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선] 필수의약품 주권확립을 위한 제언
- 노병철
- 2024-01-30 00: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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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 여간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듯이 백신·치료제·대증요법제 등의 개발과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이른바 제약주권 확립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원료의약품 가격 상승 등 생산 환경은 열악해지고 있지만 트윈데믹 등 호흡기 질환이 빈번해짐에 따라 수요와 공급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팬데믹 중 아세트아미노펜 등의 해열진통제 품절에 이어 항생제를 비롯한 각종 감기약과 변비약 등 다양한 치료제 영역으로 폭넓게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위기상황 대처를 위해 정부는 국무조정실, 국방부, 보건복지부 등 9개의 부처와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 5개 보건의약 직능단체를 중심으로 의약품 공급 불안정에 공동 대응을 위해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 협의회를 구성해 국가필수의약품 범부처 통합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식약처는 낮은 수익성 등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의약품 공급이 중단되는 사례를 예방하기 위해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와 함께 2016년부터 국가필수의약품 위탁제조(생산비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식약처가 주관하고 있는 의약품 위탁제조 사업은 국내 대체의약품 여부·위탁제조의 시급성·허가이력·생산시설·기술보유 여부 등을 고려해 의료현장에서 필요한 의약품을 사전 조사 후 위탁제조 후보군을 마련한다. 이후 위탁제조가 필요한 의약품의 우선순위를 정해 해당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위탁제조 참여 업체를 모집해 경제성 분석·자문위원회 등을 통해 최종 선정한다. 그리고 선정된 제약바이오기업에 한해 일정 수준의 생산비를 지원하고, 필요한 수량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상당한 성과는 물론 정책 모범사례로 꼽힌다.
국가필수의약품 상시적 관리 시스템 확보를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질병관리청,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중앙 행정기관이 감염병 대유행, 생물·화학적 테러, 방사능 유출 등의 국가적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국가필수의약품을 구매해 비축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특수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의약품이 국내에서 허가되지 않아 생산 또는 수입이 어려운 경우,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해외에서 유통되는 의약품을 구입해 공급하고 있다. 생산·비축 등 1·2차 방어시스템 마련과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현행 필수의약품 상시·비상관리체계를 과거 10년 전과 비교하면 상당 부분 자리를 잡고 있는 측면은 분명 칭찬할 일이다. 하지만 마지막 화룡점정을 찍고, 국가차원의 투자가 진행된 이 같은 시스템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를 위한 지속 가능한 유인·혜택 정책과 제도가 절실해 보인다. 다시 말해 의약품 수급불안정 사태의 4대 원인으로 지목되는 ▲약가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 ▲상승하는 원가로 인한 채산성 심화일로 ▲원가 산정 방식의 현실 반영 역부족 ▲수급불안 사전 예측 시스템 부족 등에 대한 정밀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
의약품 생산을 위한 원가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데 반해 약가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채산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소비자물가지수를 비롯해 주요 생필품 가격은 1999년 대비 2023년 2배 이상 올랐지만 해당 항목 내 주요 의약품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인하됐다. 최근 3년 간 퇴장방지 및 국가필수의약품 중 생산 및 수입을 중단한 곳은 46개 제약사였는데, 이 중 38개 품목에 대한 채산성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한 실정이며, 대다수 의약품이 약가 대비 제조원가율이 70%를 상회했다.
물론 의약품에 대한 약가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수급불안 사태가 말끔하게 해소되지는 않는다. 품절에 대한 제품 추적 시스템, 원료의약품 자국화와 공급 추적 시스템, 완제의약품 유통 이력 시스템 등 과감한 제도 개선도 선행돼야 한다. 특히 혈장분액제제·수액제제 등은 대단위 시설투자가 필수적인데 영업이익은 5% 안팎 정도다. 이는 기업의 희생정신만을 강요해서는 합목적성을 이루기 어려울 수 있다는 반증이다. 수급불안정 의약품 생산에 들어가는 다양한 리스크와 비용을 고려하고, 영업이익률을 보전할 수 있는 '묘책이 아닌 진정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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