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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키우는 제약사들

  • 데일리팜
  • 2008-10-01 06:30:33

제약사들이 힘겹게 위기의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그 끝이 보이질 않자 장단기 대응 시나리오를 짜기에 분주하다. 위험을 대비하는 긍정적인 모습이지만 일부 회사들은 주도면밀한 대책 없이 눈앞의 위기타개만을 위해 오히려 위태로운 역주행 행보를 하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그것도 내로라하는 상위권 제약사들이다. 일부 업체가 무리하게 싹쓸이 영업전략을 채택하면서 밀어내기에 나서는 것은 자제돼야 한다. 얼마나 심했으면 지나간 자리에는 낙엽만 떨어진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 그동안 그런 행보를 하지 않았던 업체들이 나서고 있으니 우려가 더 크다.

퍼주기 영업에 위기의식을 느낀 경쟁 제약사들이 맞대응을 할 기세다. 결국 사태가 악화되면 위기의 한 정점에서 누구도 생존 불가능한 복마전 양상의 싸움으로 확전될 수밖에 없다. 제약사들은 당장 정부의 ‘실시간 통제 시스템’에 온전히 들어가기 직전인데도 이를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나 홀로 생존기법이다. 오는 18일부터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가 명실상부하게 본 가동을 하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제약사나 도매상 등은 보험급여의약품 뿐만이 아니 비급여 의약품 전부의 세세한 공급현황을 정보센터에 보고해야 한다. 그것도 매달이다. 마약과 향정약 등까지 포함해 완제의약품이면 모두가 정부의 시야에 적나라하게 잡힌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제약사들이 지나치게 무리수를 둔다면 언젠가 터질 시한폭탄을 자청해서 싸 짊어지고 가는 셈이다.

정보센터는 최근 또 하나의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의약품 #바코드를 위반하면 내년부터는 절대 봐주지 않겠다는 으름장을 예사롭게 보면 안 된다. 판매업무 정지 행정처분은 기간의 유무를 떠나 해당품목에는 치명적 타격이다. 정보센터는 지난 3월에 이미 바코드 실태조사를 했었지만 11월에 또 한차례 실태조사에 나선다고 했다. 결코 적당히 하지 않겠다는 선전포고 아닌가. 바코드 미부착이나 미등록 바코드 부착 등 오류율이 42.2%에 달한다고 하면서 날린 경고이기에 제약사들은 새김질해야 한다. 읍소하고 하소연 할 기간이 모두 지났다는 것이다. 의약품 실명제로 비유되는 바코드제의 가동과 공급내역의 월단위 보고 시스템은 허위보고가 실시간으로 통제되고, 따라서 이를 용납지 않는 정밀한 크로스 체킹 시스템이다. 퍼주기나나 밀어내기 등의 여지가 원천 봉쇄된다는 얘기다. 리베이트나 백마진 영업이 곧 한계에 봉착할 상황이 뻔한데도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역주행을 하는 것이 정상으로 보일 리 만무하다.

국내 제약사들의 인력구조를 보면 사실 사생결단하는 인해전술처럼 보인다. 상위제약사 대부분의 영업인력 구성비는 40~60%를 차지한다. 그중에서도 의원 영업인력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곳이 많다. 그야말로 인력을 동원한 싸움이다. 이런 상황은 업체 간의 과당경쟁을 불가피하게 촉발시키고 제품력 보다는 뒷거래 힘에 자꾸만 빠져들게 하는 중독성 마약과도 같다. 그나마 1위업체인 동아제약의 영업인력 비중이 20%대에 있고 의원급 비중도 40%대인 것이 눈에 띨 뿐이다.

최소한의 영업인력을 어떻게 끌어가느냐 하는 전략이 제약사들의 생사를 가늠할 미래 잣대가 될 것이 틀림없다. 따라서 지금은 외형을 감수하고 연구·개발이나 특허 및 임상 등에 우수두뇌를 유치하는 전략을 위기대응 시나리오의 첫 번째에 과제로 올려야 한다. 해외유학을 무수히 보내는 인도나 중국 등의 우수인력이 그 참고대상이다. 최근 한 상위권 제약사가 중국 현지인 미국유학파 두뇌들을 전격 영업한 것은 좋은 선례다. 이들 인력은 영입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데 비해 신약 선진국들의 핵심기술들을 자연스럽게 이전받는 기회를 포착하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전략이 위기대응 시나리오의 두 번째 과제에 반드시 올라가야 한다.

정부가 뉴욕, 북경, 싱가포르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무역관 내에 ‘의약품 등 수출지원센터’를 최근 개소한 것은 때마침 크게 환영할 일이다. 이 센터에는 보건산업분야 전문가가 해외 주재원으로 상주한다고 하니 해외시장을 넘봐야 할 제약사로써는 너무나 중요하고 필수적인 최소한의 ‘인포메이션’ 창구다. 그래서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아니 센터의 기능이 대폭 확대돼야 한다. 해당국가의 정책이나 제도 및 시장 등의 정보나 컨설팅 업무는 기본이다. 센터는 나아가 제약·바이오기업의 M&A 전략 및 파이낸싱 등의 정보수집 업무까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우수두뇌 인력풀을 갖추고 국내사들과의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

제약사들은 지금 대형 오리지널 제품들의 제네릭 개발에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다. 노바스크와 플라빅스에 이어 최근에는 리피토, 조코, 울트라셋 등에서 국내 제약사들의 블록버스터 이삭줍기 전쟁은 가히 눈물겨울 지경이다. 특허소송을 불사하면서까지 선점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을 보면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래서 중장기적인 파이프라인을 반드시 갖고가는 것을 위기대응 세 번째 시나리오에 반드시 올려야 한다. 그 전단계 작업으로 품목의 과감한 정비를 통한 전열 재정비가 급하다. 잡화상처럼 구색을 갖추고 리베이트나 백마진으로 승부를 내고자 하는 현재의 역주행 행보는 분명히 틀렸다. 그것은 위기 대응 시나리오는 커녕 위기의 구덩이에 빨려 들어가 모두의 공멸을 자초하는 것임을 업체 스스로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자제력과 인내심을 발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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