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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구매, 정부 압박 최후의 카드 뽑았다"

  • 가인호
  • 2010-02-12 07:32:21
  • 집행부 총 사퇴로 새 국면 돌입, 실효성 의문도 제기

[이슈분석]제약협 회장단 총사퇴 배경과 전망

1945년 창설된 한국제약협회가 저가구매인센티브 제도 시행과 맞물려 출범이후 처음으로 현직 회장과 부회장단이 중도에 하차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해 2월 정관개정에 따라 첫 회장에 부임한 어준선 회장과 10명의 부회장단 전원이 재임 1년 만에 전격 사퇴 결정을 내리게 된것. 어준선 집행부의 급작스런 사의 표명은 겉으로는 저가구매인센티브 제도 시행을 막아내지 못한 부문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복지부가 최근 대통령 보고 이후 별다른 수정없이 원안대로 저가구매 제도 시행을 강행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 정부는 2월 중순 이후 저가구매제도 시행을 확정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저가구매 도입을 비롯한 모든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를 저지하기 위한 최후의 방법으로 집행부 총 사퇴를 결정했을 가능성에 무게중심이 더 쏠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제약협회가 시범사업 1년 실시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사퇴 카드를 내밀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저가구매 저지 위한 최후 수단 선택

실제로 어준선 집행부는 저가구매인센티브 제도 도입을 저지하기 위해 그동안 총력을 기울여 왔다.

정부는 물론이고 청와대, 국회 등을 통해 제도 도입의 부당성을 역설하며 회세를 집중해 왔던 것. 얼마전에는 대통령 탄원서도 제출하기 까지 했다.

이같은 제약협회의 노력은 큰 성과를 거두는 듯 했다. 저가구매 제도 도입이 한때 무기한 연기되기도 하는 등 제도 시행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제도 강행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결국 지난 2월초 복지부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저가구매 제도 시행에 대한 재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협회가 최후의 수단으로 집행부 총사퇴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관련 제약협회는 11일 오전에 회장단 회의를 열고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정부 정책 변화에는 회의적

제약업계에서는 이번 협회 집행부 총사퇴를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렸다. 제약사 대다수는 라베이트 조사 및 영업환경 위축 등으로 힘든 상황에서 제약산업 말살정책인 저가구매 제도가 도입될 경우 제약업을 포기해야할 지경이라며 협회 회장단 사퇴를 심정적으로 이해할수 있다는 분위기.

제약업계 모 관계자는 “어준선 회장이 11일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사실 모든 제약사들이 최근에 제약업을 사퇴 하고픈 심정일 것”이라며 “모든 것을 떠나 협회 회장단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장단 사퇴가 저가구매 도입을 저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제약업계의 전망이다. 집행부 사퇴가 정부의 정책을 흔들만큼 강력한 임팩트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

제약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협회 집행부가 보여주기 식 방법을 택해서 정부를 설득하려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도 들었다”며 “회장단 사퇴만으로는 저가구매 도입을 저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차기 회장 인물없다...외부 인사 영입도 필요

한편 어준선 회장의 사퇴로 제약협회는 비상이 걸렸다. 2월 총회에서 새로운 회장을 인준해야 하는데 마땅한 인물이 없기 때문.

중상위 제약사 오너 2세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본인 등이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향후 회장 추대 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예고된다.

특히 일각에서는 제약오너가 회장직을 수행할 경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힘이 있고, 로비력을 갖춘 외부인사 영입도 전향적으로 고려할 수 있으나, 이 경우 제약협회 정관을 다시 개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제약 오너 중에서 차기 회장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동화약품 윤도준씨나 중외제약 이경하씨 등이 회장직 수행을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아직까지는 안개속이다.

현재 일정대로라면 2월 18일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이며, 25일 총회에서 새 집행부가 인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범사업 실시 반드시 필요하다

일부 업계는 이번 총사퇴가 저가구매 시범사업 실시를 이끌어 내기 위한 정부 압박용 카드로 인식하고 있다.

건강보험에 등재된 의약품을 요양기관이 싸게 사는 만큼 요양기관에 되돌려주는 인센티브제는 일선 요양기관의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시범사업을 통해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할수 있도록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

제약업계 모 관계자는 “이면계약 등 여러 부작용을 양산할수 있는 제도의 즉각적인 시행보다는 시범사업 등을 통해 문제점들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저가구매 등을 비롯한 정부의 약가 개선안에 대한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저가구매 발표를 앞두고 제약협 회장단이 전격 사퇴함에 따라 정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 볼 것인지, 또한 향후 향방은 어떻게 전개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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