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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약국도 안되는데 공공기관 일반약 판매라니…"

  • 이혜경
  • 2011-03-07 12:20:30
  • 요약
  • 전의총, 진 장관 발언 비난…"약사 불법행위부터 막아야"

전국의사총연합(대표 노환규)이 최근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발언한 ' 일반약 공공기관 판매 계획'과 관련해 반대목소리를 냈다.

가정상비약을 구입하는데 굳이 약사가 필요하지 않다는게 전의총의 주장이다.

전의총은 7일 성명서를 통해 "일반약 공공기관 판매는 약사들이 자기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정치권과의 합동작전을 펼친 것"이라며 "일반약 슈퍼판매를 막기 위해 심야약국 당번제를 강화한다고 했지만 대부분 비정상적인 파행운영으로 마무리됐다"고 강조했다.

전의총은 "결국 약사들도 야간근무가 어렵다는 이유로 심야약국을 제대로 운영하지 않는 상황에서 경찰서, 소방서 등에서 일반약을 판매한다는 것은 해괴한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전의총은 "슈퍼에서 약을 파는 것은 위험하고 공공기관은 안전하다는 논리는 황당하다"며 "자신의 약국에서도 밤새워 약을 판매하지 않는 약사가 공공기관에서 제대로 관리할 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의총은 "약의 안정성을 위해 슈퍼판매는 안되면서 공공기관의 판매를 허용해도 된다는 주장은 오히려 응급의료기관에서 일반약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훨씬 더 설득력 있다"고 말했다.

전의총은 "많은 정치인들이 약사모임에 참석해 약사들이 걱정할 일을 없을거라고 말했다"며 "약사회의 로비력이 입법부를 넘어 행정부까지 입김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보건복지부의 일반약 공공기관 판매 계획을 반대한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2011년 3월 3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일반약 슈퍼판매를 허용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확인하면서 그 대안으로 일반약의 공공기관 판매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서, 소방소, 구청 등의 공공기관에서 심야시간이나 공휴일에 약사의 관리하에 일반약을 판매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일반약 슈퍼판매는 그간 수 차례 그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직역의 이해관계에 따른 정치논리에 의해 변변한 논의의 기회조차도 갖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가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이 슈퍼판매가 보편화 되어있는 선진국들의 사례를 거론하며 사실상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 검토를 지시하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논란이 일자 대한약사회는 뒤늦게 심야약국 당번제를 강화하여 국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이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치졸한 전시행정이었다.

최근 대한약사회가 내놓은 자료집에 따르면 인구 30만이상의 지방자치단체67곳 가운데 심야약국이 운영되고 있는 곳은 29군데에 지나지 않으며 부산, 광주에서는 단 한 곳도 운영되고 있지 않았다.

그나마 운영되고 있는 곳들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거나 야간근무가 어렵다는 이유로 대부분 비정상적인 파행운영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건복지부의 수장이 나서서 내놓은 대안이 경찰서, 소방서, 구청에서 일반약을 판매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니 세계에서 그 유례가 없는 해괴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본연의 치안, 소방업무와 각종 민원업무만으로도 몸살을 앓고 있는 관공서에서 약사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약 판매업까지 맡아야 한다는 것이니 보건복지부 장관과 공무원들의 수준이 의심스럽다.

슈퍼에서 약을 파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공공기관에서 팔면 안전하다는 논리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다. ‘약사의 관리 아래’라는 단서가 있다고는 하나, 현행 심야약국 운영마저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떤 약사가 자신이 운영하는 약국이 아닌 관공서에서 밤을 지새우거나 하루 종일 약을 판매할지 의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약사가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정기적인 관리업무 만을 수행하는 것이라면 슈퍼나 대형마트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현행 의료법과 약사법에 따르면 약사는 비의료인으로 약의 제조와 판매를 담당하는 자를 말한다. 즉 약사는 환자에게 복약지도를 할수 있으나 일체의 진단적 판단은 금지되어 있다.

그런데도 현실적으로는 약사들이 여전히 진단행위를 거친 약조제와 판매를 일삼고 있어 의약분업의 취지를 훼손하고 있으며 본연의 임무인 복약지도는 오히려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는 일명 '카운터'로 불리는 보조인력을 고용하여 버젓이 불법조제를 일삼거나 의사가 처방한 약을 싸구려약으로 환자 모르게 바꿔치기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뿐인가. 얼마 전에는 아예 가짜약을 판매한 약사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되고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정상비약을 구입하는데 반드시 약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억지 주장일 뿐이다. 그렇게 안전성이 중요하다면 응급의료기관에서 일반약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의학의 전문가인 의사와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보조인력이 상주해있고 원내조제까지 가능한 응급실에서 일반약을 판매하지 못할 까닭이 없지 않은가.

상황이 이러하니 우리는 보건복지부의 전문성과 행정능력에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장관까지 나서서 이런 비상식적이고 실현 가능성도 없는 억지주장을 펴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마저 갖게 된다.

국민건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본분을 망각한 채 국민의 여론과 선진국에서 입증된 안전성에 대한 실증을 애써 외면하고 약사 모임에 참석하여 “슈퍼판매 걱정말라”며 호언장담했던 많은 정치인들의 이름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자신의 국회의원 지역구인 성동구약사회 총회에 참석하여 “약사님들이 걱정하는 일은 없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 가공할 만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약사회의 로비력이 이제는 입법부를 넘어 행정부에까지 입김을 미치고 있는 것은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일반약을 공공기관에서 판매하겠다는 주장은 슈퍼 판매에 대한 여론을 무마시키면서도 특정직역의 이권에는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그야말로 있으나마나 한 유명무실한 제도를 만들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

더구나 이러한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정작 긴밀하게 협조해야 할 행정안전부와는 어떠한 논의도 하지 않았다니 진정 시행할 의지는 있는 것인지조차 의심스럽다. 슈퍼판매에 대한 여론이 수그러들 때까지 시간을 끌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는 지경이다.

진수희 장관과 보건복지부는 실현되지도 못할 엉터리 미봉책으로 국민을 속이려 들기 전에 "왜 약사들의 약에 대한 독점적인 판매권한을 위하여 국민이 시간과 돈을 희생하고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부터 준비해야 할 것이다.

2011. 3. 7 전 국 의 사 총 연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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