿐만 아니라 이달 중으로 이미 허가를 받은 나머지 제약사들도 속속 리피토 제네릭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리피토 제네릭 시장은 지난 2004년 열렸던 노바스크 개량신약 시장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받을 정도로 소위 ‘황금 어장’으로 불린다.
비록 리피토가 출시된지 오래됐지만 아직까지도 매출 상승곡선을 이어갈 정도로 시장 전망은 밝기 때문.
이러한 이유로 시장 참여가 예상되는 국내사만 100여곳 이상으로 추정될 정도로 유례없는 치열한 전쟁이 예상되며 리피토 제네릭 시장이 각 제약사들의 영업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다.
때문에 실제로 국내사들이 리피토 제네릭 시장에 임하는 자세는 그 어느 때보다도 비장하다.
실제로 그동안 제네릭 선두주자에 번번이 고배를 들었던 대형제약사의 경우 이번만큼은 실추된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며 서너달 전부터 강력한 마케팅 전략에 나서기도 했다.
출시 과정에서도 서로간의 눈치경쟁은 극에 달했다.
아직 특허소송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발매를 강행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는 이유로 출시 여부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다 1일 약가가 등재되자마자 시장에 뛰어든 것.
제네릭 시장 특성상 하루라도 시장에 먼저 진입하는 것이 곧 경쟁력이 되기 때문에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발매를 강행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형제약사는 시장 진입을 포기하며 타 제약사에 판권을 넘기기도 했으며 출시가 한 발 늦어진 또 다른 제약사에서는 벌써부터 리피토 제네릭 시장은 포기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시장 경쟁은 이미 과열양상을 띤지 오래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은 제 살 깎아먹기 경쟁으로 인한 피해는 제약업계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다.
노바스크 개량신약부터 플라빅스 제네릭까지 국내사들은 PMS를 적극적인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다 지난해 공정위로부터 된서리를 맞기도 했다. 부작용을 파악하는 신성한 임상시험을 마케팅 도구로 악용하는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오명을 쓴 것.
이번 리피토 제네릭의 경우 PMS를 이용한 영업전략은 사라졌지만 경쟁이 치열한만큼 불법 리베이트의 수위는 도를 넘어설 정도로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영업 전략이 감지되고 있다.
마치 예전에는 한두 마리의 미꾸라지가 물을 흐렸지만 지금은 모두가 미꾸라지가 되어 흙탕물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물론 같은 제품, 같은 가격의 제품이기 때문에 제약사들이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또 다시 이러한 불법 관행을 반복하면 결과적으로 국내 제약업계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국내 제약업계는 현재 연이은 약가인하 정책, 한미 FTA 등을 맞아 하루가 멀다하고 힘든 상황을 호소하고 있다.
그렇지만 영업 현장에서 풍성한 돈 잔치를 펼치며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다닌다면 설득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 제약업계는 지난해부터 투명경영을 유행가처럼 노래부르고 다닌다. 또한 투명경영을 실행하고 있음에도 의약사들이 적극적인 협조를 보이지 않다고 불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어떠한가. 더 이상 남 탓을 하기보다는 이제는 스스로를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때다. 과열경쟁, 불법 리베이트, 이젠 그만할 때도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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