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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 흐르는 약국 어때요?"

  • 박동준
  • 2010-11-11 06:30:36
  • 강동구 동아약국 문상연 약사

강동구 동아약국에 들어면서 클래식 음악이 귓가를 울린다. 급하게 약국에 들어선 환자들도 어느 새 클래식 음악에 귀를 기울인다. 3년째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동아약국에서는 익숙한 풍경이다.

동아약국 문상연 약사(47, 경희대약대, 강동구약사회 부회장)는 지역 약사회에서는 알아주는 클래식 마니아이다. 이제는 그와 처음 대면한 회원들도 '클래식에 조예가 깊으시네요'라는 말을 건 낼 정도라고 한다.

문 약사가 클래식 음악을 접하게 된 동기는 취미생활을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마음의 안정의 얻기 위해서였다는 설명이다.

약국 간의 경쟁이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오면서 이를 해소할 수 있는 탈출구를 찾던 중 들으면 마음이 편한해진다는 말에 수백곡이 수록된 40장 세트 CD를 구입해 무작정 듣기 시작했다.

무작정 듣기 시작한 클래식 음악은 지루함으로 다가왔다. 그래도 들었다. 왕복 2시간이 걸리는 출퇴근을 비롯해 틈만 나면 클래식 음악을 들었다. 1시간이 되는 곡을 1주일 내내 들은 적도 있다.

그제서야 귀가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음계나 조성, 화성 같은 작곡의 기술적인 부분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음을 울리는 진한 감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클래식 음악 감상에서도 중요한 것은 무조건 많이 듣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같은 곡을 반복해서 듣다보면 처음에는 느껴지지 않았던 감정들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유명한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도 처음 들으면 익숙한 부분 외에는 지루하게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무번, 서른번을 들으면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흐를 때가 있습니다."

클래식 음악의 감동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조용하고 지루한 명상음악이라는 선입견도 바뀌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클래식 음악이 귀에 익자 곡에 대한 해설과 작곡 동기, 배경설명을 읽고 정성들여 듣는 것에도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바로크부터 19세기 낭만파까지 서양 음악사를 줄줄 읊을 정도로 클래식 음악사에 대한 배경지식도 쌓였다. 올해 중순에는 클래식 음악사를 소개하는 글을 구약사회보에 싣기도 했다.

요즘 문 약사는 수 많은 클래식 음악 가운데 즐기는 곡을 선별해 자신만의 애장 리스트를 만드는데 푹 빠져있다.

특히 올 초부터는 회원들이 함께 즐기자는 취지에서 저작인접권이 만료된 곡들을 간략한 곡 해설과 함께 구약사회 홈페이지에 업로드하기 시작한 것이 벌써 220여곡에 이르고 있다.

아직까지 회원들의 반응이 뜨거운 것은 아니지만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회원들이 늘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 곡을 소개하는 활동을 그만둘 의사는 없다는 것이 문 약사의 설명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직까지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저변이 생각보다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클래식 음악은 조용한 명상음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혼자서 분위기를 잡고 듣는 음악말이죠. 하지만 클래식은 즐겁고 경쾌하고도 편안한 음악입니다. 차분하고 조용한 음악보다 즐거운 음악이 마음도 더 편안하게 해줍니다."

문 약사는 곡 선정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여타의 약국들도 충분히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약국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다소 삭막한 약국의 분위기를 전환하고 환자들의 마음을 진정시키는데 클래식 음악처럼 좋은 곡도 없다.

이에 문 약사는 약국에서 듣기 좋은 음악으로 음량변화가 크지 않고 명랑한 선율이 있는 바로크 고전파 음악을 추천한다. 베토벤 음악은 유명세에 비해 규모가 크기 음량 변화가 심한 곡이 많다는 점에서 선곡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귀뜸한다.

"약국에서 음악틀기가 힘든 이유는 곡 선정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CD 한 장만 틀어봐야 약사 스스로 듣기가 지겨워져 2주를 넘기기 힘듭니다. 하지만 조금씩 클래식 음악을 귀에 익혀가면서 자신만의 애장곡들을 선정해 나간다면 클래식 약국을 만드는 것도 어렵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클래식 음악은 약국 분위기 제고는 물론 음악을 통해 환자들에게 신뢰를 안겨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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