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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포시가 철수와 한국 패싱 우려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영국계 글로벌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가 국내서 철수한다. 지난 2013년 국내 허가된 이후 10여년 만이다. 포시가는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로 첫 선을 보였지만 이후 심부전, 신장병 치료로 적응증을 확장해 나가며 국내서 승승장구했다. 포시가는 지난해 매출 550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는 연 매출 500억원을 포기하고 포시가 철수를 선택했다. 단순 공급 중단이 아닌 허가와 급여를 모두 철회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포시가 철수 배경에 약가인하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포시가는 지난해 특허 만료로 인해 약가인하가 예고된 상황이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정부의 약가인하 처분에 불복, 행정소송을 제기해 올해 2월까지 현 약가가 유지된다.

다만 2월 이후 약가 유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730원대인 포시가의 약가는 특허 만료로 약 30% 인하될 수 있다. 여기에 급여기준 확대와 사용량-약가연동 제도로 인해 추가 약가인하 가능성이 있다.

현재 포시가의 한국 약가는 미국의 3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약가가 인하되면 생산성에 큰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포시가는 심부전, 신장병 등으로 적응증이 확장되고 있기에 임상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또 우리나라 약가가 떨어지게 되면 주변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있다. 중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한국 가격을 참고해 회사에 약가인하를 요구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제네릭 출시로 인한 경쟁 과열 등이 철수에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포시가 철수가 어쩌면 글로벌제약사의 한국 패싱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현재도 글로벌제약사들이 동아시아에 진출할 때 한국 진출을 가장 까다로워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혁신신약들이 각종 약가 인하와 보험급여 정책에 묶이면서 글로벌 본사의 입장에서도 한국이 매력적인 시장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단일 국가보험이다 보니 정부 측에서도 재정절감을 위해 여러 노력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이해가 된다. 다만 전 세계에서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글로벌제약사가 한국만 위한 ‘특별 약가’를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나라에는 급여적정성 재평가, 임상재평가, 사용량-약가연동, 해외약가 비교 재평가 등 약가인하를 위한 수단은 즐비하다.

기술이 발전한 만큼 앞으로 지속해서 혁신신약은 만들어질 것이다. 생존율이 낮았던 질환에서 환자가 오래 살기도 하고, 난치성·희귀질환에서도 환자가 완치까지 바라볼 수 있기도 하다. 이런 혁신신약들이 앞으로 국내에 들어오지 못한다면 우리나라 환자가 해외로 원정 치료를 떠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혁신신약에 대한 접근성을 위해서라도 정부와 제약사 간 많은 대화가 성사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방향적인 통보가 아닌 환자의 신약 접근성 향상을 위한 열린 마음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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