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등재약 평가, 원칙 세워라
- 박동준
- 2008-11-14 06: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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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제약사들의 이의신청을 반영한 고지혈증 치료제 평가결과를 심의했다.
그 동안 제약계의 끊임없는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기등재약 목록정비 시범사업으로 실시된 고지혈증 치료제 평가결과에 대한 1차 심의가 있은 지 7개월 만에 최종 평가결과에 대한 윤곽이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심의 결과에 대해서는 '건정심만 남았다'는 복지부의 입장을 무색케할 정도로 새로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화이자의 '리피토'로 대표되는 아토르바스타틴계의 약가인하율을 심바스타틴20mg의 가중평균가가 아닌 존재하지 않는 30mg를 별도 산정해 완화시킨 것이다.
이는 약제급여평가위가 화이자측이 근거로 제시한 Rogers 논문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지만 '과학적', '객관적'의 기등재약 목록정비를 추진하겠다는 복지부, 심평원의 입장과는 동떨어진 것이다.
비록 아토르바스타틴10mg의 LDL-C 강하효과가 심바스타틴20mg에 비해 우월하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가상의 심바스타틴30mg를 비교약제의 함량으로 산정한 과학적 근거를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약제급여평가위가 아토르바스타틴10mg에 대응하는 심바스타틴의 함량을 결정하기 위해 '표결'을 진행했다는 사실은 이번 결정이 정치적 판단이라는 사실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준다.
더욱이 심평원은 지난 고지혈증 치료제 평가 토론회를 통해 화이자가 제시한 논문을 감안해 분석을 실시해도 스타틴간의 LDL-C 강하효과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입장까지 밝힌 바 있다.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약제급여평가위의 이번 결정이 과학적이지도, 원칙적이지도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록 고지혈증 치료제 평가가 기등재약 목록정비의 시범사업으로 원칙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더라도 외부의 입김에 정치적 판단을 내리는 기등재약 목록정비를 제약계나 국민이 어디까지 신뢰할 지는 미지수이다.
복지부, 심평원은 기등재약 목록정비가 2006년 과학적이고 근거에 기반한 약가 결정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스스로 추진하겠다고 국민에게 밝힌 약속이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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